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통영 바다목장에서 싱싱한 특종을 낚다
- 해양특종을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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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4-12-26
(제4화)해양 특종을 잡아라!통영 바다목장에서 싱싱한 특종을 낚다
(편집회의중)
편집장: 바다목장 어쩌고 저쩌고...
이해양: (졸고 있음)
편집장: 아니, 이런.
이해양: (꾸벅, 꾸벅..)
편집장: (화를 내며)어이, 이해양!바다목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이해양: (잠에 취해서)바다몸짱요?
이해양: 바다몸짱은 제가 꼭 한 번 취재해보고 싶은 아이템입니다!
편집장: 그래?그럼 이참에 통영에 한 번 갔다 와 봐. 9년 동안이나 목장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한 곳이야. 바다몸짱 말고 바다목장!!
이해양: 힝...
(통영 바다목장에 도착한 이해양. 지리안내표를 보고 있다.)
이해양: 바다목장을 바다몸짱이라 알아듣다니..
이해양: 거기 누구 없어요?
이해양: (남의 그물을 만지며)와우~!여기서 양식하나 보다~. 통영까지 왔으니 회 정도는 먹어줘야겠지?무슨 물고긴가~?
연구원: 거기, 꼼짝마!
연구원: 아줌마, 여기서 뭐하시는 겁니까!남이 열심히 연구하고 있는 물고기를!
이해양: 아줌마라뇨! 그냥 한 번 보기만 하려고 했어요!돈 내면 되잖아요. 얼마면 돼요, 얼마면!
연구원: 이 아줌마가 끝까지!(명박사에게 전화하며)명 박사님, 여기로 잠시 와주시겠어요?수상한 사람이 있어서요.
명박사: 무슨 일이시죠?
이해양: (마음 속으로)어머..바다몸짱...
이해양: (명함을 내밀며)저는 이해양 기자입니다. 취재를 하러 왔는데 마침 양식장이 보여서 한 마리..., 근데 저 시간 좀 잠깐 내주시겠어요?
명박사: 아~, 우리 바다목장 취재하러 오셨군요. 이쪽으로 오세요.
명박사: 많이 놀라셨죠? 연구하려고 몇 년씩 관리해온 물고리라 저희로서는 이것들 지키는 게 전쟁이에요. 참, 아까 '음향급이기'는 보셨죠?
이해양: 그게 뭐죠?
명박사: (바다에 떠있는 음향급이기를 가리키며)저기 떠 있는 노란색 시설이요. 음향급이기는 물고기에게 먹이를 줄 때 일정한 소리를 내서 물고기를 소리로 길들여요. 통영에서는 볼락과 조피볼락을 길들여보려고 했는데, 바닥 근처에 사는 놈들이라 별로 효과가 없더라고요. 지금은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감성돔을 길들이는 데 써요.
이해양: 그러고 보니 무슨 양식장에 그물이나 울타리도 없네요.
명박사: 대신 물고기들이 사는 도시가 있죠. 이쪽으로..
이해양: 이야~. 무슨 아파트 단지 같은데요?
명박사: 사람들은 바다목장을 식량을 확보하는 곳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명박사: 그런데 알고 보면 바다목장은 바닷속 생물과 환경을 보호하는 곳이거든요. 그러기 위해선 내가 물고기라면 어떤 집이 편할까를 항상 생각해야 돼요. 어초나 해조류를 하나 놓더라도 수온이나 지형, 물의 흐름, 거기에 살고 있는 물고기의 행동 특성 하나하나까지 따져야 할 게 엄청 많죠.
명박사: 예를 들면 볼락은 간격이 25~70cm정도 되는 공간에서 아늑함을 느끼기 떄문에 인공어초를 넣을 때 고려해야 돼요.
이해양: 물고기들이 좋아하는 아파트 평수가 따로 있구나.
명박사: 또 어릴수록 수심이 얕은 곳에서 떼 지어 다니고, 나이가 들수록 수심이 깊고 굴처럼 그늘진 곳에서 혼자 쉬고 싶어 해요. 사람과 비슷하죠?
이해양: 이런 것들을 어떻게 다 아셨어요?
명박사: 특별한 방법이 있나요. 해상 양식어장에 넣고 관찰하거나, 연구원들이 직접 산소통을 메고 하루에도 몇 번씩 바닷속으로 들어가죠.
이해양: 우와~. 이제 친하게 지내는 물고기도 있겠어요?
명박사: 근데 저기 보이세요?저 못생긴 바위?
이해양: 신기하네!왜 저 바위에만 저렇게 모여 있을까?
명박사: 저흰 재미로 냉장고라고 불러요. 일부러 붙잡아두지 않아도 내가 필요할 때 찾아가면 원하는 물고기들이 가득하니까요.
이해양: 저 바위만 유독 인기가 좋은 이유가 뭐죠?
명박사: 물고기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현재로선 저 바위의 모양보다 놓인 위치 때문인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물고기들은 물이 평탄하게 흐르는 지역보다 커다란 바위나 구조물에 의해 조류가 꺾이는 곳을 더 좋아해요.
명박사: 물의 흐름이 바뀌면서 회오리처럼 돌면, 그 부분에 산소가 많아져 먹이인 플랑크톤도 풍부해지기 떄문이아닐까 추측하고 있죠.
이해양: 결국 물고기들도 먹이가 많은 곳으로 자연히 모이는 거네요. 도시에 사람이 모이는 것처럼요.
명박사: 그렇죠!
(편집장과 이해양 통화)
편집장: 굳이 취재를 1박2일로 할 필요가 있나?
이해양: 몸짱, 아니 볼락과 우럭이 밤중에 더 활발하게 움직인다고 해서요.
