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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Institute of Ocean Science & Technology

생명의 호수, 교훈의 호수 시화호에 가다

  • 조회 : 8051
  • 등록일 : 2015-10-30
생명의 호수, 교훈의 호수 시화호에 가다

 

 

 

 

 

사진1. 시화호 주변 지역의 전경.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이 노력한 끝에 시화호는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 시화호관리위원회

 



악명은 잊혀졌다. 오랜만에 찾은 시화호의 갈대습지는 한때 죽음의 호수라고 불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생명이 북적였다. 시간의 힘 때문만은 아니었다. 한때 자연을 거슬러서 재앙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던 시화호는 원래의 모습으로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그 이면에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죽음의 호수를 되살리기까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하 KIOST) 김경태 박사(환경기반연구센터 센터장)은 시화호를 되살린 사람들 중 한 명이다. 그는 시화호 오염문제가 절정에 달했을 때부터 환경 개선·복원 방안을 두고 고민해왔으며 지금도 해양수산부 정책연구인 ‘시화호 해양환경 개선사업“의 책임자로서 환경관리와 개선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2. 김경태 박사는 시화호 문제를 발생 초기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관찰해 온 몇 안되는 
연구자 중 한 명이다. 시화호환경관리위원회의 운영·지원에 관여하는 그는 시화호 생명 부활에 기여한 공신 중 한명이다.

“예전에는 시화호 주변의 대기상태도 무척이나 나빴어요. KIOST가 있는 이 곳만 해도 희뿌연 먼지와 매연 탓에 연구실 창문을 열어놓으면 금방 머리가 아파지곤 했을 정도였죠. 그도 그럴 것이 주변에 대형 산업단지가 두 곳이나 있었으니까요. 다행히 지금은 산업단지의 오염물질을 관리하면서 대기 상태가 많이 개선됐어요. 그렇지만 바다는 여전히 예전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지요.”
겉으로 보기에 시화호는 완전히 치유된 것처럼 보인다. 인터넷으로 시화호를 검색하면 연관검색 내용으로 조력발전소나 전망대, 낚시터와 같은 관광정보가 노출된다. 또한 시화호 연안 수역에는 동죽이나 가무락, 콩게, 달랑게와 같은 갯벌 생물들이 돌아오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희귀한 철새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예 시화호의 갈대숲을 생태습지로 소개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그러나 김 박사는 연구자료들을 보여주며 시화호를 되살렸다고 말하기에는 한참 이르다고 지적했다.

 

사진3. 시화호의 갈대습지는 하천을 통한 오염물질 유입 저감을 위한 인공시설이었으나 현재는 생태관광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겉으로 완전히 치유된 것처럼 보이는 시화호 수면 아래에는 여전히 옛 상처가 잠자고 있다.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시화호 바닥에는 중금속 등 다양한 오염물질들이 깔려있어요. 그간 산업단지에서 배출된 폐수들에 섞여있던 오염물질들이 해저면에 축적되어 있는 것이죠. 시화호를 해수화하고 조력발전소를 가동으로 해수 유통량이 증가하면서 많은 오염물질들의 오염도가 낮아지고 있으나 퇴적물에 쌓인 물질들은 환경조건에 따라 영원히 묻혀 있을 수도 있고 다시 수층으로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섣부른 계획이 낳은 비극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사실 시화호의 목적은 간척 농지에 필요한 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담수호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1994년 방조제가 완공되자마자 수질은 급격히 나빠졌다. 방조제 안쪽이 바깥의 흐름과 완전히 격리된 상태에서 유역내에 큰 하천이 없고 주변의 산업단지와 주거지로부터 폐수가 끊임없이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수가 있는 상태에서 담수가 들어오다 보니 염분에 의한 농도 차이로 물에 성층이 생겼는데 여름에 특히 이런 현상이 뚜렷하였다. 아래쪽에는 무거운 해수가 고이고 그 위로 가벼운 담수가 올라앉아 물이 섞이지 않고 제자리에 고인 채로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공기 중의 산소가 저층수까지 전달되지 못했고 시화호는 금세 죽음의 호수가 되어버렸다.

 

사진4. 시화호 중 해수 순환이 순조롭지 않은 일부는 아직도 녹조가 끼는 등
오염 초기의 모습이 남아있다.


