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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Institute of Ocean Science & Technology

바다의 총천연색 속살을 보다

  • 조회 : 6953
  • 등록일 : 2015-08-28
바다의 총천연색 속살을 보다
해색위성영상을 분석하는 해양물리연구본부

괭생이모자반은 겨울동안 암반에 붙어서 성장한 후 봄에 물에 떠서 생활하는 해초 중 하나다. 주로 따뜻한 바다에 살며 제주 지역에서는 예전부터 밭의 거름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괭생이모자반은 상업적인 가치가 높은 치어의 서식처가 되는 등 이동 생태계로서의 역할을 한다. 동시에 번식이 빨라 미국에서는 생태계 교란종으로 꼽히고 있으며 양식장과 어업에 큰 피해를 주기도 한다. 올 여름에도 제주와 남해 일대에서 대거 발견되어 해수욕장과 양식어업에 큰 피해를 입혔다. 이 때문에 괭생이모자반의 분포를 예측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2015년 5월 촬영한 괭생이모자반의 분포. 검정색 점이 괭생이모자반 군락이다.
실제 바다 위에서는 거대한 군집이라 한 눈에 파악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괭생이모자반의 분포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넓은 지역에 걸쳐 분포하다보니 현장 조사로 정확한 분포영역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괭생이모자반 군집이 어떻게 확산될지 예측하는 일은 더 어렵다. 서식지 분포와 해류를 고려해야 하는데 넓은 영역에 걸친 변화를 알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24일, 괭생이모자반의 분포와 함께 해류와의 관계 역시 윤곽이 드러났다는 소식이 있었다. 비결은 바로 위성영상이었다. 한국의 첫 지구관측위성인 천리안 위성이 촬영한 해양이미지를 통해 괭생이모자반의 정확한 분포를 알아낸 것. 이 자료에 따르면 괭생이모자반이 지난 1월 4일 동중국해 지역에서 처음 발견되어 2월에서 5월 사이에 동중국해 전 지역과 제주도 주변, 대마도 인근, 동해 해역으로 확산되었다. 5월 기준으로 한반도 남서쪽 해역에서 괭생이모자반이 추가 관측됐고, 발표 당일에는 신안군 등 한반도 서쪽 연안 인근까지 접근했다고 한다.

 

이처럼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일 단위로 촘촘하게 구성된 조사정보는 천리안위성이 매일 8회 한반도 주변의 해역을 관찰하기에 얻을 수 있었다. 현장조사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귀중한 정보다. 

 

 

한국의 바다를 상시 관찰하는 해양위성연구센터

 


해양위성센터와 위성센터임을 알리는 위성안테나. 
안테나는 항상 천리안위성을 향해 있다. 천리안위성은 정지궤도 위성이므로 안테나는 늘 같은 각도를 유지한다.


현장관측으로 한 번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범위는 수 km에 불과하다. 그러나 위성영상을 이용하면 수백~수천 km에 이르는 영역을 한 번에 관측함으로써 넓디넓은 대양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천리안’이라는 이름에 알맞은 활약이다.

 

천리안 해양관측위성은 국내 최초의 정지궤도 지구관측위성이자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상에서 해양의 색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위성이다. 정지궤도는 지표면에서 보았을 때 위성이 고정된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지구를 공전할 수 있는 궤도를 말한다. 지표면의 고정된 위치를 항상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상시적인 송수신이 필요한 통신위성이 주로 활동하는 궤도다.

 

천리안에 탑재된 해양관측장비는 한반도의 인근 수역의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영역의 위성사진을 촬영할 수 있어 바다의 변화를 쉽게 알 수 있게 한다. 특히 기상관측 탑재체 등 다른 관측장비에 비해 해상도가 매우 높아 평탄하고 변화가 없어 보이는 바다를 관측하기 최적화되어 있다.

 

 

 

 

 


천리안위성에 실린 탑재체들. 해양탑재체가 바로 해색영상을 촬영하는 모듈이다.

 

그러나 위성만으로는 임무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위성이 아무리 많은 사진을 촬영하더라도 이를 지상에 있는 연구자나 분석가들이 유용한 정보를 뽑아내지 못하면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매일의 촬영계획을 세우고 필요에 따라서는 위성신호를 분석하여 관측장비의 상태를 파악 해야한다. 따라서 위성에게 어디를 어떻게 관찰할지 알려주고 위성이 보내는 신호를 받아서 영상을 복원하는 곳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해양위성센터다.

 

해양위성센터는 천리안 해양관측위성(GOCI: Geostationary Ocean Color Imager) 의 주관운영기관으로, 위성이 보내는 자료를 수신하여 이미지를 복원해내고 여러 사용자가 이해관계에 따라 위성자료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한다. 위성자료로부터 해양환경분석자료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해양자료처리시스템 (GDPS)도 개발하고 , 해양위성자료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위성자료에 대한 검토와 보정도 담당하고 있다.

 

다만 해양위성센터가 위성을 직접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위성의 궤도와 자세제어 그리고 촬영 명령을 전송은 전문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담당한다. 해양위성센터는 필요한 관측 영역 및 시간을 지정하여 요청하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인공위성관제센터에서 천리안위성을 조작한다. 이렇게 촬영한 정보는 인공위성관제센터를 거치지 않고 해양위성센터로 바로 전송한다 . 다른 건물과 확연히 구분되는 거대한 접시형 안테나는 바로 천리안위성의 신호를 받기 위한 것이다.

