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평가단 권주안

우리는 혁신을 강조함이 마치 유행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흔하게 외쳐 데는 혁신만큼이나 ‘가죽(革)을 벗겨내는 아픔으로 거듭나는 것’이라는 흔한 비유도 혁신을 실천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되고 어려운 것인지를 짐작하도록 만든다.

그러나 “기업혁신의 법칙”의 저자 도널드 N. 설(Donald N. Sull)은 조직 내의 사소한 변화가 성공적인 혁신으로 가는 시발점이자 핵심 요인이라 역설한 바 있다. 이는 거창한 혁신에 대한 ‘부담감’이 우리 주위에서 찾아낼 수 있는 사소한 불합리와 낭비를 줄이는데서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음을 이야기해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 기관의 기둥뿌리를 뽑아 옮기고, 견디기 힘든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곳에만 혁신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우리 연구원은 경영혁신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와 문제에 대하여 원내 직원 간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혁신과제를 도출하고 해결방안을 찾아내기 위한 자발적 소규모 조직인 혁신학습동아리 운영을 시작하여 제1차 동아리 활동을 마무리한 시점에 와 있다. 

혁신평가단은 올 6월 초 동아리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원내직원들을 대상으로 동아리 모집을 공고했다. 이때 희망자들은 동아리 운영 방향을 보여줄 수 있는 운영계획안을 작성하여 평가단에 제시하였다. 제시된 각 운영계획안은 원장을 비롯한 각 연구본부장급으로 구성된 혁신 추진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총 5개의 동아리가 최종 탄생하게 되었고 올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연구원 혁신방안에 대한 활동을 진행하였다.

혁신학습동아리 운영의 목적은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혁신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기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연구원 경영혁신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문제 해결에 필요한 기관차원의 여건을 조성하는데 있다. 동아리들은 부서중심이 아닌 공통의 혁신주제를 중심으로 하여 결성되고 활동을 함으로써 혁신의견 수렴을 뛰어넘어 조직 내 의사소통을 활성화하고, 구성원 간 일체감을 증대시키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5개 혁신학습동아리는 각각의 활동내역에 따라 문제해결형(1개), 대안제시형(2개), 혁신과제 도출형(2개)으로 나뉘어 편성되고 개별 동아리의 특성에 맞는 혁신과제를 제시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도출하는데 지난 3개월을 보냈다. 이 가운데 △문제해결형은 동아리 구성 이전에 도출된 혁신과제 가운데 부서 간 협조가 필요한 과제를 혁신평가단에서 선정한 다음 주무부서 팀장을 동아리 리더로 선정하고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을 회원으로 구성한 점이 다른 4개 동아리와 다르다. △대안제시형과 △문제해결형 동아리 4개 팀은 현재까지 도출된 혁신과제에 대안 제시를 위해 자발적으로 구성할 수 있고, 활동 주제 역시 자유로운 선정이 가능했다. 

제1기 혁신학습동아리의 활동이 마무리된 현 시점에 각 동아리별로 제시하고 있는 혁신과제와 그 해결책으로 어떤 것들이 제시되었는지 들여다보자.  

동아리 1.  인트라넷에 “무엇을 도와드릴까요?”코너 설치 및 운영

○ 운영시작 : 2007. 9. 17.
○ 관리부서 : 총무팀
○ 구축 내역 : 
  → 등록 즉시 관련부서장(또는 직무대행자)에게 메일 통보
  → 7일 이내 무답변시 전부서원에게  1일 1회 메일 통보 
  → 업무 분류가 부적정할시 적정부서로 이관 기능 
  → 업무 분류를 기타로 선택시 총무팀으로 자동 선택됨

<9월부터 운영 중인 헬프데스크 사례>

동아리 2. “지식창고 설치 및 지식마일리지 제도” 모색

○ 구축내역 : 업무문의, 업무제안란 및 지식공유란으로 세분하여 운영
○ 업무지식 및 전문지식의 공유
○ 실행방법 : 지식마일리지 제도 운영을 통한 직원들의 동기유발
○ 운용에 따른 포상 : 포상금제도, 인사혜택, 휴가 등 포상과 연계

