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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Institute of Ocean Science & Technology

심해잠수정을타고수심2,000미터

  • 조회 : 10538
  • 등록일 : 2007-02-05



 서태평양에서의 열수분출공 지역(Hydrothermal vents) 탐사결과는, 이제는 흘러온 시간만큼이나 많은 연구 결과들이 학술지의 게재나 국제 관련 학회 등을 통하여 알려져 있다. 이 지역의 탐사결과에는 지역적 특성뿐 아니라 생태계를 이루는 많은 요인들도 포함되어 있다. 과거에는 열수분출공의 발견이나 새로운 생물들에 대한 호기심 등이 주를 이루어왔으나, 이제는 그 연구 내용도 깊이를 더하여 생태계를 구성하는 각 생물들 간의 상호작용이나 특정 개체군의 동태 등 보다 다양하고 상세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 흐름 속에서 아직 풀리지 않은 또 하나의 숙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필자는 2006년 9월 8일부터 10월 4일까지 파푸아뉴기니아의 마누스해분에 있는 PACMANUS, Vienna Woods지역과 그 유명한 Fiji Basin의 White lady 열수분출공 지역을 조사하는 국제공동연구에 참여하였다. 유인잠수정 ‘Shinkai 6500’에 탑승하여 약 2,000미터 전후의 지역들을 탐사하고, 생물 시료 등을 채집하는 것으로, 일본 JAMSTEC의 초청을 받아 이루어진 것이다. 이번 항해의 주된 목적은 연구자 간의 협의에 의해 학술지 게재 이전에는 밝히지 않기로 되어 있기에 자세하게 설명 할 수는 없지만, 간략하게 언급하자면 열수분출공 생태계를 이루는 생물들 중 아주 특이한 생리적 과정을 거치는 생물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Endosymbiotic 시스템 내에서, 그동안 주된 CO2 고정 경로였던 Calvin-Benson cycle이 아닌, 새로운 가설과 그 가설에 대한 입증이었다. 재료로 사용되어진 생물은 복족류의 일종인 Alviniconcha spp. 와 Ifremeria nautilei 이었다.

