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 8일 여수에서는 여수에 대한 국제적 인지도를 제고하고 여수세계박람회 주제(해양과 연안이 인류에게 주는 의미와 중요성) 및 여수 개최에 대한 국내외 공감대 형성을 위하여 국제 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아래 글은 이 행사에서 필자가 발표한 내용을 요약한 글이다.

 해양 및 연안 관련 분야에서의 주요 이슈는 크게 전 지구적인 이슈와 국지적 혹은 지역적인 이슈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전 지구적 이슈는 주저 없이 ‘지구기후변화’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전 지구적 문제와 국지 혹은 지역적 문제는 상당 부분 서로 관련되어 있고 그 대책에도 공통적인 요소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전 지구적 문제인 지구기후변화에서 해양의 영향과 역할을 살펴보고, 전 지구적 이슈와 국지 혹은 지역적인 해양, 연안의 이슈들에 대한 공통적 해결책인 ‘지역해양관측 예보시스템’및 한반도 주변 해양의 '해양관측 예보시스템' 구축 방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007년 2월 2일 파리에서 개최된 지구온난화 제4차 회의에서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는 석유, 석탄 등 화석 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 온난화가 해빙？폭염 등 자연재해를 초래할 것임을 경고하고, 기후변화에 국제사회가 신속히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그림 1은 여러 시나리오에 대해 21세기 지구표면의 기온변화를 예측한 IPCC 보고서의 일부이다. 그림에서 보여 주는 것과 같이 지구 표면의 평균 기온은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여러 곳에서 지구 온난화의 징조가 발견되고 있다. 극지의 빙하가 녹는 것은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지구 기후 변화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도 논란이 많이 있지만, 최근에 와서는 인간의 활동이 지구 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많이 제시되고 있어, IPCC 보고서에서 이와 같은 주장을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해양은 대기와의 작용에서 열, 수증기, 탄산가스, 운동량 등의 교환으로 기상에 큰 영향을 주며 이런 기상에의 영향이 축적되어 지구 기후에 큰 영향을 준다. 따라서 지구 기후 문제를 이해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양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지구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물문제, 식량문제, 에너지 문제 등 여러 분야에서 큰 문제가 예상된다. 해양과 연안 분야에서도 여러 문제가 예상되는데 그 중에서 해수면의 상승과 태풍의 강도 변화에 따른 해양, 연안 재해 문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방파제 등 연안 시설물은 그 시설물의 수명 동안에 내습할 최대의 파랑에 의해 파괴가 되지 않고 견디어낼 수 있도록 설계한다. 때문에 우리나라 남부 해안의 방재 시설물을 설계할 때에는 과거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을 정밀 분석하여 설계파와 설계해면을 산출한 후 극치 통계에 의해 설계조건을 산출하고 있다. 
 과거에 설계파를 설정할 당시에는 구조물의 파괴 시 인명피해가 거의 없고, 비교적 쉽게 복구가 가능한 방파제의 설계를 목적으로 지구기후변화의 영향을 무시한 채 정상 상태의 극치 통계에 의해 설계조건을 설정했었다. 그러나 이번 IPCC의 발표와 경고를 보면 우리는 앞으로 연안 방재 대책을 위한 설계조건 산출에 지구 온난화에 따른 태풍 강도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IPCC의 발표는 태풍의 영향으로 인명 피해를 줄 수 있는 해상구조물이나 장기간 안정성이 확보되어야 하는 해양 및 연안 시설물의 설계 산출 방식에 변화가 요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기관, 해양 산업체, 민간 등의 사용자가 해양 및 연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공통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해양 및 연안 환경에 대한 현황과 단기 혹은 장기간의 미래에 대한 예측 정보이다. 기상분야에서는 기상청이 기상현상연구, 예보기술연구 및 기상관측네트웍을 직접 활용하여 기상예보 업무를 수행하듯이, 해양분야에서도 운용해양 예보시스템의 구축 운용이 필요하다. 운용해양학 시스템은 해양 및 연안 환경의 변화를 관측하여 기술하고 예측함으로써 해양과 연안에서 인간의 각종 활동과 문제의 해결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운용해양학 시스템에서 해양 정보의 생산 및 서비스 과정은 그림 2에서 잘 보여 주고 있다. 이는 크게 연안과 해양 표면에서 기상 및 조석 등의 영향으로 비교적 빨리 변화하는 파랑, 조석 조류, 풍성류 등과 같은 현상에 대한 관측 및 예보 부분과 깊은 바다의 해류와 같은 비교적 변화가 느린 요소의 관측 및 예측 부분으로 분류할 수 있겠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01년에 해양 정보 이용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국가해양관측망 구축계획’을 기획하고, 구축 사업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실시간 해양관측망의 전체적인 계획은 그림 3과 같다. 
 제한된 제원에서 공간적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실시간 관측소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 연안 잔교, 등표, 해상 타워 등 기존의 연안, 해상 구조물을 최대한 활용하여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연안관측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원해에 대한 정보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 선단 해양관측 기지 건설 계획’에 따라 이어도에 2003년 기지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고, 또 서해 가거초(일향초)와 백령도 일대에 서해기지 설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서해 중부 해상에 해양부이를 설치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현재 구축중인 해양관측망은 사용자가 요구하는 각종 해양 및 연안 환경의 현황과 예보 정보를 생산하여 제공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해양에서의 인간의 활동은 대부분 육지에서 가까운 연안 해역과 해양 표면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우선 연안 해역과 해양 표면에서 활동을 지원할 각종 해양, 기상 환경 정보를 생산하여 제공하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실시간 해양관측망 구축 사업을 통해 상당히 많은 해양 관측 자료를 생산하고 있으므로, 이제는 이를 활용하여 ‘수요자가 요구하는 해양 정보’를 생산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할 단계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 기관에서 수행하는 연안환경 예보지원시스템 구축 개발 결과를 정상 업무로 인수 받아 운영할 주체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법을 바꾸어 해양수산부 산하 정부기관에 해양서비스 업무를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며, 연안국지예보 생산 지원의 활성화를 위해 해양기상서비스 용역회사를 육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최근 지구기후변화와 관련한 연안 재해 대책을 위해, 지구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및 태풍 강도 변화에 따른 이상 해상풍, 파랑, 해일의 발생 강도, 빈도의 변화를 더욱 더 정확히 추정하기 위한 연구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는 연안 방재 시설물의 설계와 방재 대책 수립에 엄청난 국가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기존의 설계조건 산출 방식에서 벗어나 정교한 설계안을 수립해야 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실시간 해양관측시스템은 비교적 변화가 빠른 표층 연안 환경의 관측 예보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비교적 변화가 느린 주변 해양 전체의 해류 등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충분하지 않고, 정선 관측, 조사선 및 항해 선박을 이용한 연안 환경 관측 등의 시스템 개선이 요구 되며, ARGO 사업 등 국제 대양 관측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앞으로 국가의 해양 정책은 연안관측예보시스템을 설치하여 국지적, 국가적 주요 이슈를 해결함으로써 국가적 요구를 만족시키고 동시에 GOOS, GEOSS 등 국제사업에 동참하여 여러 국제 협약을 준수하고 국제적 이슈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지역 운용해양학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해양과 연안이 인류에게 주는 의미와 중요성’을 주제로 하는 여수 세계박람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어 해양과 연안의 중요성을 널리 홍보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그 공통적인 문제의 해결책으로 ‘Operational Oceanography’가 실현되는 시범적인 예로써 여수 일대의 해양산업 지원과 해양관광 지원을 위한 지역 해양관측예보 지원체제가 수립되어 여수를 방문하는 세계인들에게 보여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07-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