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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Institute of Ocean Science & Technology

백년대계가 낳은 값진 열매

  • 조회 : 2094
  • 등록일 : 2015-10-30
백년대계가 낳은 값진 열매
2015년 100대 우수성과로 선정된 KIOST의 대표 기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지난 2006년부터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이하 우수성과)’을 매년 발표해오고 있다. 한 해 동안 정부 지원을 받아 수행한 연구개발과제 중 100개 우수성과를 선정하여 해당 성과에 대한 표창과 과학기술인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행사이다. 이에 지난 10월 15일(목) 국립과천과학관 어울림홀에서 올해의 우수성과에 대한 표창과 인증서 수여식이 진행됐다.

 


사진1.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인증서 수여식이 국립과천과학관 어울림홀에서 열렸다. ⓒ KISTEP

올해 우수성과는 총 5만 3천여 개의 연구개발사업 중 각 부처로부터 추천받은 600여 건의 후보 과제에 대해 전문가들이 과학기술 개발효과, 창조경제 실현효과 등을 기준으로 엄정한 심사를 검쳐 선정됐다.

 


사진2. 수여식과 함께 별도의 공간에 준비된 우수성과 
전시회를 통해 관련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하 KIOST)에서는 ‘실시간 해양환경현황과 예측정보를 생산제공하는 해양예보기술 개발’(연구책임자: 박광순 부원장)과 ‘산업 부생가스 이용 바이오수소 생산기술 개발’(연구책임자: 강성균 책임연구원), 이 두 건이 우수성과로 선정됐다. 수여식과 함께 열린 우수성과 전시회에는 KIOST의 두 가지 연구성과를 비롯하여 100여 가지의 우수성과들에 대한 설명이 패널 형태로 제작되어 전시되었으며, 수상자와 관계자들이 모여 성황을 이루었다.

 

 

 

바다의 일기예보, 해양예보기술

 

박광순 부원장이 직접 총괄하여 개발한 해양예보기술은 각종 정보를 종합하여 바다의 상태를 알려주는 해양예보시스템(Korea Operational Oceanographic System, KOOS)이다. 해양정보 예측은 구조상으로는 기상 예보와 유사하다. 각지의 기압과 풍향, 습도 등의 정보를 취합하고 이를 일정한 알고리즘으로 분석하여 향후의 날씨변화를 예측하는 기상 예보처럼, 해류와 수온, 염도 등의 정보를 종합하여 바다의 상태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

특히 해양 예보는 해난사고에서 빛을 발한다. 물이 끊임없이 흐르는 바다의 특성상 사고 잔해나 조난자들이 사고 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곤 한다. 문제는 바다 한가운데서 일어난 사고 잔해는 아무런 표식도 없는 망망대해에서 어디로 흘러갈지 모른다는 것이다.

 


사진3. 돌고래호를 수색중인 해경. ⓒ 뉴스1

 

이번 돌고래호 사고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듯, 해양예측은 아직 완벽한 기술은 아니다. 100% 정확한 일기예보가 불가능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돌고래호와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번 추자도 인근 해안에서 발생했던 돌고래호 전복사고도 그러했다. 사고 당시 해경은 표류추정시스템을 활용하여 실종자들의 위치를 예측하여 수색했다. 넓은 바다에서 대충 감으로 수색장소를 정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사람의 목숨을 운에 맡기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표류추정시스템은 실종자들의 위치를 제대로 알려주지 못했다. 조류나 바다의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어설픈 초동대처로 시간을 허비한 다음이라 더욱 뼈아픈 실책이었다. 시스템이 엉뚱한 곳을 가리키는 동안 배는 남쪽으로 더 떠내려가고 말았다. 당시 해경은 표류추정시스템의 부정확성을 언급하며 이 때문에 실종자를 구조할 수 있는 시간을 놓쳤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사진4. 수여식 전시장에 마련된 해양예보기술의 설명 패널.

 

 

그러나 사실 이는 표류추정시스템에게 다소 억울한 비판이다. “표류예측시스템은 2013년에 KIOST에서 해양예보과로 이전한 기술에 바탕을 두고 있어요. 바로 해양정보 예측기술이 모태죠. 이전 당시의 기술수준으로는 추자도 인근 해역의 상황을 예측하기란 불가능합니다. 표류예측시스템의 해상도가 가로, 세로, 깊이 각각 2km인데 추자도 인근은 해류가 워낙 복잡해서 300m급의 해상도가 필요하거든요.”