동아리 3. “해양시료 체계적 관리(Sample Library)구축 및 활용방안” 모색

○ 목적 : 해양연구 시료의 체계적 종합관리 및 자료축적

○ 방안 : 
  → 시설확보(신축 또는 폐교활용)
  → 수집된 시료 및 자료들을 종류별, 연도별, 지역별로 세분화하여 DB화
  →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온라인 접근방식의 시스템 구축
  → 연구 및 교육에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
  → 전문인력 확보를 통한 해양시료 처리 및 관련정보 관리

○ 기대효과 : 
  → 연구비의 효율적 집행 및 중복투자 방지
  → 향후 해양학 연구발전에 중요한 기반자료 제공
  → 역사적 기록물로 기관 홍보에 활용
  → 구축 주관부서 : 해양생태기능연구 사업단

동아리 4. 연구관리 경영정보시스템(easy flow) 구현

○ Proposal Kit
  → Web 기반 Proposal 작성 Kit
  → 예산산출내역서 자동계산 기능 구현
  → Proposal 저장 및 출력 기능 보유

○ Partnership Manager
  → 협동/위탁 계약서 자동작성
  → 협동/위탁 연구비 지급일시 및 미지급금 알림
  → Web기반 협동/위탁 연구비 집행실적 접수

○ Account Reporter
  → 실행예산집행실적을 이용한 정산서 자동작성
  → Web을 통해 입력받은 협동/위탁 연구비 집행실적 자동취합
  → 정산서 자동출력

○ Data Provider
  → 연구사업관련 데이터 수요부서에서 활용
  → 기관평가, 감사, 예산, 성과부문요구자료 제공

동아리 5. "연구원 조직력 강화방안“ 모색

○ 행정업무 추적제도 개발
  → 결재 진행 및 완료 후까지 업무처리 전 과정에 관련 담당자를 표시
  → 담당자에게 업무가 인수된 시간과 다음과정으로 인계된 시간 표시 

○ 기자재의 효율적 관리
  → 연구장비의 고유 번호와 자재팀에서 부여한 자산번호를 함께 관리하여 장비 관리 및 수리에 효율성 제고

○ 연구원들의 경쟁력 강화방안
  → 모든 연구원이 일정주기마다 제1저자로 논문쓰기
  → 평가시 인건비 확보보다 논문의 비중을 높이고, 몇 년마다 제1저자 논문을 엄격히 심사함

○ 행정직원들의 경쟁력 강화방안
  → 목적 : 행정직 평가시 연구원들의 평가 반영 우수 행정직원의 특진제도 도입
  → 방법 : 행정직원의 평가시 연구원들의 의사를 반영하고 보직자로서 능력이 있는 사람은 추천을 받아 보직 발령시 참고

○ 연구원 예산의 투명성 제고 방안
  → 연구원에서 예산을 모든 구성원들이 열람 가능하도록 시스템화하여 원칙에 따른 정당한 예산집행 유도
  → 개별 연구사업별 사업예산의 집행실적 열람 가능하도록 하여 사업비 집행의 투명성 제고

 5개 동아리가 제각기 제안하고 있는 연구원 혁신 방안은 업무추진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한 목적에서부터 기관이 보유한 자료와 연구자산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유지해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기까지 그 범위와 주제는 다양하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그 방향을 잡고 운영 중에 있으며 일부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쳐 새로운 전략을 기획하고 접근해야할 문제의식을 갖도록 하는 내용도 있었다. 우리 연구원이 당면한 문제를 검토해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이 원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동아리로부터 제안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주는 듯 보인다. 최소한의 혁신이 우리 안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반증인 것이다.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없다’는 말처럼 요즘과 같이 급변하는 경쟁의 시대를 살면서 아무런 위기의식 없이 타성에 젖어 흘러간다면 어떤 조직이라도 외부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진 못할 것이다. 혁신 동아리를 만들고 몇 가지 혁신과제를 도출하는 것이 지난 3개월간 거둔 미약한 결과지만,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문제를 찾아내고 고치고자 하는 작은 움직임이 우리 기관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불합리한 습관이나 제도에 대한 끊임없는 문제제기, 해결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 실천을 위한 추진력과 용기, 구성원들의 관심. 이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뤄 ‘혁신’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낼 때 비로소 우리는 그토록 바라던 혁신을 달성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007-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