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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Institute of Ocean Science & Technology

“10년이 넘는 기간의 자료를 집대성했습니다”

  • 조회 : 6590
  • 등록일 : 2015-07-31
“10년이 넘는 기간의 자료를 집대성했습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이재학, 유옥환 박사 인터뷰

 

생물학에서 생태학은 순수물리학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두가지 모두 다른 연구분야의 기초를 제공하는, '기반 학문'이다. 그만큼 연구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눈에 확 띄는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자연히 중요성에 비해 세간의 인식은 낮은 편이다.
그러나 생태조사와 같은 기초 연구가 없다면 바다에서 유용한 자원을 얻기위해 철저히 협소한 경험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현재와 미래의 해양생물자원-부산과 제주 연안(이하 해양생물자원)>을 낸 이유도 이러한 해양기초생태 조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방대한 정보를 다루어야 하는 만큼 제작이 쉽지는 않았을 터, <해양생물자원> 집필에 참여한 두 명의 연구자를 만나 제작과정에 얽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끈 이재학 박사. 그는 오랜 시간 동안 해양생물을 연구하고 은퇴 이후에도 후배 연구자들을 위해 연구자로서 왕성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짧은 시간 동안 두 지역의 생태계를 종합하여 화보집으로 내는 만만치 않은 작업을 담당하게 된 까닭도 그의 오랜 경험으로 쌓인 지혜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제주도와 부산의 연안환경에 대해 새로운 자료를 내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셨습니다. 이번 작업을 시작하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이재학(생물연구본부 전문연구위원):
 사실 이번 과제는 연구 실무에서 출발한 것은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원이 2017년에 부산으로 이전하는데, 이사 가서 새로 둥지를 틀 곳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었어요. 또 제주에도 제주국제해양과학연구·지원센터를 개소한 터에 인근의 해양생태계를 제대로 알아두어야 할 필요가 있었죠.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모여서 움직여야 했어요. 이 일을 지휘할 사람으로 제가 선정된 것이지요.

혼자 추진하기에는 다루는 자료의 양이 매우 방대한 프로젝트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참여하셨을 것 같아요. 
 :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내에 방대한 양의 자료를 정리해야 했어요. 게다가 분야별로 축적된 지식들이 많아서 각각의 전문가가 필요했지요. 그래서 우리 원에서만 12명, 부경대에서 3명의 연구진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참여하신 분들께서 쌓아오신 노하우가 아니었다면 이번 자료집을 내는 건 불가능했겠죠. 구체적으로는 어류분야에는 우리 원의 명정구, 이은경 박사님과 부경대의 김진구 교수님께서, 갑각류에는 유옥환 박사님, 패류에는 이형곤 박사님, 갯지렁이에는 최진우, 권순현 박사님, 극피동물에는 이순길 박사님, 기타 생물에는 박흥식 박사님께서 참여해 주셨습니다. 이외에도 일반 환경 분야에서는 최현우 박사님께서 기여해 주셨죠.

짧은 시간에 많은 자료를 조사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조사 중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 시간이 촉박한 데 비해 준비해야 할 자료는 많았죠. 특히 생물자원을 집대성하는 일이다보니 방대한 양의 사진자료가 필요했는데, 이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다행히 각 분야의 전문가분들께서 갖고 계신 자료를 활용할 수 있었어요. 통계자료는 그간 작성된 조사자료들이 충실했기에 이를 이용할 수 있었고요.
다만 사진이 없는 경우에는 해당 생물을 다시 촬영하는 일을 해야 했습니다. 수중촬영을 하기에는 시간여유가 넉넉치 않아서 수산시장과 지역 어민들의 도움을 많이 얻었지요. 유용생물자원을 정리하는 일이기에 어류의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 수산시장에서도 찾을 수 있었으니까요. 수산시장에서 보기 힘든 생물들은 표본을 촬영하여 보강했습니다. 다만 조간대 무척추생물들은 직접 촬영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번 작업에 참여하신 연구자분들께서 부산과 제주를 오가며 많은 고생을 해 주셨습니다.


많은 자료들은 기존에 축적된 자료를 활용할 수 있었지만 일부 사진자료는 새로 준비해야 했다. 
사진의 그물무늬무륵도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집필진들이 직접 새로 촬영한 것이다.

 

이번 발간사업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유옥환(생물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사실 부산과 제주도의 해양생태에 대해서는 기존에 나온 자료들이 많아요. 특히 수산자원에 대한 자료는 먹거리와 관련되다 보니 매년 갱신되고 있지요. 그래서 이번 작업에서는 연구센터가 세워진 제주 북동부 해역과 우리원이 이전하는 부산 영도 지역을 중심으로 출현하는 어류, 저서무척추동물의 종정보, 형태정보를 자세하게 정리하는데 특히 중점을 두었습니다. 
 : 이외에도 부산과 제주 생태계에 대한 기존의 연구자료들을 집대성한다는 의미도 컸습니다. 특히 어류 분야의 경우, 부산의 해양생태계는 남해 지역과 거의 비슷하다 보니 이번 작업이 남해의 생태계를 종합하는 의미도 있었지요. 이에 비해 제주도의 생태계는 남해 지역과 많이 다른 편이에요. 연구센터가 있는 제주 북동부의 행원리와 남단의 문섬을 중심으로 생물서식지도를 작성하였습니다.


<해양생물자원>에 실린 부산 지역 어업생산량 변화 추이. 1990년부터 25년간의 자료를 수집하여 정리했다.

