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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Institute of Ocean Science & Technology

해미래 6,000m 해저를 탐험하다

  • 조회 : 12688
  • 등록일 : 2007-02-05



 해양탐사장비연구사업단에서는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00년부터 차세대 심해무인잠수정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6,000m급 과학 조사용 심해무인잠수정인 해미래-해누비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그로부터 6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우리 탐사장비 사업단원들은 우리 기술로 만든 해미래가 세계에서 4번째로 6,000m 심해를 자유로이 누비는 그 순간을 꿈꾸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마침내 그 간절한 소망이 현실로 이루어져 2006년 4월, 심해무인잠수정인 해미래와 진수장치인 해누비, 그리고 파일럿과 항법사, 과학자를 위한 선상제어실로 구성되는 심해무인잠수정 시스템이 탄생하게 되었다.

 완성된 해미래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하여 1차 동해 실해역 성능시험이 4월 22일부터 이루어졌다. 해미래는 수심 1,000m 깊이까지 잠항하는데 성공하였으나 몇 가지 심각한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무리하게 시도하다가는 시스템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어 2,000m 동해 바닥 정복이라는 목표는 2차 성능시험으로 미루기로 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온누리호의 선수를 돌려야 했다. 

 5월 초, 해미래의 완성을 축하하기 위하여 많은 해양 관련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진수식을 치루었다. 진수식 이후 장비팀은 곧바로 거제도 남해연구소 수조동과 부두에서 본격적인 해미래 시스템 보완 작업에 착수했다. 수중 로봇 분야를 연구하다 보면 본이 아니게 신의 존재를 믿게 된다. 우선은 너무도 어려워 평생을 두고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산재해 있고, 분명히 수중로봇이 정상 작동할 것으로 기대하는 순간, 수 만 개의 부품과 수만 라인의 코드로 이루어진 프로그램, 물과 전기의 만남은 곧잘 우리의 기대를 철저히 저버리곤 한다. 수년 동안 노력해서 만든 로봇이 순간의 실수로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을 상상해보라. 시험 성공을 확신하는 순간에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 것이 수중 로봇인 것이다.

 



 10월의 두 번째 실해역 시험 일정이 다가오고 있을 무렵, 장비팀은 또 한번의 시련을 겪고 있었다. 출항 날짜는 점점 임박해 오는데 분명히 잘되던 광통신이 갑자기 안 되었다. 원인을 찾기 위해 담당자가 거의 일주일을 꼬박 잠을 못 자다시피 하며 가능한 모든 경우를 체크하였다. 마침내 밝혀진 원인은 압력용기로 들어가는 광커넥터 부분이었다. 급조하여 몰딩 처리는 하였으나 내압에 자신이 없었다. 2차 실해역 시험은 나가보지도 못하고 미루어야 하는가! 좌절의 순간이었다. 미국 측에 전화해서 광커넥터를 얼마나 빨리 들여올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돌아온 답변은 출항 전까지 절대 불가능이었다. 수중 로봇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부품은 주문 후 제작되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 해도 필요한 광커넥터를 당장 구할 수가 없었다.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나? 제작 업체의 창고를 뒤져보니 기억하지 못하고 있던 광커넥터 스페어가 있었던 것이었다. 그때를 회고해 보면 정말 신에게 감사했던 순간이었다. 

 그때부터 다시 시작이었다. 잃어버린 1주일을 보상하기 위하여 장비팀은 마지막 단 한번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생각으로 해미래와 해누비의 모든 오링부를 일일이 점검했다. 
 잠수 중 선상제어실 내부의 모습  드디어 출항일이 다가왔다. 목표지점은 1차 실해역 시험에서 아쉽게 돌아와야 했던 울릉분지. 우리가 단 한번도 직접 도달해보지 못한 우리의 동해 바닥 그 곳에 우리의 해미래를 내렸다. 우선은 안전하게 해누비 단독 모드로 운용하였다. 100m, 200m… 해누비가 심연으로 들어가는 동안 선상제어실에서는 침묵이 흘렀다. 현재 심도를 불러주는 대양전기 정과장님의 목소리만 들렸다. 마침내 1000m를 통과하는 순간, 차분하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이제부터는  신기록인 것이다. 우리의 해누비는 의연하게 해저면을 향해서 순항해 갔다.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고도계에서 고도값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고도가 점점 낮아지면서 장비팀은 초긴장상태에 돌입했다.동해 바닥에서 만난 심해의 터줏대감 홍게 바닥에 동해 바닥에 태극기를 내려놓다 충돌하면 안되기 때문이었다. 




