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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Institute of Ocean Science & Technology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유출 사고, 그 후 10년 세계적 수준의 유류오염 연구 성과를 말한다.

  • 조회 : 4121
  • 등록일 : 2019-04-01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유출 사고, 그 후 10년

세계적 수준의 유류오염 연구 성과를 말한다.

-유류오염 환경영향평가 및 환경복원 연구-


타이틀 이미지


소라야,  지내니?

기름이 바다를 덮었는데 괜찮니?

너는 집도 없는데 어떡하니?”



-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유출 사고의 고통을 담은

환경 문제 작품집 『강물아, 바다야』에 수록된 어린이시 중에서 -

 

 

 청정해역이었던 충남 태안 앞바다가 최악의 유류유출 사고로 순식간에 죽음의 바다로 바뀌게 된 2007년 12월 7일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유출 사고(이하 HSOS, Hebei Spirit oil spill). 사고 발생 4일 후부터 현장에 조사 캠프를 설치하고 사고에 의한 해양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온 KIOST가 지난 10년간 협동연구기관과 함께 추진했던 방대한 연구 성과를 종합한 「유류오염 환경영향평가 및 환경복원 연구」에 관한 최종보고서를 최근 제출했다. 이번 호에서는 당시 연구를 주관했던 KIOST 남해연구소 유류·유해물질연구실을 찾아가 사고 이후 생태계 회복 현황 및 연구 성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유류유출 사고의 예방과 대응에 관한 의견을 들어본다.


서해안 전역으로 확산된 유류오염

800 개의 정점을 대상으로 다각적인 해양오염영향조사 실시

2007년 사고 당시 유출된 12,547㎘의 원유는 강한 바람과 조류를 타고 퍼져나가면서 서해안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사고 후 4일 째에는 학암포에서 파도리에 이르는 35 km 해안이 두꺼운 기름 층으로 뒤덮였으며, 해안으로 유입되지 않은 일부 기름은 사고 해역에서 300 km 이상 떨어진 제주시 조천읍까지 유입되었다. 바닷속은 물론 갯벌의 생태계까지 심각하게 파괴된 해양환경 복원을 위해 방제당국과 전국에서 130만 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이 태안에 모여들었고, KIOST 연구진 역시 광범위한 해역에 미친 사고의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신속하게 현장으로 달려갔다. 유류 유출사고에 따른 환경영향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사고 초기에 ‘시간’의 손실과 ‘정보’의 유실을 최소화하라는 조사지침은 이번 사고사례에서 철저히 준수되었다.

 

KIOST 생태위해성연구부 임운혁 부장

사진 1. KIOST 생태위해성연구부 임운혁 부장

 

“단순히 숫자로만 이야기하면 사고의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기름 1ℓ만 유출되어도 유막이 축구 경기장 하나를 뒤덮는 정도임을 감안하면 당시 유출된 원유 12,547 ㎘는 실로 엄청난 양입니다. 처음에는 별도의 예산이 지원되지 않았지만, 관련 연구를 하고 있었기에 요청이 오기 전에 자발적으로 현장에 달려갔죠. 무엇보다 사고 초기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했기에 사고 4일 후부터 현장에 캠프를 조성하고, 2달 동안 거주하면서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당시 조사 자료는 사고를 제대로 대응하는데 핵심적인 자료로 활용됐고, 지금도 그 자료들이 없었으면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많습니다.”사고 초기, ‘우리가 아니면 누가 이 일을 하겠느냐’라는 책임감과 의무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응했던 것이 가장 보람됩니다.“

 

당시 원유 유출에 따른 영향범위가 서해안 전역으로 확대되어 장기간 지속될 것이 우려됨에 따라 정부에서는 해양환경관리법에 따라 긴급해양오염영향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다. KIOST가 연구를 주관하고, 충남대와 네오엔비즈(주)가 참여하여 유류오염 조사, 생태독성 조사, 생태계 영향평가 등을 신속하게 진행하였다. 해양 및 해안의 유류오염 범위, 수준, 지속정도 파악을 위해 약 800여 개 정점에서 조사가 진행되었으며, 초기에 이슈가 된 타르, 가라앉은 기름 등의 조사를 위해 민··연 공동조사도 실시하였다. 이와 함께 현장상황에 익숙한 지역주민들과 NGO 중심의 시민조사단과 함께 태안뿐만 아니라 전라도 해안까지 해안 유류오염 조사를 공동으로 진행하였다. 

