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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Institute of Ocean Science & Technology

초간편 진단키트로 해양환경 지킨다

  • 조회 : 15291
  • 등록일 : 2015-10-02
초간편 진단키트로 해양환경 지킨다
염승식 박사, 선박평형수 내 유해미세조류 검출 키트 개발

 

선박평형수란 선박의 무게중심을 잡기 위해 배 안에 채우는 바닷물을 말한다. 배가 싣고 있던 화물이 줄어든 무게만큼 물에 잠기는 깊이가 얕아지게 된다. 이에 따라 무게중심이 높아지면서 좌우 흔들림이 증가하게 되고 작은 파도에도 쉽게 전복된다. 또한, 배를 추진하는 프로펠러가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문제가 된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선체 내부에 평형수 탱크를 설치하고, 물을 담아 배의 무게중심이 아래쪽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사용되는 물을 선박평형수라 한다.

 

생태계를 교란하는 선박평형수 

 



그림 1. 선박평형수를 통해 해양생물이 이동하는 과정. 
① 화물을 내린 배가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주변의 바닷물을 끌어들여 선체 속에 평형수로 채운다.
이 과정에서 해양생물도 선박평형수와 함께 배 안으로 유입된다.  
② 선박평형수와 해양생물을 실은 채로 배가 목적지까지 항해한다. 
③ 목적지에 도착한 배가 화물을 싣기 위해 선박평형수를 주변의 바다로 빼낸다. 배가 출발한 곳의 해양생물들이 멀리 떨어진 항구의 바다로 풀려난다. 
④ 선박평형수를 비우고 화물을 실은 배가 다른 곳으로 떠나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 IMO


선박평형수는 이처럼 선박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이 물이 해양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꼽힌다는 것이 문제다. 선박평형수에 포함된 다양한 해양 생물이 다른 국가 해안으로 이동해 생태계를 교란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박을 통한 국제적 교류가 확대됨에 따라 선박평형수에 의한 외래생물의 도입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종은 강한 생존력과 번식력으로 고유 생태계를 교란 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국제해사기구(IMO)에서는 지난 2004년 2월 선박평형수 내의 생물을 죽이는 처리를 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선박평형수 관리 협약’을 채택했고, 2015년 말에 발효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12년 이후 건조되는 신조선, 2017년 이후에는 현재 운항하는 모든 선박에까지 선박평형수 처리시스템이 설치되어야 한다.

선박평형수 내의 생물 중 가장 문제시 되고 있는 것은 미세조류다. 이들은 열악한 생존 조건에서도 휴면포자 상태로 장기간 생존하여 좋은 환경을 만날 경우 다시 발아해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와편모조류는 급격한 증식으로 다양한 환경, 생태, 경제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일어나는 적조가 대표적인 피해사례다.

 


그림 2. 적조현상을 일으키는 미생물들. 1~5는 와편모조류, 6~7은 규조류다. 
이번 연구에서 검출할 수 있던 생물들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와편모조류의 유입과 확산을 면밀히 감시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특정 미세조류의 유무 여부는 물 시료를 현미경으로 관찰함으로써 확인한다. 해당 생물이 실제로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검사자가 각 미세조류의 형태적인 특징을 알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안정적으로 현미경 관찰을 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므로 현장에 널리 적용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선원이나 항만 직원들이 유해미세조류의 존재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없어, 유해미세조류가 유입되는 경로를 100%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일반인도 간편하게 확인하는 진단키트 개발돼

그런데 최근 와편모조류를 과학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쉽게 검출할 방법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염승식 박사(남해특성연구센터 책임연구원)팀에 의해 연구, 개발됐다. 연구팀은 처음엔 유전자를 이용하는 방법을 생각했으나 연구실에서 구현하긴 편하지만, 막상 일반인이 활용하기가 어렵다는 문제점에 부딪혔다. 그러다 임신진단키트, 병원성 세균 식별 키트 등이 항원-항체 면역 반응을 이용하는 것에 착안했다. 와편모조류 검출 방식에도 이러한 키트를 사용하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 3. 항원에 항체가 달라붙은 모습을 묘사한 일러스트.
거의 모든 단백질은 항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생물이나 생화학물질을 검출할 때 항체를 종종 이용한다.


