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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Korea Institute of Ocean Science & Technology

이사부호 안전운항을 위한 Hidden Members

  • 조회 : 2388
  • 등록일 : 2019-04-01

 

 

이사부호 안전운항을 위한 Hidden Members

이사부호 승조원들


타이틀이미지

 

KIOST 승조원들에게 출항은 수상생활이라는 또 다른 세계의 시작이다. 격무에 피로를 느낄 때면 고국에서 편하게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휴가를 마치고 부두에 정박해 있는 배를 보면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마음이 설렌다고 말하는 KIOST 승조원들. 육지에 머무는 시간보다 바다에 떠있는 시간이 더 많은 이들에게 연구선은 일터임과 동시에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도전의 공간이다. 이번 호에서는 대양 연구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이사부호에서 우리나라 해양과학기술 발전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승조원들을 만나 연구선 운항의 자부심과 희로애락을 들어보았다.

 

기술의 진보와 함께 발전하는 연구선

절차에 따라 완벽하게 배를 운용하는 자질 필요

이사부호는 총 60명의 탑승 인원이 55일 동안 별도의 보급 없이 지구 반 바퀴를 연속 탐사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양과학조사선이다. 그런 만큼 승조원들과 연구원들이 장기간 생활하는데 최적화 되도록 설계됐고, 어떠한 조건에서도 해양탐사 활동이 가능하도록 첨단 장비가 탑재됐다. 대표적으로 배의 진동을 최소화하고, 강한 전력을 공급해 배를 연구 정점에 정확히 멈추기 위해 일반적인 디젤엔진이 아니라 전기추진 방식을 도입했다. 정선 시에는 동적자동위치제어시스템(DP, Dynamic Positioning)이라는 독특한 장비가 작동되는데, 해류가 흐르더라도 지정된 위도와 경도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도록 배를 제어하는 운항보조시스템이다. 기술의 진보와 함께 현대의 연구선도 보다 정밀하고 효율적인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승조원들이 절차에 따라 완벽하게 배를 운용해야만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안전 운항을 위해  주변의 선박 이동을 살피는 이사부호 항해사들안전 운항을 위해  주변의 선박 이동을 살피는 이사부호 항해사들 2

사진 1, 2. 안전 운항을 위해 주변의 선박 이동을 살피는 이사부호 항해사들

 

이사부호 선교(조타실) 내부 1이사부호 선교(조타실) 내부

사진 3, 4. 이사부호 선교(조타실) 내부

 

이사부호는 동적자동위치제어시스템을 통해 24시간 같은 장소에 머무르지만, 샘플 채취를 목적으로 심해에 투하하는 장비들은 바람과 조류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항해 업무 외에도 이사부호의 의약품 및 화재소화장비를 관리를 담당하는 김정아 3등 항해사는 “이사부호는 출항 전부터 이동경로와 연구 정점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움직인다.”며 “연구 정점에 도달했을 때는 기상 변화를 고려해 연구가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배의 방향을 조정한다.”고 연구선 운항의 특징을 전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일정에 차질이 생길 때마다 이사부호에 탑승한 KIOST 연구진의 목소리를 선교에 전달하는 것도 김정아 3등 항해사의 몫이다.

 

KIOST 김정아 3등 항해사

사진 5. KIOST 김정아 3 항해사

 

“출항 전부터 이사부호의 입·출항 일정, 목적지까지의 이동 거리, 현장에서 연구가 진행되는 시간 등을 계산해 이사부호의 이동경로를 수립해요. 수립된 과제의 수행 여부에 따라 KIOST의 한 해 연구가 판가름 나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규모를 떠나 이사부호에서 진행되는 모든 활동이 동등하게 중요합니다. 물론 치밀한 사전계획을 바탕으로 출항하지만 날씨나 장비 운용의 변수가 발생하면 운항 일정에 차질을 빚기도 하죠. 그때마다 연구원들과 승조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정점을 재조정하는 등 해결책을 모색하여 사전에 계획한 연구를 100% 수행할 수 있도록 힘을 합치고 있습니다.”