 

 


 

사진5. 해양예측시스템은 현재 수준으로도 일정한 수준의 실용성은 갖추고 있다. 
부산을 비롯하여 여러 항구도 입출항 선박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목적으로 해양예보기술이 적용된 
해황 예보 시스템을 갖추어 나가고 있다.

 

 



 
 

표류예측시스템의 연구를 함께 담당하고 있는 허기영 박사의 말이다. 허 박사는 오랜 시간 동안 박광순 부원장의 연구팀에서 해양예보시스템을 개발해 왔다.

“해양예보시스템은 기본적으로 분석기술이에요. 바다의 현재 상태를 나타내는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계산해서 나중의 상태를 예측하게 하는 기술이죠. 간단히 수학에서의 함수를 생각하면 됩니다. 실제 일어날 일과 가장 비슷하게 예측해주는 함수를 찾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하는 일이에요. 이렇게 얻은 예측 정보는 기상현상을 예측하는 데 사용되기도 하고 어군의 이동이나 부유물의 이동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죠.”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날씨를 100% 정확하게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한다. 고려해야 하는 변수가 너무 많을 뿐만 아니라 변수끼리의 관계도 복잡하고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는 부분도 있어 정확한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무시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한 작은 오차로 인해 예보에 커다란 차이가 생기는 일도 있다. 덩치가 크고 집중적으로 연구되어 이동경로쯤이야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만 같은 태풍에도 예상치 못한 피해를 종종 입곤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바다의 환경은 더하다. 날씨를 예측할 때는 온도, 기압, 습도 등 오랜 기간의 연구를 통해 대표적인 변수로 인정받은 요소들이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해양 연구는 아직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 기상학에서처럼 대표적인 변수가 딱히 없다. 바다의 상태에는 조류나 해류와 같은 바닷물의 흐름 뿐 아니라 바람이나 기압과 같은 기상현상, 인근 강물의 유입으로 인한 수온과 염도의 변화와 이에 따른 밀도변화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서해가 특히 예측이 어려워요. 해류가 남쪽에서 들어왔다가 만 안쪽으로 깊이 휘돌아서 강물과 섞여 나가기 때문이지요. 특히 전남 남서부 인근의 바다는 서해에서 나가는 해류와 들어오는 해류가 얽혀서 예측이 특히나 곤란한 지역이지요.”

 

 


사진6.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가 슈퍼컴퓨팅센터에 갖추어 둔 슈퍼컴퓨터. 
해양환경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여 제대로 된 분석에는 슈퍼컴퓨터의 연산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KIOST에서는 워크스테이션 여러 대를 연결하여 병렬처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성능이 만족스러운 수준은 결코 아니지만 예산의 한계상 불가피한 선택이다. ⓒ KISTI

 

 

이러한 복잡성 때문에 해양예보 연구에는 강력한 성능의 컴퓨터가 필요하다. 그러나 1989년에 해양예보라는 개념이 국내에 도입된 지 20여년이 지났음에도 연구 인프라는 열악하다. 본격적으로 연구가 시작된 것도 2009년에 이르러서였다. 박 부원장을 비롯한 학자들의 집요한 설득의 결과였다. 다행히 2010년 해양수산부의 정식 과제로 기획되어 10여년의 사업기간을 설정하고 연구를 추진하여 우수과제로 선정될 만큼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기상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우리 연구와 같은 ‘모델링 연구’에는 많은 인력과 시간이 투입되어야 해요. 미국과 같은 선진국들도 해양예보모델 개발은 10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죠. 게다가 슈퍼컴퓨터를 유지하고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도 꽤 많이 들죠. 미국은 우리보다 10년이나 이른 1996년부터 관련 연구를 시작했는데 10년간 1조 4,000억 원을 들였다고 해요. 유지보수에 들이는 비용만 200억 원에 달하죠. 그에 비하면 우리는 짧은 기간에 성과를 낸 편입니다. 연구를 시작하고 4년만에 기초적인 모델을 만들었으니까요. 그것도 10년간 220억 원 정도의 예산으로요.”