편집장: 기삿거리는 확실히 있는 거지?
이해양: 에~이, 저 아시잖아요. 바다목장에서 확실히 어종을 지켜내고 있다니까요!처음엔 110t정도 있었던 볼락이 지금 700t으로 늘었대요!
(이해양이 누군가의 인기척을 느낀다.)
이해양: 도둑!!
(바다로 무엇인가 빠진다.)
이해양: 옳지, 잡았어, 도둑!
이해양: 도둑이야!
이해양: 수달이네..
명박사: 저놈이 아주 상습범이죠. 어떨 땐 5~6마리 일가족이 총출동하기도 한다니까요.
(다음날)
편집장: 특종을 잡아온다니 수달을 잡았다며?
이해양: 몰라욧!
이해양: 다음엔 꼭 잡고 말테닷!특~종!
2010년 3월 11일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생물자원연구부
이해양 기자의 좌충우돌 취재노트
동해는 불락, 서해는 바지락
2002년 '네이처'에는 전 세계 바다의 주요 수산 생물 80%가 고갈됐다는 기사가 실렸다. 바다는 오염되고, 수산물 소비량은 늘었으니 해양생물자원이 고갈 되는 것은 어찌 보면 예고된 일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있었다는 사실이다. “1970년대부터 바다에 인공어초를 설치하거나, 어린 물고기를 방류하는 사업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해역에 따라 물고기들이 잘 자라지 못하는 곳이 많았어요." 우리나라는 해역별로 계절과 수심에 따라 생태적 특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명 박사의 설명이었다. "같은 어초를 넣어도 서해가 동해보다 물고기 수가 10배나 많습니다. 동해
는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바닷물과 남쪽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바닷물이 만나는 바다라 1년 내내 정착해서 사는 물고기가 많지 않습니다. 대신 동해는 물이 맑아서 수중관광을 하기엔 좋죠” 명 박사가 이끄는 해양생물자원연구부는 1990년대 중반 각각의 바다 특성에 맞는 바다목장을 제안했다. 경남 통영과 전남 여수, 제주 고산, 충남 태안, 경북 울진 5군데가 시범 후보지에 올랐다. 통영은 조피볼락(우럭)과 볼락, 여수는 돌돔과 감성돔, 태안은 넙치, 우럭과 바지락 같은 갑각류, 울진은 가자미와 전복, 제주는 쏨뱅이와 돌돔, 자바리(다금바리)를 각각 양식 어종으로 추천 했다.
통영 바다목장 프로젝트
그중에서도 통영은 1998년부터 2006년까지 연구팀이 가장 공을 들인 바다 목장이다. 연구팀은 처음 3년 동안은 소량의 물고기를 방류하면서 어떻게 환경에 적응하는지 연구했다. "일반 양식장에서는 많은 물고기들을 빠르게 성장시키기 위해 먹이를 넘치도록 줍니다. 하지만 바다목장에서는 어린 물고기들을 방류하고 나면 인공적인 먹이를 주지 않습니다. 자연이 가지고 있는 생산성을 최대한 활용하죠."
[(1) 인공어초에 모여 있는 볼락. (2) 통영 바다목장 전경. (3) 어린 볼락(치어). 사진]
>[무인 수중촬영장치. 사진]
새끼 물고기 (치어)를 방류한 뒤 일정 기간 먹이를 줘야 할 경우에는 음향순치 기술을 이용한다. 음향순치 기술은 먹이를 줄 때마다 특정 주파수의 소리를 반복적으로 들려줌으로써, 울타리 없이 소리만으로 물고기를 한곳에 모아놓고 관리하는 기술이다. 명 박사는 “여수에서 기르는 감성돔은 음향순치로 훈련하기 쉬운 물고기"라며 7일 정도 훈련하면 그 효과가 5개월간 지속된다" 고 말했다. 연구팀은 2001~2004년 인공 어초를 바다에 넣어서 물고기들의 집을 만들고, 어린 물고기를 방류한 뒤 행동특성을 살피는 연구를 진행했다. “어린 볼락들은 간격이 25~70cm인 좁고 어두운 공간에서 안정감을 느낍니다. 또 나이가 든 물고기들은 수심이 깊고 그늘진 곳에 혼자 있는 것을 선호하죠. 이렇게 물고기들이 좋아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자연스럽게 나이별로 물고기 마을이 생겨납니다." 연구팀은 수온이나 지형, 조류를 고려해 인공어초의 모양과 배치를 달리하면서 볼락이 좋아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갔다. 연구가 끝날 때쯤엔 바다목장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당시에 110이었던 볼락의 양이 700으로 늘어 있었다. "남은 과제는 앞으로 바다목장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입니다. 바다목장의 최종 목표는 단순히 식량 자원을 확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바닷속의 건강한 생태를 보호, 복원하는 것도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06
년까지 통영 바다목장의 생태계 변화를 지켜보면서 물고기를 얼마나 잡을 것인지, 어떤 방법으로 잡는 게 가장 생태계에 피해가 적은지 연구했다. 현재 통영 바다목장은 일부가 어업이 제한된 보호수면으로 지정돼 있고, 통영 지역 어민들로 구성된 '통영바다목장관리 이용협의회'가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바다목장은 2014년까지 전국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올 3월 15일 농림수산식품부는 바다목장 50개를 조성하고 관리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을 발표했다. 명 박사는 "바다목장을 전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경험이 많고 수중생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현재 독도와 울릉도의 수중생태와 경관을 조사 연구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거문도를 중심으로 남해안 생물종다양성 연구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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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수정일 :
- 2024-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