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해양시료 규장각 안에 

해양플랑크톤을 위한 5성급 호텔이!

『- KIOST 남해연구소 해양플랑크톤 기탁등록보존기관 -』

해양생물자원은 독특한 해양 환경에서 획득한 특별한 생명현상과 생체물질로 인해 환경·의약품·식량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친환경 미래 생명자원으로, 이를 선점·확보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2015년 9월, 해양수산부로부터 미래 청정에너지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해양플랑크톤의 보존·관리를 위한 기탁등록보존기관으로 지정된 KIOST 남해연구소의 해양시료도서관 내에 국내 최초로 구축된 해양플랑크톤 보존실을 찾아가본다.

해양생태계의 기초생산자이자 청정 미래자원
“해양플랑크톤”의 보물창고를 세우다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생산하고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포함한 다양한 생리활성물질을 생산하는 해양생태계의 기초생산자인 해양플랑크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적조, 지구온난화 등 수산피해의 저감을 위한 연구의 주요 소재일 뿐 아니라, 건강식품 및 양식업의 재료로 활용이 가능해 해양수산업의 미래산업화를 위한 중요한 해양자원으로 꼽힌다. KIOST 해양플랑크톤 보존실은 해양플랑크톤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기 위한 국내 최초의 연구지원 시설로, 첨단 장비와 전문 인력이 특별 관리하는 그야말로 ‘해양플랑크톤 맞춤형 오성급 호텔’인 셈이다.

“해양플랑크톤은 주로 환경 분야에서 생리적 특성을 이용한 수질정화라든지 이산화탄소 포집 등에 많이 활용되었으나, 최근에 ‘스피룰리나’, ‘클로렐라’와 같은 건강식품이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자원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현재 해양플랑크톤을 수집해 어떤 종인지 분류하고 장기적으로 보존·관리하며, 자원으로서 어떤 가치가 있는지 확인·평가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데, 향후 해양바이오 산업의 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화장품, 의약,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게 될 것입니다.”

단순한 해양시료의 확보가 아닌
배양과 분양으로 다방면의 지속가능한 연구 활동 지원

해양시료도서관 신현호 박사 연구팀은 해양수산부에서 2015년 9월 ~ 2017년 2월(1년 6개월)까지 진행된 ‘해양플랑크톤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 지원 사업을 완료한 상태이며, 올해 5월에는 해양수산부에서 발주한 “해양생명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 사업에 참여 신청을 하였다. 최근 건강식품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해양플랑크톤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선점적 자원분야에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며, 본 사업에 선정되면 해양플랑크톤 자원을 지속적으로 보전·관리할 수 있고, 많은 연구원 및 관련 산업체 등과 연계하여 폭넓은 활용을 기대하고 있다. KIOST 남해연구소는 ‘해양플랑크톤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 지원 사업을 수행하며 해양시료도서관 내에 해양플랑크톤 보존실을 구축할 당시, 1995년부터 한국해양미세조류은행(KMMCC)에서 보존·관리해온 식물플랑크톤 배양주와 해양플랑크톤 기탁등록 보존기관을 운영해 왔던 부경대학교의 자원을 이관해왔다. 약 9개월에 걸친 이관 작업이 완료되자 이관된 배양주의 형태적 특징을 바탕으로 종에 대한 명확성을 확보하고자 재 동정작업 플랑크톤 배양주의 종이 명확한지를 밝혀내는 작업

을 수행하여 안정화단계에 있으며, 현재 1,800여 개의 배양주를 관리하고 있다.

해양플랑크톤의 생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온도와 빛을 자동 조절하는 특수장치 자체 개발, 최적의 보존환경 제공

특히 신현호 박사 연구팀은 해양플랑크톤의 생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온도와 빛을 자동 조절하는 특수장치를 자체 개발해 최적의 보존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디어의 출발은 광합성을 통해 성장하는 플랑크톤이 주야(晝夜)에 제한받지 않고 최대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것. 연구팀은 빛의 양과 조사시간, 온도(20℃)를 일정하게 컨트롤 할 수 있는 랙(rack)을 디자인해서 각 종별로 원하는 성장조건을 다르게 설정하는 맞춤형 선반을 제작하여 특허를 취득하였다. 이 특수장치는 일단 식물에 포커싱이 맞춰져 있지만, 살짝 응용을 시키면 다른 생물군(해조류, 물고기 등)에도 폭넓게 적용이 가능하다고.

