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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Institute of Ocean Science & Technology

해운대 백사장: 침식 원인 및 과정

  • 조회 : 1492
  • 등록일 : 2018-04-02
해저활성단층연구센터 이희준 책임연구원

해운대 백사장은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해수욕장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인 부산에 위치하여 교통이 매우 편하고 부대시설이 완벽하여 남녀노소 모두 선호하는 곳이다. 그러나 과거 수십 년간 백사장의 침식문제로 부산시는 물론 중앙정부가 골머리를 앓아왔고 수시로 적지 않은 모래를 수입하여 성수기인 여름철 이전에 백사장 정비 사업을 벌여왔다. 최근에는 대규모 양빈사업을 수행하고 잠제들을 설치하여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침식방지 노력에는 기본적으로 해운대 모래의 기원을 밝히고 침식작용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그리고 침식된 모래가 어디로 가는지 등에 대한 답을 알아야 그 결실이 최대한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따라서 본 기사에서는 해운대 모래의 기원을 알아보고 모래의 이동에 대한 주요 관측결과를 제시하여 해빈 모래가 침식되는 과정과 퇴적지를 밝히고자 한다. 본 기사에서 제시되는 자료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지난 2013-2014년에 “연안침식 대응기술 개발”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해운대에서 획득한 자료임을 밝혀둔다. 추가로, 이 자료가 획득될 당시에는 해운대 백사장 양단에 현재 설치되어있는 잠제들이 없었던 점을 고려해야 한다.

모래기원 및 침식원인

해운대 백사장이 천연의 환경에 놓여있던 과거에는 춘천천이 백사장으로 흘러들어 자연의 하구(estuary) 환경을 이루었다(그림 1). 이 시기에는 하구에 넓은 모래벌판이 형성되어 있었고 주변의 백사장도 지금보다 훨씬 넓었다. 또한 지금은 빌딩과 도로로 개발된 배후지역에는 잘 발달된 풍성사구와 송림이 펼쳐져 있었다. 그러나 1940년대에 춘천천의 하구는 폐쇄되고 물줄기는 인위적으로 수영만으로 변경되어 해운대에는 하천모래의 공급이 완전히 끊어지게 되었다(그림 2). 이러한 하천모래 공급 두절이 해운대 백사장의 침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해운대 백사장과 도심 도로 사이에 얕은 호안이 건설되어 있는데 태풍 등에 의해 큰 파도가 호안까지 오거나 또는 이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호안이 백사장 침식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의 호안 위치를 감안할 때 이러한 거대한 월파는 흔한 경우가 아니라고 판단된다.

그림 1. 해운대 백사장의 과거(1940년대)(a)와 현재(2000년대)(b) 모습. 출처: 국토해양부(2009)

그림 1. 해운대 백사장의 과거(1940년대)(a)와 현재(2000년대)(b) 모습. 출처: 국토해양부(2009)

그림 2. 해운대 백사장으로 흐른 춘천천(장지천, 우동천)의 개발 역사. 출처: 국토해양부(2009)

그림 2. 해운대 백사장으로 흐른 춘천천(장지천, 우동천)의 개발 역사. 출처: 국토해양부(2009)

자연적이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해운대 근해역의 파랑 특성이 과거 이십 년 동안 뚜렷이 변한 것을 또 하나의 침식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장기파랑모델인 WAM을 이용하여 얻은 파랑자료는 1990년대 중반 이후에 평균파고가 일 년에 약 1.5 cm씩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그림 3). 이러한 파고의 증가는 당장 눈에 띄는 백사장 침식을 유발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백사장이 현재에 비해 모래를 더 유실할 수 있는 환경으로 서서히 변해간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지구온난화에 의해 태풍의 강도가 점점 증가하는 상황에서 해운대 백사장은 더욱 더 침식에 취약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그림 3. 해운대 앞바다 장기(1979-2007) 파랑특성. 파랑모델(WAM) 결과. 출처: Lee et al. (2016)

그림 3. 해운대 앞바다 장기(1979-2007) 파랑특성. 파랑모델(WAM) 결과. 출처: Lee et al. (2016)