 

 “뜨거웠던 자원봉사자들의 관심은 방제 활동뿐만 아니라, 조사활동 참여에도 이어졌습니다. 지역주민들과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조사에 참여한 시민조사단을 대상으로 해안선 유류 오염 평가 이론 교육과 현장 실습교육을 실시한 후, 연구진들과 함께 태안반도와 충남도서 및 전라도서 지역의 오염 현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했습니다. 다양한 조사활동들을 통해 수집된 오염평가 자료들은 사고의 수습과 복구를 위한 특별법 제정과 생태계 회복 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되었습니다.”

 

- KIOST 생태위해성연구부 임운혁 부장 - 


사고 초기 기름 오염 현황유류오염 조사 정점

그림 1. 사고 초기 기름 오염 현황

그림 2. 유류오염 조사 정점


사고 직후 만리포해수욕장 및 방제작업 1사고 직후 만리포해수욕장 및 방제작업 2


사진 2, 3. 사고 직후 만리포해수욕장  방제작업


만리포해수욕장 유류오염 공간분포

그림 3. 만리포해수욕장 유류오염 공간분포


KIOST 조사결과 바탕으로 특별법 제정

일회성 연구가 아닌, 장기적 모니터링 수행의 동력 마련

2008년에 제정된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오염사고 피해주민의 지원 및 해양환경의 복원 등에 관한 특별법」은 단기조사로 끝날 수도 있었던 금번 연구를 10년의 과제로 끌어가는 동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징벌적 배상제도를 통해 기금을 조성함으로써 엑슨 발데즈 유류유출 사고(이하, EVOS)의 모니터링 및 관련 연구를 30년 동안 진행해온 미국과 달리, 그간 우리나라는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Funds, International Oil Pollution Compensation Funds)1)의 한정된 예산 안에서 피해보상 및 영향평가를 비롯한 활동을 진행했기 때문에 지속적인 유류오염 연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유류오염 사고는 잔존유의 영향을 장기적으로 관측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전 세계적으로 형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프랑스의 에리카호 유류유출 사고(1999년)와 스페인의 프레스티지호 유류유출 사고(2003년) 등이 인적·물적 인프라 투자에 한계를 느끼며 3~4년의 단기조사만 추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러나 국가 초유의 사고에 당면한 국내 민·관·학·연의 관계자들은 KIOST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복원지역 지정과 환경복원계획을 수립했으며, 이는 특별법 제정을 통한 다수의 전문 인력 양성 및 연구 인프라 확충의 기틀로 이어졌다.

 


1) 유조선 사고  선주의 책임을 넘어서는 오염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기금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140 개국이 회원국이다.



최신 연구 분야를 접목, 신속한 의사결정 지원 

잔존유로 인한 해양 생태계 영향 지속적 모니터링

KIOST는 유출유의 장기적인 거동특성, 미량의 기름 노출로 인한 생물영향 등 기존 EVOS에서 규명한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기존에 미진했던 분야를 추가하고, 최근 연구 성과를 접목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유류오염 연구를 세계적 수준으로 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국제적으로 연구가 활발한 환경법과학(Environmental Forensics)과 환경원유체학(Environmental Petroleomics) 등의 분야를 유류오염과 접목해 최신 유지문감식기법 개발, 분자수준의 유류성분 분석, 유류 내 미지독성물질 분석 등 선진적인 연구를 수행했다. 또한, 사고 초기 신속한 의사결정지원을 위한 현장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대기·해수·퇴적물·생물을 포함한 해양 다매체 내 유류오염을 현장에서 평가할 수 있는 현장용 신속분석기법도 개발했다. 현장형광분석기술의 경우, 300분이 소요됐던 한 개의 시료 분석 시간을 60배 이상 단축할 수 있어서 현장에서 준 실시간으로 자료 생산이 가능하여, 사고 발생 시 조업 중단, 수산물 유통 금지, 해수욕장 폐쇄 등과 같이 신속한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현안사항에 대해 과학적인 지원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동실험실은 각종 현장용 분석장비와 분석기법이 탑재되어 사고 발생 시 실시간 현장 지원이 가능하며, 특히, 사고 초기 대기 중 휘발성유기오염물질 등의 현장 측정을 통해 방제작업자 및 지역주민들의 유해물질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2). 


KIOST는 이 외에도 사람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지역이나 초기 방제가 부족했던 지역(호박돌 해안, 펄갯벌, 염습지 등)에 분포된 잔존유의 재부유 가능성 및 먹이사슬을 통한 해양 생태계의 영향을 규명하는 데도 주력했다. 또한 이동성이 있는 어류는 기름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으로 회피한다는 것이 과거 학계의 정설이었지만, 사고 지역에 서식하는 어류의 건강성 평가 및 실험실 노출평가를 통해 기존에 알려진 독성영향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아치사 영향을 규명한 바 있다.