 그러기를 얼마 “앗! 바닥이다.”라는 외침이 들렸다. 해저면을 향하던 카메라에 동해의 바닥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배의 종동요 운동이 진수장치에 그대로 전달되어 카메라 화면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였다. 그때 화면에 들어온 모습은 게였다. 동해의 해저면에는 홍게가 아주 많았다. 동해 바닥에는 어떤 생명체가 있을까? 궁금했었는데 답은 홍게였다. 해누비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탐사팀은 곧바로 해미래를 잠항시켰고 동해 바닥에 무사히 안착시킬 수 있었다. 우리는 만세도 잊은 채 동해바닥을 묵묵히 목격하고 있었다. 한참 후에야 “이야~”라는 함성이 나왔고 우리가 동해바닥에 도달했음을 실감했다. 해미래는 수중로봇팔을 움직여서 마치 달 표면에 암스트롱이 최초의 발자국을 남기듯이 태극기를 내려놓아 동해가 우리의 바다임을 다시 한번 확고히 하였다. 

 2차 동해시험에서 확실한 자신감을 얻은 탐사팀은 주말동안 집에 가서 그간 쌓인 피로를 잠시 해소한 후 곧바로 서태평양 필리핀해로 향했다. 대상해역은 일본 영해가 아니면서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6,000m 정도의 심해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해미래 성능시험 대상해역으로 채택되었다. 6,000m 심해 해역에 가기 위해서는 거제도에서부터 배로 나흘이 소요되는데 사흘 소요되는 지점의 심도가 대략 5,800m라는 선장님의 조언에, 빡빡한 일정과 태풍의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해서 5,800m 수심 지역을 최종 성능시험 해역으로 선택하고 멀티빔을 통한 해저지형 매핑을 수행하였다. 탐사팀이 11월 초에 성능시험을 수행하였는데 시험 기간 전후로 태풍이 하나씩 지나갔었다고 하니 선장님의 충고는 마치 예언자처럼 적중했던 것이었다. 태평양에서 처음으로 접한 5,725m의 심해는 태고적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듯 했다. 동해 바닥처럼 생명체가 많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무색하리만큼 심해는 고요했다. 생명체의 흔적만 간간이 눈에 뜨일 뿐 좀처럼 카메라 앞에 나타나 주질 않았다. 뭔가 대단한 것이 많을거라 기대했던 탐사팀에게 다소 실망스럽긴 했지만 다행히도 한 종류의 심해 생명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데는 성공했다. 해미래는 최대심도에서 약 4시간동안 해저면에 안착한 상태로 각종 성능시험과 수중로봇팔 구동 시험을 마친 후 안전하게 온누리호로 회항하였다. 이렇게 해미래의 동해와 태평양 성능시험은 막을 내렸다.
 우리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바다에는 수많은 생물과 자원이 풍부하게 존재하고 있으며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해미래가 더 많은 탐사를 수행해 갈수록 우리는 거대한 바다의 비밀을 조금씩 더 알아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 더 많은 분들의 관심, 투자가 필요하다. 망간각, 망간단괴, 메탄하이드레이트, 열수분출구, 냉수분출구, 바이오 매트 등 벌써 몇 가지의 탐사 대상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새로운 임무를 성공적으로 이루어 내기 위해서 해미래가 개조되어야 할 수도 있으며 샘플러, 드릴링 장비 등이 보강되어야 할 수도 있다. 특히 모선인 온누리호에는 자동위치유지제어시스템이 최우선적으로 보완되어야 할 사항이다. 

 심해무인잠수정 해미래가 좀 더 가치있고 과학사에 오래 기억되는 장비가 되기 위하여 해양연구원 전체가 의기투합하여 힘을 모을 때라고 생각하며 이 글을 마칠까 한다.

 이 글을 빌어 오늘의 해미래가 있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2007-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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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