 마누스 해분은 필자와 과거에 인연이 있었던 곳이다. 1990년 일본 동경대학에서 석사과정을 거치고 있을 때, DESMOS (DEep Sea Multi-mOnitoring System)라는 심해 카메라, 비디오, 채수기, 드렛지 등을 장착한 장비를 개발하고, 한 달 동안 R/V Hakuho maru 항해로 마누스 해분을 탐사하여, 지도교수였던 Dr. S.Ohta와 함께 처음으로 열수 지역을 발견한 곳이기도 하다. 그 지역이 그 동안 수많은 탐사가 이루어졌던 Desmos site이다. Desmos site 발견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장소에서 열수 지역이 발견되었던 만큼 해당 해역에서의 첫 발견의 의미는 그 후 많은 연구 업적을 남기게 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괌을 떠난 연구선은 수일간의 항해를 거쳐 드디어 마누스 해분에 도착하였으나, 한 가지 중요한 문제가 발생했다. 파푸아뉴기니아 정부와 일본 담당 기관과의 행정적인 협의에 문제가 생겨, 예정대로의 잠항이 시작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발생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으나, 과거 파푸아뉴기니아 정부의 행정 체계나 선례를 보면 있을 수도 있는 일이라 생각되어지기도 했다. 수석연구원인 Dr. Suzuki와 PNG대학에서 온 Dr. K. Gena가 전화, Fax, E-mail, 그리고 다시 연구자 간의 회의, 일본에서는 담당자들간의 연석회의 및 파푸아뉴기니아 정부 담당자 간의 연락 등이 숨 막히게 진행되었고, 결국 이틀간의 피나는 노력과 우여 곡절 끝에 도착 3일째부터 잠항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두 번의 잠항을 놓치게 되어, 잠항의 우선 순위를 놓고 각 연구자들 간의 눈치작전(?)이 시작되었다. 과거 인도양 첫 열수 발견 지역인 Triple-junction에서의 잠항에서도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잠항이 몇 번 취소된 관계로 연구자 간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상기되어졌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한 달간의 항해에서 잠항을 하지 못하고 돌아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마음속으로 전투(?) 태세에 돌입하였다. 물론 잠항을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각 잠항에서 올라오는 생물 시료들은 각 연구자의 전공에 맞게 공유하게 되어 있어, 생물 시료의 확보에는 어려움이 없겠지만, 잠수정에 탑승하여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은 잠항을 해 보신 분들은 잘 아실 것이라 여겨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차이라 생각되는 것은 해당 생태계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없고, 그래서 생물 시료 채집에 필요한 여러 다양한 요소들을 살필 수 없게 되고, 또한 각 목적에 맞게 제작된 payloads 별 기능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할 수 없거나, 하더라도 자세한 부분을 살필 수 없기에 실질적인 개량이나 보완이 필요할 경우 많은 착오를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은 이후 우리 연구원의 무인잠수정 운항에도 참고가 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결국 수석연구원의 주도 하에 가장 경험이 풍부한 첫날의 잠항자만 자동으로 결정되어지고, 그 후의 순번은 연이은 회의 속에 각 연구원이 잠항의 목적에 맞게 그 타당성을 주장하는 발표의 시간을 통해 결정하기로 하였다. 이번 잠항은 마누스 해분과 피지해분 잠항이 예정되어 있는데, 가을철의 피지 주변 해역을 탐사해 본 우리 연구원의 연구자들은 아시겠지만, 이 시기의 피지는 잠항하기 무척 어려울 정도의 거친 바다를 보여주는 것이 일반적이라 잠항 순번이 뒤로 갈수록 잠항 가능성은 희박해지게 되어 있다(결국 피지는 5번의 예정 중 한번 밖에 하지 못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어서 내심 더더욱 가능한 한 빨리 잠항을 해야 된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사회라는 것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경쟁을 피할 수 없는 것이겠지만, 태평양 한복판에 떠 있는 연구선에서 잠수정 탑승을 놓고 경쟁을 해야 한다니 한편으로는 가슴이 답답하고 무거워졌다. 그러나 어찌 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대한민국(?)의 해양 연구를 위해서, 한편으로는 국제공동연구로써의 필요성을 나름대로 역설할 수 밖에 없었다. 누구나 다 자신의 잠항 중요성을 역설하고 필요성에 대해 구구절절 이야기가 오고 가는 동안, 참으로 다행히도 동경대 대학원 시절의 동료들과 같은 실험실 후배가 나의 편을 들어주어 앞 순서의 잠항 번호를 예약 할 수 있었다. 너무나 고마웠다 (결국 동경대 교수인 Dr. Urakawa와 Dr. Miyake는 잠수정을 타지 못했다). 다시 한 번 고마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Dive 982 (Landing: 3°43.7995' S, 151°40.2472' E, D=1705m, Leaving: 3°43.5913' S, 151°40.3293’ E, D=1681m) 이 번호는 필자가 잠수정을 타고 약 2,000미터의 바다 밑에서 열수분출공을 탐사하고 생물 시료 등을 확보한 ‘Shinkai 6500’의 잠항번호이다. 마누스해분 PACMANUS Site의 Field D와 E에서의 잠항 연구이다. 잠항의 주된 목적은 열수지역의 퇴적물과 chimney의 파편, 그리고 생물들을 채집하는 것이었다. 특히, 복족류의 일종인 type 1, type 2의 Alviniconcha spp.와 Ifremeria nautilei 두 그룹의 분포형태 등을 철저히 조사하여 각 형태별 시료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그 외에 홍합류인 Bathymodiolus sp. 나 따개비류인데 원시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는 두 그룹의 barnacles, Munidopsis sp., 등도 해당되었다. 착저는 목표 지점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착저 후 목표지점으로 달려가는 도중에 paraescarpia tubeworm의 무리를 발견하였다. 튜브의 표면에 Neolepas barnacles과 bathymodiolus mussel 이 붙어있는 종으로 어찌 보면 seadragon같이 생긴 아주 우아한 관벌레였다. 일본의 Enoshima 수족관에는 심해 생물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하여, 특히 열수 관련 생물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이에 아주 적합하다고 생각되어 일단 착저를 하고 생물 시료를 채집하였다. 관벌레를 채집하면서 퇴적물을 바라보니까 필자의 전공인 중형저서생물 시료를 채집하기에 적합한 퇴적물층이 형성되어 있어 특수하게 제작된 MBARI corer를 사용하여 퇴적물 시료도 함께 채집하였다. 이 장소를 이륙하여 본 목적지인 Mont Blanc Point로 가는 도중에 ODP (Ocean Drilling Project)관련자들이 해저에 만들어 놓은 re-entry cone을 발견하기도 하고, 죽은 무수한 침니들과 과거 유인잠수정 ‘Shinkai 2000’에서 부상할 때 사용하던 ballast를 발견하기도 하였다. 목적지 도착 후에는 각 종류별 생물들을 suction sampler와 manipulator를 사용하여 채집하여 sampling busket과 box에 담았다. 한 가지 특기할 사항은 이번에 만들어진 채수기 중 하나인 ROCS이다. 열수의 침니에서 분출되는 고온의 해수를 그대로 채집하는 장비로써 이번에도 침니의 구멍에 채수기의 선단을 집어넣어 약 250도 전후의 해수를 채집하였다. 심해 및 열수 연구를 오랫동안 수행한 국가나 연구소들은 대체적으로 자신들의 경험 속에서 필요한 장비들을 개발하여 실재적인 연구에 활용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과거  GAMOS (Geochemical Anomalies MOnitoring System), in-situ colonization systems (ISCS), WHATS (Water Hydrothermal Atsuryoku tight Sampler), CTDT (Conductivity, Temperature, Depths, Turbidity meter) - Niskin sampler, ISFET in-situ PH sensor 등의 장비 개발은 오랫동안의 실제 경험을 통해서만 개발되어지는 고효율의 연구 기자재로, 향후 우리 연구원의 무인잠수정 활용 시 중요한 참고 장비들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채집된 시료 중 게나 새우류 그리고 일부 복족류 등 종류별 생물이 선상 실험실에서 사육 시스템(언제나 가장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게 되는 장비들이다)에 의해 살아있는 채로 사육되었고, 그 중 일부 생물들은 한 달 간의 항해 중 선상 실험의 재료로 사용되었다. 이번 항해의 특징 중 하나는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살아있는 생물을 가지고 선상에서 연구 결과를 80-90% 도출해내는 것이었는데, 그래서 유전자 분석 장치 등 중요 실험장비들을 탑재하였다. 결국 항해의 후반부에는 많은 연구 결과들이 도출되었고, 그 결과에 대한 분석을 마지막으로 내리는 전날까지도 함께 실시하였다. 이 결과들은 곧 국제학술지에 투고될 예정이고, 그 후의 연구를 위해 미래 공동 연구 계획을 세운 후, 우리는 휘지의 Suva항에 내렸다. 언제나 국제공동연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느끼게 되는 감정이지만, ‘우리는 언제 저러한 연구과제와 연구가 가능한 주변 환경들이 조성될까?’ 하는 약간은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주도적인 국가가 아니더라도 국제공동연구에 지금보다는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장기 계획과 함께 그러한 연구여건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07-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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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