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과학기술, 미래를 향한 도전, 오늘은 그 마지막 순서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심해저자원연구부 이경용 박사님과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박사님, 깊은 바다 속에 부존한 광물자원에 대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광물들을 일컫는지요.

▶ 우선 다양한 광물을 함유하고 있는 광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심해의 대표적인 광산으로는 망간단괴,망간각, 해저열수광상을 들 수 있습니다. 청취자 분들께서 다소 생소하게 생각하실 수 있어 간략히 설명드리자면, 망간단괴는 해수 및 퇴적물의 금속성분이 해저면에서 물리적·화학적 작용으로 침전되면서 형성된 금속산화물로서, 니켈·구리 등 40여 종의 유용금속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망간각은, 아스팔트를 깔아 놓은 것처럼 암반 위를 감싸고 있는 검은색 광물 덩어리를 말하고요, 백금, 알루미늄 등 30여 종의 광물성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해저열수광상은 바다 속의 ‘화산’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뜨거운 물이 솟아오르고 가스와 연기가 뿜어져 나오며, 금·아연 등의 금속들이 침전되어 있습니다.

심해저광물자원 개발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전 세계적으로 광물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육지의 광물 자원은 한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심해에는 아직 인류가 채취하지 못한 엄청난 양의 광물 자원이 매장되어 있습니다. 또한 공해(公海)에서 획득하는 광구권은 일종의 ‘해양 영토’가 됩니다. 이곳에서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금속들의 국내수요를 충당하고, 잉여자원은 해외에 수출함으로써 당당한 자원보유국 및 자원수출국으로서의 토대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깊은 바다 속에서 광물을 채굴하는 작업이 기술적으로 어떻게 이뤄집니까.

▶ 석유와 가스전 개발의 경우 수심 2500m까지 들어갑니다. 심해 광물 채굴도 이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해저에서 긁어모으거나 흡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불도저나 진공청소기 기능을 띤 로봇이 동원되고, 고압 파이프로 광물을 빨아올리게 됩니다.

경제적인 가치는 어떤가요? 채굴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나 현장 탐사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것 같은데요.

▶ 금의 경우, 육지에서는 광석 1t 당 5g이 들어있으면 개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파악합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확보한 남태평양 통가의 해저열수광상에는 1t당 10g 쯤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구리의 경우에도, 육지에서는 광석 매장량 1000만t 당 0.5%가 박혀있으면 경제성이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가 확보한 통가의 구리 광산은 매장량 430만t에 5%쯤 채굴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총체적으로, 정확한 경제성은 시추를 통해 최종 판단하겠지만, 현재 저희는 20년간 연 30만톤을 채광한다고 가정했을 때 약 55억 달러, 연간 2억7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연간 약 2천 7백억 원의 금속자원 수입대체 효과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인도양에서도 독점탐사광구를 확보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탐사광구는 어느 정도입니까.

▶ 말씀하신대로 최근 국제해저기구와 ‘인도양 공해상 해저열수광상 개발을 위한 탐사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인도양 공해상 중앙해령지역에서 여의도 면적의 약 3,400배에 달하는 1만㎢ 규모의 탐사광구를 확보하였습니다.

이밖에도 태평양 공해상에 약 7만5천㎢ 의 망간단괴 탐사광구, 통가 EEZ와 피지 EEZ에 각각 2만 4천㎢, 3천㎢의 해저열수광상 탐사광구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해양 환경의 파괴를 우려하기도 합니다.

▶ 각 탐사광구 별로 워낙 넓은 지역을 채굴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바닷물이 혼탁해지고 바닥이 파헤쳐 지기 때문에 당연히 환경 파괴 문제를 생각해야 합니다. 심해 희귀 생명종의 보존도 물론이고요. 따라서 심해저자원 개발로 생기는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환경보전 및 환경 친화적 방제연구를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독점탐사광구를 여럿 확보하고 있는데, 광물 자원의 실제 채굴은 언제쯤 이뤄지는 겁니까.

▶ 지난 4월, 캐나다의 광산기업 노틸러스 미네랄스가 남태평양의 파푸아뉴기니 정부로부터 세계 최초로 심해 광산 채굴 허가를 받았고, 당장 올해나 내년부터 광물 채굴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아직 탐사광구 지역에 대한 정밀탐사라던지, 개발권 확보와 같은 많은 과제가 남아 있지만, 2020년경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이경용 박사님 모시고, 심해저광물자원 개발에 관해 말씀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