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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Institute of Ocean Science & Technology

온누리호 태평양 탐사기

  • 조회 : 9750
  • 등록일 : 2009-12-29

- 온누리호 2등항해사 김현석 씨 

- 프롤로그 -

나는 온누리호 2등 항해사다.

연구선에는 연구선을 총괄지휘하고 총책임을 맡는 선장 이외에 항해업무를 담당하는 항해부(3명), 기관업무를 담당하는 기관부(5명), 갑판업무를 담당하는 갑판부(4명), 조리업무를 담당하는 조리부(2명)로 업무가 분담되어 있다. 그 중 나는 항해업무를 수행하는 항해사이다. 

연구원에 들어오기전인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 상선에서 항해사 업무를 하면서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과 만나 일하며 즐겨웠다.

그리고 2006년 한국해양연구원 온누리호 항해사로 연구원에 발을 내딛으며 다양한 연구 탐사를 경험하였다. 특히 2009년 올해는 그 동안 북태평양 3개월, 남태평양 2개월로 나뉘어 있던 탐사를 합쳐 5개월의 긴 탐사를 마치고 돌아왔다.
1000톤급의 온누리호로 태평양을 오간다고 하면 큰 상선을 타던 친구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꼭 살아서 돌아오라고..”
그만큼 배에 대해서 아는 친구들은 이것이 얼마나 어렵고 위험한 것인지 안다.

하지만 이토록 위험하면서도 어려운 탐사를 위해 16명의 선원과 약 20여명의 연구원들은 태평양을 내 집 드나들듯 누비고 다닌다니 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를 누군가는 알아주기를 바라며 태평양 탐사기를 써내려간다.


태평양 탐사 Go

5개월간의 대장정은 연구과제 3개(북서태평양이 한반도 주변해역에 미치는 영향연구,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사업, 남태평양 망간각 ? 열수광상 개발사업)를 수행코자 북서 ? 북동 ? 남동태평양을 쉬지않고 운항하며 연구사업을 지원하였다.


첫째 마당.. 

     


먼저 첫 번째 과제인 ‘북서태평양이 한반도 주변해역에 미치는 영향’ 이라는 과제를 안고 한국을 출항하여 탐사를 시작하였다. 북서태평양에서 흘러온 바닷물이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한반도를 지나간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고 있지만 지구의 기후 변화로 인한 미세한 해수 온도 차이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을까?

이러한 사실을 기초로 북서태평양의 기후 변화가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연구하기 위하여 다년간 수행되어 온 탐사이다. 

수심별 해수를 채수하여 그 성분을 연구하고 미생물, 생물 등을 채집, 연구하여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를 관찰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한반도에는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관찰, 추적하는 연구이다.

다행히 이 탐사를 순조롭게 마치고 중간 기항지인 괌으로 입항하였다.

그리 길지 않은 항해에 1박 2일간의 짧은 정박이었지만 오랜만에 흙을 밟는 기분이란 그 아무리 아스팔트라도 사람은 흙을 밟고 살아야 한다는 옛말을 새삼 떠올릴 수 있게 한다.


둘째 마당.. 

    

짧은 정박을 마치고 다시 떠나는 탐사작업...

이제 북태평양에 위치한 우리나라 심해 광구 탐사를 위해 떠난다. 괌에서 하와이까지 약 보름동안 탐사 수행 없이 이동하는 항해이다 보니 조금은 여유를 찾는다. 연구탐사시에는 바쁘고 고된 업무로 태평양 넓은 바다보다 작고 아늑한 내 침대가 나를 반겼다. 바다냄새가 다시 느껴질 때쯤인 열흘동안은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반짝이는 수면과 보랏빛 융탄자같은 해질녁 수평선, 그리고 보름달이 그대로 투영되어 알사탕 하나가 바닷물에 빠져있는 것 같은 광경들을 보며 새삼 항해사가 된 내 자신을 뿌듯해 한다. 

그러다 날짜 변경선을 통과하며 고향과 멀어짐을 느끼며 달빛에 사랑하는 누군가의 얼굴을 떠올리는 장면이 결코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이렇게 바다의 짠내는 흙내음의 달콤함을 금새 잊게 해준다. 

