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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Institute of Ocean Science & Technology

해양의 미래를 밝힐 '육상폐기물 해양투기 전면금지' 시행, 눈 앞에

  • 조회 : 3905
  • 등록일 : 2015-12-04
해양의 미래를 밝힐 '육상폐기물 해양투기 전면금지' 시행, 눈 앞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환경·복원연구본부 정창수 본부장 인터뷰

 

사진1. 환경·복원연구본부 정창수 본부장.

 


1993년 10월 17일 블라디보스토크 남동쪽 약 1백90㎞ 해상에서 러시아함정이 10시간에 걸쳐 방사성 액체 핵폐기물을 흘려보내는 것을 그린피스가 적발해냈다. 알고 봤더니 당시 처음이 아니라 구소련 시절 30년 동안 북한과 인접한 동해의 6곳을 포함, 오호츠크 해등 10곳에 핵폐기물을 버려왔다는 것이 추가로 밝혀졌다. 즉각 국내가 발칵 뒤집혔음은 물론이다. 정부 성명을 발표함은 물론 당시 주한러시아대사를 불러 엄중히 항의했다. 국제 사회에 항의하기 위해 런던협약을 찾았다. 런던협약은 ‘해양 투기는 각 나라 고유의 문제가 아닌 세계 문제다’라는 뜻을 모아 쓰레기 해양 투기를 막기 위해 1972년 런던에서 체결된 국제 협약이다.  1972년 만들어지고 1973년부터 행동을 시작했지만, 1993년 사건 당시 우리나라는 회원국이 아니었다. 때문에 러시아의 핵물질 동해 투기에 대해 항의하지 못했다. 그것이 우리가 1993년 12월 21일에 런던협약에 가입한 계기가 됐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우리나라는 오·폐수 해양 투기에 대해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우선 급한 대로 조사팀을 꾸려 러시아와 함께 투기지역 오염실태를 공동 조사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국내 해양 투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고, 그 결과 2016년 ‘해양 투기 전면 금지’라는 실효를 앞두고 있다. 런던협약 당사국 총 87개 중 가장 늦은 조치지만 의미 있는 행보다. 

 

사진2. 런던협약 회의에 참가 중인 정창수 본부장. 정 본부장은 국내 대표로 참가하고 있다.


정창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환경·복원연구본부 본부장은 러시아와 함께 동해 핵폐기물 오염실태를 공동으로 조사했던 인물이다. 오염실태 조사가 끝난 후에도 그대로 국내 각지의 해양 투기 실태를 조사하고 파악하였다. 2000년부터는 런던 협약에 한국 대표로 참석할 정도로 이 분야에 최고 권위자가 됐다.

 

정부에서 해양 투기에 관심을 가지기 전까지 실태는 처참했다. 투기된 폐기물은 주로 하수슬러지, 폐수슬러지, 인분, 가축분뇨, 음식물 쓰레기 등이다. 정창수 본부장은 “우리나라 해양에 버려진 폐기물은 종류도 다양했지만, 양도 어마어마했다”며 “이미 서울 남산의 약 2.5배 부피가 해양에 버려졌다”고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5년 환경부에서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슬러지를 비롯한 모든 폐기물을 매립하는 것을 전면 금지시켰다. 더는 처리할 곳이 없어진 업체들을 대전, 충남, 강원도 등지에서 100% 해양투기로 돌아섰다. 정 본부장은 “해양 투기가 가장 많았던 해가 바로 2005년이다”라며 “그 해 버려진 폐기물만 1000만㎥ 규모로 서울 남산이 5000만㎥ 정도니까 딱 1/5 수준이다”고 회상했다.

정 본부장은 2004년부터 해양 투기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투기 해역 조사와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2005년 말에 육상 및 해양 투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제안했다. 이 종합대책은 2006년부터 적용이 시작되었고 다행히 이후 해양 투기는 매년 10%씩 감소했다. 힘을 받은 정부는 2012년, 전체 투기 폐기물의 50%를 차지하고 있던 하수슬러지와 가축분뇨에 대한 두 가지 투기를 먼저 금지했다. 2013년에는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폐수를 금지했다. 산업폐수와 폐수슬러지 등 나머지 물질도 2014년까지 전면 금지를 목표했으나 산업계 등의 반발로 인해 약 2년 정도 늦춰졌을 뿐이다. 

 

사진3. 정 본부장은 전국에 있는 관계자를 모아 해양 오염 방지에 관련된 회의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월 대전에서 열린 회의를 준비하는 모습.


산업계의 반발도 충분히 이해되었다. 해양 투기 금지에 대한 관련 대책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규모의 사업장에서 비용 등의 문제로 난색을 보였다. 이에 따라 대안으로 마련한 것이 다양한 재처리·재활용 기술이다. 하수슬러지를 시멘트로 제작하기 위해 소각재로 사용한다거나 화력발전소 연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특히 2012년 환경부에서 화력발전소 연료의 5%를 무조건 폐기물을 사용하도록 한 규정이 콘 도움이 됐다. 혐기성 소화조를 거쳐 메탄가스를 생산하는 친환경 공정도 폐기물을 줄여준다. 정 본부장은 “친환경 정책은 폐기물 발생 억제와 재활용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 그것이 안 되면 그 다음부터 환경적으로 유해가 적은 소각, 매립, 해양투기 순서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안이 마련되는 와중에도 업체들과 환경단체의 힘겨루기는 계속됐다. 정 본부장은 관련 업체와 기관들을 조율해서 절충안을 만들어 나갔다.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사회·경제 분야의 혼란까지 줄여야 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방법을 마련해 나갔다.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 업체가 부족하다는 업체의 불만에 대한 대처법을 대표적인 해결 방안으로 꼽을 수 있다. 이 문제는 먼저 최소 2개의 폐기물 재활용 업체에 처리를 요청해본 후에 2개 업체 모두에게 처리 불가 판정을 받았을 때만 해양 투기가 가능하도록 의무화 시키는 것으로 해결했다. 물론 이 때도 반드시 중금속 오염도 등 해양 투기 기준을 충족시켜야 했다. 정 본부장은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해양 투기 전면 금지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업체들의 협조와 재활용 방식의 발전으로 실질적 시행이 발효되기 전인 올해 안에 해양투기가 종료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진4. 해양 투기 조사는 현장에 바다 뿐 아니라 산업 현장까지 직접 찾아가서 진행한다현장 실사를 진행 중인 모습.


내년부터 해양 투기 전면 금지가 시행되면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 걸까? 일단 오염 회복에 최선을 다하리라는 것이 정 본부장의 목표다. “동해 수심은 1,500m 이상이다. 밑바닥 온도는 0℃에 달한다”며 “그런 환경에선 유기물 분해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인위적 방안을 써서라도 빨리 복원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양은 한번 오염되면 회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제부터는 해양을 원래대로 복원시키는 것에 힘을 쓸 때다”라고 밝혔다.

 

201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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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