바다로부터 모래가 백사장으로 공급되는 경우는 없는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은 현재 해운대 앞바다에 분포하는 모래층 연구로부터 얻을 수 있다. 탄성파탐사에 의하면 해운대 백사장과 연관된 모래층이 수심 10 m 이내의 해안 주변에 있고 수심 15 m 근처에 또 다른 독립된 모래층이 나타난다(그림 4). 퇴적층서 연구에 의하면 이 중 깊은 곳의 모래층은 과거 해수면이 지금보다 10 m 이상 낮았을 때 쇄파대 또는 해빈 환경에서 쌓인 모래층의 잔류퇴적물(relict sediment)로 해석되고 있다. 이 층은 현재의 파랑에너지가 모래를 왕성히 유동시킬 수 있는 해안가 모래층보다 깊은 곳에 있으므로 해운대 백사장으로 모래를 공급하기는 매우 어렵다. 또한 이곳에는 상당량의 뻘질 퇴적물이 모래와 섞여 있기 때문에 파랑에 의해 표층모래가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환경으로 보기가 어렵다. 오히려 태풍 등의 강한 폭풍기원 파랑에 의해 해안가 모래 일부가 이따금 이곳으로 부유되어 공급될 수는 있을 것이다. 따라서 외해로부터 모래가 현재의 해운대 백사장에 유입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림 4. 해운대 앞바다에서의 모래층 분포(노란색). 빨간 세모 도형은 정밀수리역학관측 지점을, 회색은 암반을 각각 가리킴. 출처: 현재 진행 중인 “연안침식 대응기술 개발” 연구사업 결과

침식과정

1. 파랑특성
백사장의 모래는 주로 파랑에 의해 이동된다. 따라서 주어진 해역의 파랑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백사장 모래이동 연구에 출발점이 된다. 해운대 해역의 파랑환경은 크게 여름철과 겨울철 계절적인 특성으로 나뉘어 설명될 수 있다(그림 5). 겨울철에는 외해 파랑이 주로 북동쪽으로부터 들어와 연안에 가까워지면서 지형 영향으로 굴절되어 동쪽에서 들어오는 것으로 변화한다. 반면 여름철에는 주로 남남서 방향에서 외해파가 들어오며 약간의 굴절에 의해 남쪽 방향의 연안파로 변화한다. 가을과 봄철에는 이 두 가지 계절적 파향 특성이 혼합되어 나타난다. 평균파랑에너지 (또는 평균파고)를 계산해 보면 여름철에 가장 높은 것을 알 수 있다(그림 3). 이는 겨울철에 파랑에너지가 가장 높은 서해안과는 크게 다른 환경으로 여름철 태풍의 영향 때문이다. 서해안은 대부분의 해안선이 서쪽 또는 북서쪽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겨울철 북서풍을 그대로 받아 겨울철에 파고가 가장 높다. 하지만 남해안은 남쪽을 바라보므로 겨울철 북서풍 영향이 적고 대신 여름철 태풍을 그대로 맞아 이 시기에 가장 강한 파랑을 겪는다. 그 결과 해운대 백사장은 여름철에 태풍 직후 가장 많이 침식되고 있다. 가을철에는 봄철 5월과 함께 파고가 가장 낮은 시기(그림 3)로 이 때 태풍에 의해 침식된 백사장이 어느 정도 복원된다.

그림 5. 해운대 앞바다의 장기(1979-2007) 파향 및 파고. 파랑모델(WAM) 결과. 해운대 근처에서는 이들 파랑이 굴절되어 파향 변화가 약간 일어남출처: Lee et al. (2016).

그림 5. 해운대 앞바다의 장기(1979-2007) 파향 및 파고. 파랑모델(WAM) 결과. 해운대 근처에서는 이들 파랑이 굴절되어 파향 변화가 약간 일어남출처: Lee et al. (2016).

2. 모래순환 및 유실
태풍에 의한 침식과 그 이후 복원 과정을 거치면서 해운대 백사장과 쇄파대는 서로 모래를 주고받는다. 침식에 의해 해안선이 육지로 후퇴하였어도 침식된 모래는 외해로 멀리 이동되는 것이 아니고 바로 앞의 쇄파대에 사주 형태로 쌓이는 것이다(그림 6). 이 사주는 태풍 후에 찾아오는 해황이 좋은 평온한 시기에 낮은 파랑에 의해 서서히 해안가로 이동된다. 이에 따라 해안선은 사주와 합쳐지면서 서서히 바다 쪽으로 이동하여 백사장이 복원된다. 문제는 이러한 모래순환을 거치면서 일부 모래가 쇄파대를 벗어나 더 깊은 곳으로 이동, 퇴적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래의 쇄파대 탈출로 인하여 해운대 백사장 모래는 장기적으로 볼 때 순수 모래 유실을 겪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6. 태풍에 의한 백사장 침식/쇄파대 퇴적(A)과 지속적인 낮은 파랑에 의한 백사장 퇴적/쇄파대 침식(B)을 보여주는 예. 기간: (A) 2014년 8월 7-16일 (B) 2014년 10월 18일-11월 11일. 출처: Lee et al. (2016)

그림 6. 태풍에 의한 백사장 침식/쇄파대 퇴적(A)과 지속적인 낮은 파랑에 의한 백사장 퇴적/쇄파대 침식(B)을 보여주는 예. 기간: (A) 2014년 8월 7-16일 (B) 2014년 10월 18일-11월 11일. 출처: Lee et al. (2016)