하와이 호놀룰루항에 기항하여 보급(식료품, 연료 등)을 받고 연구원들을 태우고 본격적인 탐사에 나선다. 이 탐사는 심해 광물 자원 탐사로 이미 수차례 언론을 통하여 알려진 북태평양 한가운데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심해 광구에서 광물 채취를 위한 기초 탐사를 수행한다. 광구 지역의 광물 자원의 가치 판단과 보존량 확인을 위해 여러 가지 장비를 이용하여 광물 샘플을 채취한다. 수심 5000미터정도 되는, 말 그대로 심해이기에 이러한 작업이 그리 용이치는 않다. 하늘이 돕지 않아 파도라도 높게 치는 날이면 하루에 1000만원 정도되는 온누리의 운항비가 고스란히 바다 한가운데서 날아가버린다. 그렇지만 이런 돈 문제는 목숨을 내걸고 바다 한가운데서 작업하는 우리에겐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아무런 사고 없이 좋은 연구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이 지상 과제 아니 해상 과제인 것이다. 
잠들기 전 그 옛날 용왕님께 노하심을 풀라며 제물을 바치던 그들을 떠올리며 하늘에 기도하는 나의 모습으로 저 거친 바다를 이겨내려는 우리의 흔적을 남겨본다.


셋째 마당.. 

    


북태평양의 광물 자원 탐사를 마치고는 남태평양의 열수 광상 탐사를 위해 피지로 향한다. 피지는 남반구에 위치해 가는 도중 적도를 통과한다. 적도에 빨간 줄이 그어져 있다는 소문은 언제 누가 만들어서 퍼트렸을까 아직도 그 이야기를 듣고 묻는 이들이 많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적도엔 아니 적어도 바다위에 있는 적도엔 아무런 표시도 나 있지 않다.
이번 열수 탐사엔 새로 도입한 DEEP TOW SIDE SCAN SONAR 라는 장비를 이용하여 해저층을 관찰하기로 하였는데 탐사 중 장비를 유실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장비 유실 자체도 문제지만 이번 탐사에 큰 비중을 차지하였던 장비인 만큼 탐사 자체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하지만 수년간 이어져온 탐사인 만큼 많은 시행 착오를 겪었던 터라 대안을 마련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그리고 탐사 중 들려온 또 하나의 비보, 이번 열수 탐사에 참여한 한 연구원의 가족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긴 것이다. 말 그대로 한 배를 탄 사이, 매일같이 한솥밥을 먹으며 가족같이 지내는 우리들 중 누군가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긴 것이다. 모두 같이 안타까워하며 위로해주지만 망망대해 먼 바다만 바라볼 뿐 다른 수가 있을까.


바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겠지만 참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배를 업으로 살아가는 나에겐 더욱 그 안타까움이 커진다.
이러한 사건들을 뒤로 한 채 다시금 탐사는 진행되고 마무리 되었다.
이제는 탐사 막바지... 5개월 중 4개월의 긴 탐사를 마치고 한 달 남짓 우리는 마이크로네시아 축주를 향해 떠난다.

 

처음 탐사와 마찬가지로 태평양의 기후 변화 등을 관측하여 지구 미래에 관한 예측을 하는 탐사로서 피지에서 축으로 향하는 동안 탐사가 이루어졌다.
짧은 탐사를 마치고 입항하여 축에 자리한 우리 해양 연구원의 한남태평양 해양연구센터에도 방문하여 타지에서 열심히 연구 활동을 수행 중인 연구원분들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도 바다 위 배 안에서 외로움을 달래며 그래도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작업하는 환경이지만 머나먼 타지 말도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서 몇 명되지 않는 인원으로 고생하는 센터 연구원분들을 보니 새삼 편하고만 싶은 나의 욕심이 조금은 사그러진다.

- 에필로그 -

그렇게 모든 탐사를 마치고 축을 뒤로 하고 한국을 향해 달려왔다.
떠날 때는 한 여름이었는데 돌아와 보니 어느새 한 겨울이 되어 있었다. 열대지방만 돌아다니 탓에 계절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지내다 손등이 아릴 정도로 싸늘한 공기가 못내 반갑기도 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우리내 속담은 누가 만들었던가.

한 길 물 속을 알기 위해 이렇게 고생하는 우리를 보고도 그렇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열 길 물 속을 알기 위해 오늘도 온누리는 인도양을 헤집고 있다.

 
2009-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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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