“우리는 갯벌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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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9-05-31
뜨거운 지구를 식혀줄 초강력 탄소 저장고
“우리는 갯벌로 간다!”
- 「키오 드림(KIO-Dream) 해양과학교실」 개최 -
해양과학자의 꿈을 꾸는 청소년들을 응원하는 KIOST의 교육기부 브랜드 ‘KIO-Dream School’이 올 여름, 수도권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바로, 전 지구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온실가스(CO2)를 줄이는 해양생태계”를 주제로 한 전문가 특강과 강화도와 낙동강 하구 생태계 현장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KIO-Dream 해양과학교실’ 프로그램이다. KIOST 연구원 및 현장전문가와 동행하며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충만한 갯벌의 가치와 중요성을 일깨웠던 생생한 체험의 현장을 소개한다.
‘KIO-Dream School’ 제1탄
강화갯벌센터와 갯벌생태계 현장 체험
따사한 봄의 태양이 내려앉은 5월 18일,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청소년들이 설레는 발걸음으로 인천 강화군에 소재한 강화갯벌센터를 찾았다. 지하1층 영상실에 모인 이들을 반갑게 맞이한 KIOST 홍보실 김나영 실장은 오늘 진행될 프로그램에 대한 간단한 일정 소개와 더불어 “평소 바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KIOST의 다채로운 강의와 체험 프로그램이 향후 해양과학자의 꿈을 키우는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금번 행사의 취지를 전했다.
사진 1. 강화갯벌센터 전경
사진 2. 강화갯벌에 서식하는 새를 주제로
학생들이 만든 작품을 전시한 공간
사진 3. 강화도 갯벌에 서식하는 염생식물과
해양생물의 표본을 전시한 공간
사진 4. 강화갯벌센터 주변의 풍경을 관찰할
수 있도록 망원경이 설치된 전망대
사진 5. KIOST 홍보실 김나영 실장
조용하지만 거대한 보물창고, 갯벌
프로그램의 첫 순서로 강화갯벌센터의 소개 영상이 상영되었다. 조금은 낯선 이름인 저어새와 검은머리물떼새, 칠게와 흰이빨참갯지렁이 등 강화갯벌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들의 모습은 학생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한껏 불러일으켰으며, 멸종위기 생물의 쉼터이자 소중한 보금자리인 갯벌의 중요성을 다시금 환기시킬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어서 KIOST 해양생물자원연구단 박흥식 책임연구원이 ‘온실가스를 줄이는 해양생태계’를 주제로 한 특별 강연이 진행됐다. 강연의 1부는 갯벌의 특징과 고유한 생태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는데, 박흥식 책임연구원은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배경 지식으로 지구의 자전과 달, 태양의 공전으로 인해 바다에 생기는 밀물과 썰물 현상에 대해 설명하며 학생들로 하여금 즉석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해 조석표를 검색, 당일 강화도 지역의 물때표를 확인하는 방법을 알려주며 지역에 따라 물의 높이와 시간차가 나는 이유에 대해 자유로운 질의응답을 나눴다.
사진 6. 강화갯벌센터의 소개 영상을 시청하는 학생들 모습
사진 7. KIOST 해양생물자원연구단 박흥식 책임연구원의 특별 강연
‘온실가스를 줄이는 해양생태계’ 특별 강연
블루카본 자원인 서해 갯벌의 중요성 이해
2부에서는 갯벌의 또 다른 역할을 조명해보기 위해 생명체의 구성 뿐 아니라 기후변화까지 작용하는 탄소, 특히 연안에 서식하는 식물과 퇴적물을 포함하는 연안생태계가 저장하고 있는 탄소를 지칭하는 ‘블루카본(Blue Carbon)1)’에 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평소 알지 못했던 생소한 ‘블루카본’의 개념에 큰 관심을 표했는데, 푸른 숲의 수많은 나무들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처럼, 갯벌도 식물이나 동물의 잔해 같은 유기물에 포함된 탄소의 저장고 역할로, 지구온난화를 막아준다는 점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박흥식 책임연구원은 “블루카본 서식지는 길어야 수백 년 정도 탄소를 저장하는 육상 밀림이나 생물체와는 달리 수천 년 동안 탄소를 저장할 수 있으며, 연안에서 흡수하는 블루카본 양은 자동차 운행으로 배출되는 탄소량 전체의 절반에 해당된다.”며, “연안생태계는 육상 삼림보다 면적이 좁지만 탄소흡수 총량은 비슷하고, 흡수속도는 최대 50배 빠르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지구 탄소 순환에서 블루카본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국내 블루카본의 자원인 서해 갯벌의 보존이 지구의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하는 일임을 인식하였는데, 반면에 도시개발·항만자부심건설·농지개간으로 인해 매년 2~7%에 달하는 블루카본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에 모두 안타까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1) 식물이나 동물의 잔해 같은 유기물에 포함된 탄소가 갯벌에 파묻혀 저장되는데 이렇게 해양공간에서 장기간 땅속으로 흡수되는 탄소를 블루카본이라고 부른다. 육상에서 식물에 의해 흡수되는 탄소를 그린카본, 화석연료를 사용하도록 땅속에 저장되어 있다가 방출되는 탄소를 블랙카본이라고 하는데, 블루카본은 해양에서 순환되는 탄소가 아닌 땅 속으로 흡수되는 양을 표현한다.