해운대 백사장의 해안가 모래는 태풍 시 높은 파랑에 의한 쇄파 및 처오름과 셋업(set up)에 의해 침식되어 외해 쪽으로 이동, 쇄파대 사주를 형성하지만 일부 작은 모래들은 더 외해로 부유 이동될 것이다. 이와 별도로 특정의 위치, 즉 동백섬 앞(그림 4)에서 일 년 내내 부유사가 빠져나가는 것이 수리 역학적 관측으로 밝혀졌다(그림 7). 이들 부유사는 주로 남서 방향으로 빠져나가는데 해운대 해역의 낙조류 방향과 일치한다. 이 해역의 낙조류는 창조류보다 강하며 파랑에 의해 부유된 부유사는 이 낙조류에 편승해서 외해로 이동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 모래는 탄성파탐사에서 밝혀진 해안가 모래층의 바깥 가장자리 부근에 궁극적으로 퇴적되는 것으로 보인다. 해운대는 조석이 1.5 m 이하로 소조차 환경이므로 조류의 역할이 크지 않을 것으로 연구 초기에 예상했었다. 그러나 정밀관측은 조류가 파랑과 함께 해운대 모래이동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을 보여주었고 따라서 침식시나리오 구축에 조류는 중요한 물리적 구성원이 된다.

그림 7. 해저면 50cm 위에서 관측된 부유사 이동량. 관측지점은 그림 4에 빨간 세모로 표시됨. 관측기간: 2013년 11월 22일-2014년 1월 2일. 출처: 현재 진행 중인 “연안침식 대응기술 개발” 연구사업 결과

그림 7. 해저면 50cm 위에서 관측된 부유사 이동량. 관측지점은 그림 4에 빨간 세모로 표시됨. 관측기간: 2013년 11월 22일-2014년 1월 2일. 출처: 현재 진행 중인 “연안침식 대응기술 개발” 연구사업 결과

침식 시나리오

해운대 연구에 의해 다음과 같은 침식시나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 해운대 백사장은 춘천천이 공급한 육상모래로 구성되어있다. 여름에는 태풍에 의해 백사장이 침식되고 침식된 모래는 쇄파대에 주로 사주로 쌓인다. 그러나 곧이어 해황이 좋은 시기에 쇄파대 사주는 다시 해안으로 이동되어 백사장은 대부분 복원된다. 이러한 모래순환이 일어나는 과정에 모래 일부는 동백섬 앞에서 외해로 지속적으로 빠져나가 쇄파대 바깥쪽에 퇴적된다. 자연적인 상태가 유지되었을 때는 춘천천이 계속 하천모래를 공급하여 유실된 모래를 충당하므로 백사장은 평형상태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넓혀질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러나 춘천천 개발 후에 모래순환은 계속 진행되어 왔지만 유실된 모래가 충당되지 못하여 점진적으로 침식되는 환경에 현재 놓이게 되었다. 이에 더하여 기후온난화에 의한 태풍의 세기와 파고 증대는 해운대 백사장의 침식을 더 가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결언

이상과 같은 침식시나리오는 현재의 수리 역학적 그리고 퇴적학적 연구결과를 토대로 구축된 것이다. 그러나 더 정확한 시나리오 구축을 위해서는 자연 상태와 개발상태의 해운대 환경에 대한 자료가 더 필요하다. 특히 춘천천의 과거 수문학 특징과 개발역사에 대해 더 많은 자료를 획득하고 항공/위성사진을 통한 해운대 백사장의 침식/퇴적 역사를 가능한 긴 기간에 대해 분석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태풍의 발생역사와 파랑자료(관측 또는 모델)가 또한 겸비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향후 해운대와 유사한 남해안 또는 남동해안의 포켓비치(pocket beach) 환경에서의 침식현상을 밝히는데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해운대 양단에 잠제가 설치되어있으므로 동백섬 앞바다에서 모래가 유출되는 현상은 거의 사라졌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잠제로 인하여 쇄파대에서의 해수순환이 변했을 것이므로 이에 대한 정밀관측과 모델링을 과학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래의 외해로의 유출은 감소했지만 내부에서의 모래 재배치로 인하여 양단으로 모래가 불균형적으로 이동 퇴적되고 대신 백사장 중앙부에서는 침식이 일어날 가능성 등은 반드시 점검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국토해양부. 2009. 연안침식방지 기술개발 연구용역 4차년도 보고서.
Lee, H.J., Do, J.-D., Kim, S.S., Park, W.-K., and Jun, K., 2016. Haeundae Beach in Korea: Seasonal-to-decadal wave statistics and impulsive beach responses to typhoons. Ocean Science Journal, 51: 681-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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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18-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