해양플랑크톤의 보존·관리는 단순히 배양만 열심히 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는안정적인 전문 인력 풀(Pool)이 상당히 중요하다. 식물플랑크톤은 한정된 공간에서 성장하다가 특정시기가 되면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이때 집을 옮겨주는 작업(계대배양)이 필요하다. 집을 옮기기 전에 먼저 플랑크톤의 건강상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하며, 공기 중의 다양한 오염물질에 노출될 확률이 높으므로 최대한 오염되지 않은 공간에서 오염원들을 제거, 깨끗하고 건강한 상태에서 집을 옮겨줘야 한다. 따라서 신현호 박사는 다양한 해양생명자원들 중에서 특히 해양플랑크톤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자원을 보다 안정적·지속적으로 보존해 나가기 위해서는 관련 분야의 전문 기술 인력 포지션을 구축하기 위한 기관 및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용자 편의를 위한 해양플랑크톤 검색·분양시스템 구축 및

분양을 통한 연구 활성화 유도

또한, 연구팀은 동정이 완료된 규조류의 형태적 정보 제공 및 분양을 통한 연구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하여 분양 요청자 중심의 시스템 http://lims.kiost.ac/portal 을 구축중이며, 테스트를 거쳐 올 하반기 중 공개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해양시료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서 사용자가 쉽게 해양플랑크톤을 검색, 정보를 확인하고 대여 및 분양요청을 하면 온라인상으로 자격요건을 심사하고, 어떤 목적으로 대여·분양하는지를 파악한 후 대여·분양되는 시스템이다. 분양의 목적 또한 다양하여 관련분야 전문가들의 연구용뿐만 아니라,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학생들의 교육용으로 활용되며, 건강식품 가공이나 수산양식업 종사자들에게 수산자원의 먹이로 사용하기 위한 용도로도 폭넓게 분양되고 있다.

“저희가 분양한 해양플랑크톤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연구결과가 나왔다는 것도 보람되지만, 작년 12월에 건국대학교 대학원생들이 저희한테 분양받아간 종을 연구해 좋은 성과를 내어 회사까지 설립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온 몸에 짜릿한 전율이 흘렀습니다. 국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팀원들의 노력이 창업의 기반이 되고, 일자리도 늘리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했다는 그런 실질적인 피드백을 체감하면서, 본연의 업무에 더욱 열정을 쏟아야겠다는 각오가 생겼습니다. 세계 여러 곳에 해양플랑크톤을 보존하는 기관들이 있는데, 우리가 규모면에서는 작지만 향후 더욱 다양한 해양플랑크톤 자원을 확보·관리해 해양생명공학분야에서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 해양시료도서관 신현호 박사 -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 중에 아직 종 동정이 되지 않은 것들이 꽤 있어요. 식물플랑크톤이라는 큰 분류군 안에서 아직 무슨 종인지 확실히 알 수 없는 것들이죠. 올해의 목표는 유전자 및 형태적 분석을 통해 동정을 진행할 계획이고, 자원을 보존·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특히 스피룰리나, 클로렐라 등도 연구를 통해서 진정한 가치가 밝혀진 것처럼, 자원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식물플랑크톤을 좀 더 확보해서 활용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자원은 타 기관과 협력을 통해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가능한지 다방면의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해양플랑크톤의 보물창고를 통해 잠재력을 갖춘 해양생물자원의

확보와 활용 부문에서 컨트롤타워 역할 수행하길

‘해양생명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사업’을 통해 분류 및 동정을 중심으로 해양플랑크톤의 자원 확보 측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 연구팀은 나아가 해양생명자원통합정보시스템(MBRIS)과의 연계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분양 및 대여가 가능하도록 자원 확보와 활용의 유기적인 연계체계를 확립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해양플랑크톤의 소중한 보물창고를 통해 해양생명자원의 산업화 및 생명공학연구에 활용될 수 있는 자원을 적극 확보·보존하고, 타 기관과의 지속적인 연계협력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여 해양바이오시대에 대응하는 국가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