물론 이처럼 저비용 고효율 구조가 정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과학계는 시간과 인력, 비용을 투입한 만큼 결과를 내는 곳이기 때문이다. 적은 비용으로 수준 높은 성과를 얻었다면 무언가는 포기했다는 뜻이다. 한국형 해양예측모델의 경우에는 포기한 것이 바로 해상도였다. 그 결과 돌고래호 실종자들의 표류지점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지금 2km 수준인 해상도를 300m로 높이려면 엄청나게 많은 연산이 필요해요. 산술적으로 보면 약 7배 정도 정확도가 향상되었으니 계산량을 7배 늘리면 될 것 같지만 저 해상도는 길이 단위라는 점을 생각해야 돼요. 바닷물은 3차원 공간에 있는 입체니 바다 전체를 가로, 세로, 높이 2km인 정육면체로 쪼개어 분석하던 것을 각 변의 길이가 300m인 정육면체로 잘게 나누는 셈입니다. 결국 해상도를 7배 가량 높이려면 계산할 양은 단순하게 생각해도 7의 세제곱 배, 343배나 늘어나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정도 수준의 연산을 커버하려면 슈퍼컴퓨터가 필요해요. 그것도 상시적으로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를 그때 그때 처리해야 하니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가 필요하지요. 지금은 워크스테이션 여러 대를 병렬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미봉책일 뿐입니다. 다행히 해수부를 설득해서 슈퍼컴퓨터를 KIOST 내에 설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때가 되면 연구도 훨씬 빨리 진척되어서 정확성도 크게 높아질 것입니다.”

 

 

 

상용화에 성공한 바이오수소 생산기술 

 

사진7. 수소 생산 고세균을 발견하여 
큰 주목을 받은 강성균 박사

 



강성균 박사의 바이오수소 생산기술은 2012년 100대 성과로 선정된 기술의 후속연구에 해당한다. 강 박사는 태평양 심해열수구의 고온에서 서식하는 고세균이 수소를 생산하는 대사작용을 밝혀냄으로써 큰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이는 단일 미생물이 수소를 생성함는 동시에 생체에너지를 만들어 증식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연구성과다. 수소는 화학적으로 불안정하며 자체 에너지가 높다. 따라서 수소를 생성하면서 생활하는 미생물은 석유를 만들어내면서 생활하는 생물만큼이나 놀라운 발견인 셈이다. 이는 원천생물자원 확보에서부터 핵심연구 결과까지 모두 국내 자체기술에 의한 것이어서 의의가 크다.

 

강 박사는 발견시 탑승한 탐사선인 온누리호의 이름을 붙인 이 세균을 이용하여 바이오수소 생산기술을 개발해 왔다. 이 고세균은 일산화탄소를 이용하여 수소를 생산한다. 따라서 수소 연료를 생산하는 동시에 환경오염물질인 일산화탄소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 일산화탄소는 산업 현장에서 많이 생성되며 대기 중 탄소 농도를 높이는 주범 중 하나이므로 기후변화에도 영향을 준다. 강 박사는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산업현장에 적용한 바이오수소 생산설비를 제작하고 실증실험에 성공해냄으로써 2012년도 100대 우수성과 중 하나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사진8. 강 박사가 발견한 수소 생산 고세균, 온누리누스NA1의 전자현미경 사진

 

바이오수소 연구개발사업은 이후에도 순조롭게 진행되어 오는 2016년부터 3단계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다. 실증생산에 성공한 후 용량을 키워가며 시범생산을 3년간 거듭해온 결과, 마침내 플랜트에 접목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현재 일부 제철소가 일산화탄소를 이용한 바이오수소 생산에 관심을 보이고 협력하기로 함에 따라 2015년에는 상업화에 성공했음을 근거로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제철소에서는 다량의 일산화탄소가 배출되며 이를 제거하기 위해 많인 비용을 들이고 있다. 바이오수소 생산기술이 적용되면 일산화탄소 처리비용도 줄이면서 제철소 내에서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수소도 생산함으로써 비용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9. 바이오수소 생산 실증시설. 이 곳에서 바이오수소 생산의 2단계 연구가 진행됐다. 
현재 관심을 보인 기업들과 함께 실제 현장에서 운영을 준비중이다.
 
 

2015-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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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17-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