 

연구원들을 도와 섬세한 연구장비 오퍼레이팅

상호간 협조를 바탕으로 원활한 연구 운항 지원

항해사가 연구원들 곁에서 운항과 관계된 소통을 책임진다면, 갑판수는 연구원들을 도와 장비를 오퍼레이팅 하며, 연구 현장을 지원한다. 평소 사진을 찍는 것이 취미라는 손원준 갑판수는 남극의 대자연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에 KIOST 부설 극지연구소의 쇄빙연구선(아라온호)에 단기 인턴직원으로 승선한 것을 계기로 KIOST와의 소중한 인연을 9년 째 이어오고 있다. 운항 중에는 항해사와 함께 조타 업무(항해사가 지시하는 각도에 따라 배의 진로 방향을 바꾸는 일)를 맡은 그는 “바다 밑은 밤과 낮이 없기 때문에 이사부호의 연구도 24시간 돌아간다.”며 “심해로 내려간 장비들이 무사히 회수되면 큰 뿌듯함을 느낀다.”고 업무의 보람을 이야기했다.

 

KIOST 연구진을 도와 그랩 채니기(Grab Sampler)해수시료 채취 장비(CTD, Conductivity Temperature Depth)를 투하하는 모습

사진 6, 7. () KIOST 연구진을 도와 그랩 채니기(Grab Sampler) 

() 해수시료 채취 장비(CTD, Conductivity Temperature Depth) 투하하는 모습

 

그러나 잘 들어맞는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연구 현장을 24시간 지원하는 것이 마음처럼 쉬운 일만은 아니다. 특히 지난 2017년, 괌에서 수행한 해저면 조사는 손원준 갑판수를 비롯한 이사부호의 승조원들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던 한 해였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KIOST의 연구진을 도와 해양환경 시료 채취기(이하 GPC, Giant Piston Corer)를 투하한 손원준 갑판수였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연구는 단단한 해저지반에 박힌 GPC가 회수되지 않으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하필이면 날씨도 좋지 않아 파도가 높았다. 연구진과 승조원들이 모여 회의를 거듭한 결과 그가 중앙 크레인에 올라가기로 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GPC를 회수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회수하는 과정에서 GPC가 파손되어 관련 연구 진행이 어려워진 것이다. 손원준 갑판수는 “해당 연구를 준비해 온 연구원들의 기대에 보답하지 못했다는 마음에 미안함이 클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KIOST 손원준 갑판수

사진 8. KIOST 손원준 갑판수

 

“괌 인근에서 투하한 GPC가 해저면에 박혀 올라오지 않았어요. 배를 움직여 해저면에서 빼내는 것까지는 성공했는데, 장비가 구부러져서 이사부호에 바르게 거치되지 않았죠. 회의 끝에 중앙 크레인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그게 가능하겠느냐고 반신반의 하는 상황 속에서도 합을 맞추어 데크(Deck)로 장비를 끌어올렸습니다. 장비 회수에는 성공했지만,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요. GPC를 이용한 관련 연구 진행이 어려워진 것이죠. 매번 배를 타는 저희와 달리, 연구원분들은 이사부호를 활용한 연구 기회가 자주 찾아오지 않잖아요. 개인적으로는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였지만, 연구원분들께 죄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어요.”

 

KIOST 김경우 조기수

사진 9. KIOST 김경우 조기수

 

“인도양 항해 중 추진기 하나에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어요. 기관부원 전체가 내려와서 원인을 파악했는데 전원장치에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아냈습니다. 노련한 선배들이 짧은 시간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보며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죠. 운항 중에 발생하면 안 되는 문제였지만, 경험이 많은 승조원들 곁에서 그들의 노하우를 차근차근 배워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특히 이사부호는 전기 추진선이기 때문에 기관부 입장에서는 자긍심이 높을 수밖에 없어요. 훗날 전기추진 선박 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경우 조기수도 “운항이 하루 이틀에 끝나는 것이 아닌 만큼, 연속성을 가지고 업무가 이루어지도록 만전을 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년에도 상호간 협조를 바탕으로 원활한 연구 운항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1등 기관사를 보좌해 이사부호의 엔진을 포함한 모든 기계들의 안전 점검과 유지·보수를 담당하며, 비상시에는 여객의 구호 의무를 이행하는 그는 “기계가 항시 가동되는 기관실에서 돌발 상황을 대비해야 하는 일이기에 잠시도 긴장을 풀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없으면 안 된다는 자긍심으로 맡은 바 역할을 수행 중”이라며, 가족보다도 더 가까운 곳에서 동고동락하는 동료들에게 감사와 고마움의 말을 전했다. 이사부호에 구축된 위성 시스템을 통해 가족과 친지, 친구들과 언제든지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바다 위에서만큼은 가족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살뜰히 챙기는 동료들이 마냥 고맙기만 한 그이다. 반복되는 선내 생활에 매너리즘에 빠질 때마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승조원들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제 안의 사명감과 의지를 다진다고.