 

 

 

바다 위의 만능 지도, 해양위성정보

 

적외선, 마이크로파 등을 이용하여 해양의 식물성플랑크톤, 수온, 바람, 해류, 파랑과 같은 정보를 수집하여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위성해양학은 넓은 지역에 대한 정보를 최단시간 내에 제공하기 때문에 ‘운용해양학’의 주요 구성요소로도 꼽힌다. 운용해양학이란 바다를 유용하게 활용하는 데 필요한 연구를 말한다. 바다를 잘 활용하려면 효율적으로 정보를 얻고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양위성정보는 적조나 괭생이모자반의 사례처럼 해양환경 감시와 관리에서 큰 활약을 한다. 환경의 변화나 피해 현황은 넓은 지역에 걸쳐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표층 수온 변화, 생태계 변화, 연안 해수의 오염 분석, 대규모 적조현상 관찰, 강물의 이동경로 분석, 해류 분석 등이 모두 위성자료로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이다.

 

 

 


천리안위성이 얻은 해색영상은 주변국의 현황을 파악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2011년 일본 도카이 대지진 당시 지진해일 후 탁수와 부유물이 흘러나오는 모습을 촬영한 천리안위성 사진.

 


수산업에서도 위성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통신 체계를 수많은 어선을 관리하는 데 위성은 빠질 수 없는 구성요소다. 수산자원은 일부 양식 생물을 제외하고는 농산물과 달리 정확한 산출량을 예상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자칫하면 남획을 일삼다가 해당 해역에서 어종의 씨를 말려버리는 일이 왕왕 생기고는 한다. 이 때문에 어로활동을 하는 어선들은 일일이 추적하여 관리하고, 위치나 활동이 확인되지 않는 어선은 ‘불법조업어선’으로 분류되어 국제사회의 제제를 받는다.

 

위성영상을 활용하면 넓은 영역에 걸쳐 한반도 주변 해역에 떠 있는 어선들의 위치를 한 눈에 알 수 있고, 이를 어선들에게 식별정보와 대조하면 불법조업어선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위성통신과 결합하면 더욱 확장된 역할도 가능하다. 2015년 1월 2차 개정된 원양산업발전법이 좋은 사례다. 이 법에 따르면 모든 원양어선에 위치추적장치(VMS)를 의무화하고 조업감시센터(FMC)를 운영하여 모든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는데, 이를 이용하면 원양어선이 지구상 어디에 있든 즉시 알아내어 위치를 공유할 수 있다. 원양에서 한국의 어선이 불법조업을 하지는 않는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어선의 위치에 따라 다른 나라의 통신위성으로부터 도움을 얻어야 하지만 해양관측탑재체와 함께 통신모듈도 탑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이 역시 해양위성의 역할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차세대 해양관측위성을 준비하며

 

바다에서 위성이 할 일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천리안위성 하나만으로는 다양한 요구에 응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이미 천리안 위성을 발사하기 전부터 차기 위성인 정지궤도복합위성 계획이 추진되고 있었다. 정지궤도복합위성은 2A와 2B, 두 가지가 계획 중인데, 2B가 해양 및 환경관측 임무를 담당한다. 이에 따라 2B에는 해상관측용 해색영상기와 환경관측용 분광계가 탑재된다. 이 중 해색영상기 개발에 해양위성연구센터에서 참여하고 있다.

 

 


2008년 해양위성센터의 준공식. 
해양위성센터는 천리안위성 발사 2년 전부터 가동되기 시작했지만 관련 연구는 이미 90년대부터 진행되어 왔다. 
첫 위성 운용이라 사전에 준비할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얻은 정보들은 실제 위성 운용에 많은 도움이 됐다.

 

정지궤도복합위성 개발사업은 2011년 7월에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13년 2월 시스템설계검토회의(SDR) 후 7월 프랑스 에어버스 사와 해양탑재체 해외공동개발을 계약하고 개발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해양위성연구센터에서 취합, 정리하고 있다. 해양위성연구센터는 천리안위성을 운영해 온 경험을 살려, 차기 해양탑재체 개발에 반영할 예정이다.

 

정지궤도복합위성 2B에 탑재될 해양탑재체는 GOCI-II(Geostationary Ocean Color Imager-II)이다. 기존 천리안에 탑재된 해양탑재체 GOCI-I에 비해 채널 수가 8개에서 13개로 증가하였고, 공간해상도는 500m에서 250m로 발전하였다. 관측 영역은 2,500km × 2,500km로 전구를 관측할 수 있으며, 관측파장 대역은 370~900 nm이다. 이와 같이 공간적으로 세밀한 영상을 하루에 총 10회 관측할 수 있어 천리안에 비해 훨씬 촘촘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새로운 위성과 함께 해양위성연구센터 역시 업그레이드된다. KIOST가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함께 이전하는 것. 현재 업무에 비해 공간이 비좁고 설비도 노후화되어 제약이 많지만, 부산으로 이전하면 해양정보를 더욱 활발하게 생산하여 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민간에서도 해양위성정보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관련 소프트웨어도 개발할 계획이다.

 

201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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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