사진 8,9. 강화갯벌센터 내부에 전시된 각종 조형물을 견학하는 청소년들
사진 10. KIOST 해양생물자원연구단 박흥식 책임연구원
캔코어를 활용해 채집한 갯벌생물 관찰
갯벌의 다양하고 신기한 생태계에 매료
강의가 끝난 후 강화갯벌센터 내부에 전시된 다양한 조형물들을 견학한 학생들은 오후에는 버스를 타고 약 10분 정도 이동, 동막해수욕장 근처의 광활한 갯벌에 도착했다. 이곳은 강화 지역의 다른 갯벌에서는 보기 힘든 칠면초, 갯끈풀, 갈대 등 다양한 염생식물2) 과 갯벌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염생식물은 펄 속으로 뿌리를 내려 갯벌을 단단하게 만들기 때문에 부드러운 갯벌에서 서식하는 조개류나 갯지렁이 등이 살 수 없어 과거에는 어민들의 생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잡초로 여겨지며 뽑혀지거나 그 일대가 매립되기 십상이었다. 하지만 최근 블루카본의 서식지이자 갯벌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생물다양성 확보3) 측면에서 염생식물의 가치와 중요성이 새롭게 주목받게 되었다고 한다.
2) 염분이 있는 호숫가 등 소금기가 많은 땅에서 자라는 식물로, ‘바닷가 식물’ 또는 ‘갯가 식물’이라고 부른다.
3) 염생식물의 서식처에는 곤충이 적고, 초식동물이 없기에 유기잔존물이 해양무척추동물이나 기타 해양 동물의 먹이로 제공되기 때문에 해양생물의 종 다양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현장에 도착한 학생들은 저서생물연구센터 윤건탁 책임연구원의 사전 설명과 주의사항을 들으며 본격적으로 해양생물 채집에 나섰다. 가장 먼저 갯벌 속에서 단위 면적당 생물의 종류와 개체 수를 확인하는데 사용되는 사각형의 캔코어로 갯벌의 흙을 채취하고 채취된 흙을 채를 이용해 거르는 작업이 진행됐다. 갯벌 웅덩이에 고인 바닷물에 채를 여러 번 흔들자, 망 사이로 펄이 빠져나가고 드디어 길다란 갯지렁이와 깜찍한 고둥이 모습을 드러냈다. 학생들은 신기한 표정으로 저마다 갯벌 표면을 열심히 파내며 다양한 생물들을 채집하는 재미에 푹 빠졌는데, 작은 칠게와 망둥어를 잡은 학생들은 마치 큰 보물이라도 발견한 듯 탄성을 지르며 즐거워했다. KIOST 연구원들 역시 학생들이 갯벌을 채에 거르는 작업을 도와주기도 하고 갯벌의 표층마다 색이 다른 이유를 설명해 주기도 했는데, 학생들은 자신이 잡은 생물에 대한 궁금증을 질문하기도 하고, 연구원의 설명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이며 점차 갯벌의 생태에 매료되어 가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 11. 캔코어로 갯벌의 흙을 채취하는 모습
사진 12. 채취한 흙을 채에 거르는 과정
사진 13. 채에 남은 대형저서생물의 모습을 관찰하는 참가자들
사진 14. 자유롭게 갯벌에서 해양생물을 채집하는 모습
사진 15. 갯벌에서 채집한 칠게
사진 16. 채집한 생물을 시료봉투에 담는 모습
해양생태계의 숨은 조력자, 염생식물 채집
독특한 번식 방법과 중요성, 가치 이해
한동안 갯벌생물 채집에 열중하던 학생들은 준비해 간 시료봉투에 갯벌생물들을 넣은 뒤, 곧바로 인근의 갈대가 무성한 습지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삽을 이용해 갯끈풀과 갈대를 뿌리까지 캐내어 보기로 했는데, 난생 처음해보는 삽질이니 만큼 서툰 모양새였지만 돌아가며 끈기 있게 삽질을 시도했다. 구슬땀을 흘리며 드디어 한 무더기의 갈대와 갯끈풀을 캐는데 성공한 학생들은 뿌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염생식물의 번식 방법에 대한 연구원의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진 17. 갈대습지에서 삽으로 염생식물을 채집하는 모습
사진 18. 채집한 갯끈풀의 뿌리를 확인하고
연구원의 설명을 듣는 참가자들
사진 19. 저서생물연구센터 윤건탁 책임연구원
약 2시간 동안의 체험이 끝나고 학생들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집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유독 강한 바람 탓에 머리카락이 엉키기도 하고, 때론 갯벌에 발이 빠져 넘어지기도 하며 온 몸은 진흙투성이가 되었건만, 책으로만 보던 다양한 갯벌 생물들을 직접 채집한 즐거움과 흥분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은 모양새다. 버스 안에서는 각자 채집한 갯벌생물들을 자랑하며 오늘의 체험 활동에 대해 끊임없는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이를 지켜보던 KIOST 연구원들 역시 준비한 프로그램에 흡족해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보람을 느끼며, 매년 더욱 유익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것을 다짐했다.
사진 20. 동백중학교 2학년 김민찬
사진 21. 주성중학교 1학년 정지민
6월 15일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 2회차 실시 예정
8월 열대해양캠프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 기대
KIOST가 준비한 금번 교육 프로그램은 해양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청소년들에게 지속적인 체험의 기회를 제공해 해양과학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KIOST의 장기적인 교육 철학이 녹아 있다. KIOST는 현장 체험프로그램과 더불어 연구실에서 진행되는 전문가 특강 및 연구시설을 견학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한 연령층에 맞게 운영하고 있다. 금번에 1회차가 진행된 ‘KIO-Dream 해양과학교실’은 오는 6월 15일(토),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 2회차가 실시된다. 더불어 8월에는 동 주제로 마이크로네시아에 위치한 태평양해양연구센터에서 맹그로브 숲을 탐방, 열대 해양생물을 관찰하며 국내 해양생태계와의 차이점과 중요성을 일깨우는 열대해양캠프로 이어질 예정이다. 해양과학 분야에 관심을 가진 많은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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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보문화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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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1-664-9071
- 최종수정일 :
- 2024-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