 

기관실 현황을 모니터링 하는 기관부사진 10, 11. 기관실 현황을 모니터링 하는 기관부

사진 10, 11. 기관실 현황을 모니터링 하는 기관부

 

이사부호 기관실 내부이사부호 기관실 내부 2

사진 12, 13. 이사부호 기관실 내부

 

작은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지는 선상 생활

안전수칙을 바탕으로 모든 과업 진행

기관부가 이사부호를 움직이는 심장이라면, 주방은 승조원과 연구원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소통의 창구이자, 탑승자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공간이다. 이성운 조리수는 “각기 다른 공간에서 작업을 하는 승조원들과 연구원이 한데 모여 식사하며 관계의 돈독함을 다지고, 서로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며 “특히 이사부호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연구원이 장기간 탑승하기 때문에 요리를 할 때도 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과거 상선에서 근무한 경험 덕분에 이사부호의 긴 항해가 익숙하다고 말하는 이도원 3등 기관사도 “선상에서는 작은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하며 운항 중 다리를 다쳐 고생했던 경험을 떠올렸다. 정년퇴임 때까지 KIOST에서 승조원 생활을 하고 싶다는 그는 “승조원 모두가 몸 다치는 일 없이 임무를 마치고 무사히 귀항하자.”고 동료들을 격려했다.

 

KIOST 이성운 조리수

사진 14. KIOST 이성운 조리수

 

“연구가 24시간 진행되기 때문에 주방도 항시 불이 켜져 있어요. 출항 시 약 1.2배의 식자재를 준비하는데, 부족한 품목이 있으면 기항지에서 추가로 구매를 합니다. 기본적으로 세 끼를 준비하고, 연구 일정에 따라 야식을 따로 준비해 드리기도 합니다. 장시간 항해를 하는 것만으로도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연구원분들 중에는 하루에 5끼에서 6끼를 드시는 경우도 있죠. 새벽에는 저희가 없더라도 쉽게 조리해서 드실 수 있도록 라면 등을 비치해 두는데, 항해가 끝난 후 주방에 찾아와 맛있게 잘 먹고 간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KIOST 이도원 3등 기관사

사진 15. KIOST 이도원 3 기관사

 

“꼭 업무 중이 아니더라도 배가 흔들리고 파도가 이는 상황에서는 잠깐의 실수로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할 수 있어요. 육지였다면 인근 병원을 찾아가 치료할 수 있지만, 운항 중에는 바다란 공간적 특수성 때문에 신속한 대처가 어려울 때도 많죠. 저 역시 선상 생활 중에 다리를 다쳐 애를 먹은 적이 있는데, 업무의 공백을 막기 위해 동료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고마움과 미안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KIOST의 연구선에서 우리나라 해양과학기술 발전의 일익을 담당하는 승조원들 모두가 무사고 안전 행보를 이어가며 순조롭게 항해 일정을 마치기를 희망합니다.”

 

KIOST가 일궈 온 혁신과 변화의 역사

대한민국 해양과학의 미래를 열어가는 주역이 되다

누벼야 할 바다가 아직 많지만, KIOST가 일궈 온 혁신과 변화는 연구선 위에서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다. 장비와 항해 기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후변화, 해양영토, 해양자원 등 인류를 둘러 싼 미지의 영역에 한 발자국씩 더 가까이 다가서는 KIOST. 이들의 열정에 힘입어 이사부호는 연구선 한 척의 의미를 넘어 대한민국 해양과학의 미래를 힘차게 열어젖히는 주역이 되고 있다. 인류의 발걸음을 바다로 향하게 만드는 그 도전이 전 지구의 해양 탐사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는 꿈과 힘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거제대교를 배경으로 이사부호 갑판(Deck)에서 승조원들의 모습

사진 16. 거제대교를 배경으로 이사부호 갑판(Deck)에서 승조원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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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