이동실험실 차량이동실험실 차량 내부 모습

사진 4, 5 이동실험실 차량()  내부 모습()

 

 


2)이동실험실  각종 현장용 분석기법들을 이용해 현장에서 확보된 유류오염 자료는 KIOST 구축한  GIS 기반 플랫폼(KERMA, Korea Environment Response Management Application) 통해 관계기관에 제공되며, 과학적 의사결정을 위한 기본자료로 활용된다.

 


다차원가스크로마토그래피(GCxGC)를 이용한 기름 정밀 분석기름에 노출된 어란의 발생독성

그림 4. 다차원가스크로마토그래피(GCxGC) 이용한 기름 정밀 분석

그림 5. 기름에 노출된 어란의 발생독성 


“과거에는 급성적인 독성 노출에 의해 폐사되는, 눈에 보이는 영향들에 초점을 맞춰 연구가 진행되었다면, 금번에는 현장 및 실험실 연구 결과 아치사(저농도) 수준의 기름 노출이 어류의 면역계 교란에 영향을 유발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생태계 회복에 대한 연구는 물론, 기름 노출이 수산물의 상품성을 훼손될 수 있음을 규명하고, 어민들의 피해 기간 산정에 필요한 자료도 확보했습니다. IOPC Funds는 피해 당사자인 어민들이 재산상의 피해 규모를 입증해야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국민 서비스 차원에서 연구책임자가 어민들의 보상 청구 기준을 논의하기 위해 직접 영국에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 KIOST 생태위해성연구부 임운혁 부장 -




조사기법의 공유  표준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

HSOS 통해 축적된 사고대응 역량 계승·발전

또한 KIOST는 학술성과 위주의 연구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도출된 연구 성과를 대내·외에 널리 전파하기 위한 활동도 병행했다. 현장 활용이 가능한 연구 수행 및 성과 확산을 위한 22종의 지침서 발행 외에도, 매년 7개의 국내 해양오염영향조사 법적기관들을 대상으로 교육훈련 및 워크숍을 진행함으로써 본 연구에서 개발된 성과를 공유했으며, 화학 분석 뿐만 아니라 독성평가·생태계 조사기법의 공유 및 표준화를 위한 기반도 제공했다. 이와 함께 국내 언론 및 일반인들에게 잘못 알려진 가짜 뉴스들에 대해서도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20종의 팩트 시트를 작성하여 배포했는데, 당시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채로 보도된 일부 과장된 내용들이 사고 대응에 지연과 혼선을 빚었던 만큼, 이를 추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었다. 임운혁 책임연구원은 “금번 연구는 세계에서 단일 유류오염 사고를 10년 이상 모니터링 한 두 번째 사례로, HSOS를 통해 축적된 사고대응 역량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국민적 관심과 지속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포그래픽 책자 발간홍보 동영상

사진 6. 인포그래픽 책자 발간

사진 7. 홍보 동영상



“10년 간 관련 연구를 진행하면서 해결하고자 했던 주제가 바로 ‘생태계 회복의 기준’입니다. EVOS와 HSOS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과학적 지식은 시간이 지난 후에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에서는 2014년을 기점으로 태안을 포함한 유류오염 피해지역의 완전한 회복을 선언한 바 있지만, 일부 해안에서는 잔존유가 발견되고 있으며 몇몇 생물 종은 회복 여부를 결론 내리기 어려운 변동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만에 하나라도 생길지 모르는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서 관련 연구를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한 과학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 KIOST 생태위해성연구부 임운혁 부장 -

HSOS 후 시간에 따른 회복 경향

그림 6. HSOS  시간에 따른 회복 경향



예방보다 나은 대응은 없다

사고의 아픔을 씻어내고 변화의 희망으로 각인되기를 기대

해양오염은 인류가 마주한 현재일 뿐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은 아니며, 인류의 노력과 행동 여하에 따라서 충분히 바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10년 간 이어진 KIOST의 꾸준한 조사와 복원 노력을 통해 최근 안정적인 생태계로 회복되고 있는 서해 앞바다. KIOST는 금번의 연구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과학기술로 해양 생태계를 지킨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유류오염 사고의 예방과 대비, 대응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되는 KIOST의 금번 연구가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유출 사고의 아픔을 걷어내고, 미래 해양사고로부터 인류의 바다를 지켜나가는 굳은 의지의 징표로 각인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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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19-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