 


 

<해양생물자원>에서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어획고 자료입니다. 그간 한반도 연안의 어군이 변화한다는 이야기는 많았지만 구체적인 자료로 정리하여 공개된 것은 처음인 것 같은데요, 이번 조사를 통해 새로이 확인된 사실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이번 작업에서는 총 25년간의 유용생물 어획고를 집대성했습니다. 이 자료를 통해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온 상승에 따른 영향을 분명하게 관찰할 수 있었어요. 구체적으로는 우리나라 전체로 볼 때 눈볼대나 다랑어, 대구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준치, 명태, 정어리는 빠르게 줄어들거나 아예 사라졌죠. 대체로 한류성 어종이 사라지고 난류나 온대성 어종이 늘어났다는 점이 데이터로 확인된 것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대구처럼 반대 사례도 보였다는 것입니다. 대구는 한류성 어종이지만 명태와는 달리 어획고가 늘고있는 이유는 아직 정밀한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도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30년 전부터 대규모의 대구 방류가 진해만을 중심으로 한 남해쪽에서 진행되어 왔습니다. 여기에 더해 서해의 냉수대와 동해의 낮은 수온이 대구가 자라나기에 좋은 여건을 제공하여 대구의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구의 무리가 서해와 동해로 나뉘는 한편, 이에 따라 회유경로도 변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는 동해와 서해의 대구가 사실상 다른 무리를 이루었다는 뜻입니다. 이에 저희 연구원에서도 대구의 회유경로에 대한 연구를 올해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재학 위원이 오랜 시간을 보낸 KIOST가 곧 부산으로 보금자리를 옮긴다. 이번에 발간한 화보집은 이사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둥지의 사전조사이자, 이재학 위원 개인에게는 연구인생이 담긴 공간이 떠나가는 데 대한 환송이기도 하다.

 

<해양생물자원>이 지역의 생물종을 집대성한 자료인만큼 타 연구분야에도 유용할 것 같습니다. 다른 분야에서는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요?   
 : 유용생물자원이라고 하면 흔히 먹거리를 생각하지만 사실 의약품이나 신소재의 원료로도 생물자원이 중요합니다. 그간 육상생물에 대해서는 생물자원을 산업 원료로 활용하려는 연구가 많았는데, 이에 비해 해양생물과 관련된 연구는 적은 편이었죠. <해양생물자원>이 해양생물자원의 목록을 충실하게 제공함으로써 관련 분야의 연구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생물자원에 대한 자료로는 기존에 나온 도감들도 있습니다. 기존의 도감들과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 대부분의 도감은 큰 생물 위주로 다루는 편입니다. 그러나 이번 작업에서는 부산과 제주 인근의 생물자원들을 망라하는 데 목표를 둔 터라 소형 생물들도 골고루 다루고 있어요. 그래서 <해양생물자원>에서는 기존의 도감에서 보지 못했던 분류군에 대한 정보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이번 작업으로 이 지역에서 출현하는 해양생물의 모든 종 리스트가 완전히 정리된 것은 아닙니다. 연구자들의 연구분야가 각자 다르다 보니 연구자들이 전체 생물종을 종합하여 설명하기란 매우 어렵죠. 예를 들어 연안 무척추동물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어군의 변화에 대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간의 연구자료를 집대성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고요. <해양생물자원>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부산과 제주지역에서 출현하는 어류와 저서무척추동물의 연구 자료를 모두 검토해서 정리했다는 데 있습니다. 이렇게 특정지역에서 출현하는 해양생물의 방대한 자료를 집대성한 도감은 그간 국내에 없었어요. 

 


해양저서생태계 전문 유옥환 박사

 


많은 공을 들여 집필하신 책인데, <해양생물자원>에 대한 반응은 어땠나요? 
 : 사실 반응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널리 배포하지는 못했습니다. 예산의 제약으로 300부밖에 인쇄하지 못했으니까요. 다만 배포가 된 곳에서는 매우 잘 만들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우리 원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서 원장님으로부터 고맙다는 연락을 따로 받기도 했어요.
 : 필자인 저희도 한 부씩밖에 받지 못했습니다. 자연히 주변에 나누어줄 수 없어 반응을 확인하기 어려웠죠. 향후 추가로 발간되거나 개정판이 간행되면 더 자세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겠지요. 

 

후속 연구로는 어떤 일을 계획중이신가요? 
 : 현재 저희 부서에서는 오프라인 도서가 아닌 온라인으로 해양생물들을 검색할 수 있게 하려는 계획입니다. 여기에 더해 해양생물 3D 모델을 인터넷 상에서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한편, 다양한 해상도의 3D 모델 소스를 공개하여 3D 프린터로 출력하여 모형을 만들 수도 있게 지원할 예정이에요. 현재는 부산 해운대 주위의 어류를 비롯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소형종, 미세조류까지 포함하여 만들려 합니다.
타 분야와 연계한 작업도 많습니다. 현재 대구 관련된 과제를 진행하고 있는데, ICT 기술을 이용하여 대구 무리를 추적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 뿐 아니라 타 분야 연구자들에게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컨대 유용물질을 추출해내는 연구의 경우에는 생물자원에 대한 기본 정보가 준비되어 있어야 연구의 방향을 정하고 아이템을 찾아낼 수 있는데, 여기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이번 작업이 할 역할이죠. 해양생물자원 관련 연구의 출발점인 셈입니다.
 : 정책담당자에게도 유용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향후 그 용도가 변화되거나 새로이 필요한 자원들이 어디에 있는지, 서식량은 어떻게 변화하는지 추적할 수 있어서 효율적인 관리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외에도 지역별로 비슷한 자료를 만들 수 있겠지요. 현재 안산시의 요청으로 연안생물자원 조사를 시작했는데, 이처럼 지역 중심의 생태연구를 추진하면 연안 생물자원에 대해 보다 섬세한 자료를 축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해양수산업은 물론, 관광업과 인접한 제조업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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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