“지금 갈대습지가 있는 저쪽에 여름철마다 빈산소수괴가 나타나곤 했습니다. 빈산소수괴란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 즉 용존산소의 양이 적은(3mg/L 이하) 수생환경을 말하는데, 이런 일이 생기면 생물들이 살 수 없죠. 대부분의 수중생물들은 물속의 산소를 이용하여 살아가니까요. 자연히 생태계가 근본부터 파괴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해수화가 결정되어 방조제 중앙에 조력발전소를 가동하자 용존산소 문제는 해결됐습니다. 바닷물이 시화호로 계속 드나든 덕분이죠. 조력발전소 가동 이후 드러나는 갯벌에 대한 조사에서는 저서생태계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부활하고 있다는 신호를 확인하고 있지요. 그러나 상류 지역에서 가끔 빈산소수괴가 일시적으로 나타나기도 해서 지속적인 조사와 대책이 필요해요”

 

사진5. 갑문을 열고 제방을 조력발전소 건설로 해수 유통이 크게 증가하자 갇혀 있던 물이 흐르면서
수질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강우시 인근 산업단지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지극히 어려운 과정이었다. 조력발전소 건설이 결정되어 완공되기까지 10여 년 동안 시화호의 상태는 그리 호전되지 않았다. 방조제의 배수갑문 일부를 열기는 했지만 갑문 근처의 상황만 나아질 뿐, 넓은 호수 전체에 영향을 주기에는 유입되어 순환하는 물의 양이 너무 미미했다. 결국 시화호 종합관리계획의 1단계는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시화호에 대한 국가차원의 수질모니터링은 세 군데의 정점에서 했어요. 수온, 염분, 산소량, 화학적산소요구량, 영양염류, 부유물질 등 다양한 항목을 분석했지요. 처음에는 사람이 직접 물을 채취해서 분석하다가 수질관리를 꾸준하게 자주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어서 수질자동측정소를 세웠어요. 취수관과 전기를 연결하고 시화호의 물을 끌어들여서 자동으로 수질을 분석하고 자료를 전송해주는 장치였죠.” 


협력으로 정면돌파하다
 


시화호는 시흥, 안산, 화성시의 세 개의 지역에 면해 있다. 당연히 세 지방자치단체간의 협력이 절실했다. 이에 유역 통합관리를 위한 조직으로 시화호관리위원회가 2002년 11월에 총리훈령으로 설치되었다. 이 기구는 유역관리를 위한 관련기관강의 역학 조정, 민·관·산·학 협동으로 계획 수립 및 시행 체제를 구축하고, 시화호 이용에 있어 이해당사자간 상충되는 문제를 조정하는데 목적이 있다. 한편 시화호에 대한 환경 조사 시기와 항목, 조사지점이 기관에 따라 달라서 자료를 공유 및 활용하고 비교분석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시화호 유역 통합환경모니터링 체계‘이며 시화호관리위원회가 이 부분도 관할하고 있다.

 

사진6. 지난 10월 14일에 열린 시화호관리위원회 실무협의회. 시화호에 면한 세 도시의 공무원과
관계기관, 연구자, 시민단체가 대거 참여하여 함께 시화호의 관리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환경모니터링 체계를 통합하면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연구기관끼리 비교 실험을 진행한 덕분에 자료의 신뢰성이 높아졌습니다. 또한 연안오염총량관리의 확대에 대비하여 해수부에서는 해양환경측정망 조사 정점수를 10개로 크게 늘렸고 조사 빈도로 12회로 증가시켰어요.” 현재도 관리위원회는 시화호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지자체와 연구분야를 초월한 협의체를 이끌고 있다. 아무래도 위원회의 성격상 지자체이 눈에 띄게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지는 않고 있지만 시화호 환경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안산시는 시화호의 70% 이상을 관리하는 주체인 한편, 화성시계 내에서 레저 및 주거지구인 송산그린시티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관련 지자체들로서도 시화호 환경개선은 절실한 과제다.

 

사진7. 시화호 내·외측에 세워진 수질자동측정장비. 시화호의 수질을 24시간 감시하여 정보를 축적한다.

 

“대부도에서 시화호에 면한 쪽을 대송단지로 정하고 여기에 농지를 조성하려는 계획이 있어요. 원래 시화호를 담수화하면 농업용수를 끌어오려고 했는데 시화호를 해수화하면서 용수 확보에 어려움이 생겼어요. 그래서 대부도 서쪽에 위치한 탄도호의 물을 활용하자는 계획이 수립되었으나 그 또한 농업용수 수질을 만족시키지 못하게 되었지요. 현재는 방조제가 완공되고도 해수호로 유지하고 있는 화성호를 담수화해서 용수를 이용하자는 계획이 있어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화성호를 담수화할 경우 시화호와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을 우려하고 있어요. 지금은 시화호의 비극을 피해가기 위해 여러 방안이 강구되고 있습니다. 시화호가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된 셈이지요. 언젠가 완전히 환경이 개선되면 반면교사가 아니라 우수한 복원사례로 기록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진8. 연구실에서 시료를 분석중인 김경태 박사. 시화호 복원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아직 많은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2015-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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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