단 키트를 만들기 위해선 이에 필요한 항체를 개발하는 것이 문제였다. 이리저리 알맞은 후보군을 찾다가 와편모조류 중 헤테로캅사 트리퀘트라(Heterocapsatriquetra)의 알파-튜불린(α-tubulin) 유전자 단백질을 발현·정제해서 다클론항체 제작 항원으로 사용했다. 이 종은 증식속도가 가파르기 때문에 북유럽에서 이미 생태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발견되기 시작했다. 특히 알파-튜불린 유전자 정보에 대해 기존에 정리된 것이 있고 분자 수가 많아 유전자 분리에 유리하여 쉽게 연구에 적용할 수 있었다. 


그림 4.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하여 특정 성분을 검출하는 과정.
특정 물질에 반응하는 항체를 넣고, 여기에 항체와 결합하면서 방사성 물질이나 색소로 표시된 2차 항체을 넣어 항원이 있는지 알 수 있다.(왼쪽 그림) 
항체를 띠 형태의 니트로셀룰로스 소재에 섞어두면 간편하게 항원을 검출하는 키트로 만들 수 있다.


항원-항체반응을 이용한 검출법은 클론항체를 만드는 것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염 박사는 쥐에서 이 항원을 이용해 항체를 생산하는 융합세포를 발현시켜 다클론항체를 대량으로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알파-튜불린 유전자는 보전적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비슷한 다른 와편모조류 검출도 가능하다. 이 항체 또는 이의 면역학적 활성 단편을 이용해서 와편모조류인 헤테로캅사 트리퀘트라(Heterocapsatriquetra), 아카시우 상기니아(Akashiwo sanguinea), 프로로센트럼 미칸스(Prorocentrum micans) 등 7가지를 특이적으로 검출할 수 있다는 것도 증명했다. 염 박사는 여건상 7가지만 실험을 했지만 이 외에도 더 많은 와편모조류를 검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실에서 검출에 성공했으니 이제는 현장에서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했다. 더욱 쉬운 검출을 위해 가로 7.5cm, 세로 2.5cm의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이 진단키트는 얼핏 보면 임신진단키트와 매우 유사한 모양새며 방식도 같다. 와편모조류가 함유된 샘플을 진단 키트에 떨어뜨리면 샘플 속의 와편모조류 항원이 키트 속의 항체와 반응해 항체 끝에 달린 색소 단백질이 색깔을 나타낸다. 두 줄이 선명하게 나타나야 정상적으로 검출된 것이다. 

 

 


그림 5. 와편모조류 검출을 위한 진단키트. 임신진단키트와 모양도 방식도 동일하다.

 

해양환경 개선과 관련 시장의 성장 기대돼

이 기술을 이용하면 다양한 장점을 얻을 수 있다. 일단 항원-항체반응을 이용함으로써 5분 이내에 미세조류의 검출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연안의 미세조류 대발생의 초기 단계 예측이 가능하다. 사용 방법이 워낙 간단하다 보니 양식업자, 어민 등, 수산업 관계자가 직접 사용하여 판단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선박평형수 처리시스템을 통해 정화된 물에 혹시나 생존해 있을 수 있는 미세조류를 신속하고 간단하게 검출할 수 있다. 미세조류 대응 항체를 이용한 원스텝·신속(rapid) 키트나 휴대용 디지털 디바이스를 개발하기도 쉬워진다. 지난 2015년 5월 스웨던 Gothenburg에서 개최된 ‘Harmful Algal Blooms ann Climate Change Symposium’ 발표에서 관련 분야 과학자 중 누구도 이 기술이 세계 최초라는 염 박사의 의견에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림 6. 이번 연구에서 와편모조류 검출에 성공한 모습. 
붉은 색 화살표로 나타낸 부분이 와편모조류에 반응하여 색상을 나타낸 곳이다.


염 박사는 “선박평형수 내의 유해 미세조류의 검출을 신속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고, 진단키트의 형식으로 저가의 비용으로 매우 간편하게 검출 가능하므로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진단용 키트를 유해생물 검출에 응용한 것으로, 향후 해양환경 관리가 중요한 국제적 의제로 부상함에 따라 관련 시장 또한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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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