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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Institute of Ocean Science & Technology

“누구나 편리하게 위성자료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조회 : 7620
  • 등록일 : 2015-08-28
“누구나 편리하게 위성자료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박영제 해양물리연구본부 본부장 인터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KIOST)에 들어서면 유독 어울리지 않는 건물이 하나 있다. 정문에 들어서서 오른쪽 끝자락까지 가면 보이는 거대한 접시형 안테나다. 우주에서 날아오는 것이라면 아주 작은 잡음까지 잡아낼 것만 같은 이 안테나가 대체 바다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겠지만 사실 이 안테나야말로 해양위성센터의 핵심 중 하나다. 우주에서 한반도의 바다를 한 눈에 관찰한 천리안 위성의 신호를 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해양위성센터는 이렇게 얻은 위성영상을 다시 분석하고 처리하여 유용한 정보로 탈바꿈시킨다.

 

 


박영제 본부장은 '현장형 관리자'다.
그 자신이 해색위성 개발과 분석 분야에서 오랜 기간 활약했기에 해양위성센터와 해양물리연구본부를 이끌어나가기에 적임자라는 평이다.


해양위성센터의 일은 아무도 가지 않은 곳의 지도를 새로 그리는 작업과 비슷하다.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한반도의 바다지만, 밖에서 보면 그저 어디나 똑같은 물처럼 보일 뿐이다. 그러나 바다는 사실 변화무쌍한 곳이다. 단지 사람의 눈에 쉽사리 그 변화를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물이 흐르는 길, 더운 물과 찬 물의 분포, 바다 위에서 떠다니며 예상치 않게 등장하는 거대한 해조류 군집들 모두 사람의 눈으로 제대로 알기 어려운 바다의 풍경이다. 해양위성센터에서는 바다에 ‘색’ 을 부여하여 꽁꽁 감춰져 있던 바다의 복잡한 풍경들을 그려낸다. 바다의 지도를 찾아 그려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박영제 본부장을 통해 들어본다. 

 


해양 연구에서 위성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인들에게는 낯설 것 같습니다. 해양위성센터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해양위성센터에서는 천리안위성이 보내는 해색영상을 수신하고 분석합니다. 해색영상이란 바다의 자연적인 색을 나타내는 이미지를 말하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그냥 눈으로 보면 한없이 파란 바다지만 바다는 장소에 따라 수온이나 밀도나 탁도가 다 다르거든요. 해색영상은 센서를 이용해서 이러한 차이를 쉽게 볼 수 있도록 해 준 이미지예요. 바다 위의 미묘한 차이들을 잡아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카메라나 육지 또는 기상을 관측하는 다른 관측장비에 비해 감도가 매우 높은 편이지요. 

 

해양위성센터에서 위성에 직접 명령을 내리기도 하나요?

 


해색위성은 평탄하고 균일해보이는 바다를 특별한 센서로 촬영하여 색상이 강조된 사진자료를 얻는 위성이다.
마치 파랗기만 한 바다를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색'이라는 글자가 이름에 들어간다.
이렇게 강조된 색상을 통해 해수면의 미묘한 변화를 포착할 수 있다. 
사진은 2014년 9월 4일 한반도 남동해안의 적조현상을 촬영한 것으로 적조가 뚜렷하게 드러나 있다.


해양위성센터는 위성을 조작하는 의미의 직접적인 관제는 하지 않습니다. 우리 역할은 데이터를 분석해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것이지, 위성을 움직이는 것은 아니니까요. 센터는 매일 항공우주연구원의 위성관제센터에 연락해서 어디를 언제 촬영해달라고 요청해요. 위성관제센터에서 요청에 따라 위성에 명령을 보내고 위성이 촬영하여 지상으로 뿌려지는 데이터는 해양위성연구센터에서 바로 받을 수 있지요. 우리 센터의 연구원들은 위성이 보낸 이미지를 분석해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가공하는 것이고요. 

 


바다를 연구하는 곳에서 위성데이터를 분석한다는 일이 사실 일반인에게는 특수한 분야라는 인상이 있습니다. 본부장으로 부임하시기 전에도 비슷한 일을 하셨나요?

오랫동안 관련된 분야에서 일해왔어요. 원래 광학 분야를 전공했었는데 위성관측 분야를 연구해보라는 조언을 받고 해양위성과 처음으로 관계를 맺게 된 것은 일본우주센터 (JAXA) 에 일을 하게 되면서부터였어요. 일본에서는 GLI(Global Imager) 라는 센서를 담당했어요.ADEOS-II 위성에 장착된 장비였죠. 이 센서의 해색 알고리즘을 시험하고 위성자료 시스템에 적용하는 일을 담당했습니다.

그러다 벨기에로 옮기면서 해색위성 영상을 분석하여 바다의 정보를 끄집어내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유럽 우주국 (ESA) 의 대형 지구관측위성인 ENVISAT 이 북해를 촬영해서 영상을 보내면 이를 분석하고 검증하는 일을 했어요. 일본에서는 영상처리 시스템을 다루는 일이었다면 벨기에에서는 이를 활용하는 연구를 한 것이죠. 이후 계속 위성영상을 활용하는 분야에 종사했습니다. 호주로 보금자리를 옮겨서도 마찬가지였죠.

 


여러 국가에서 일하셨는데 국가마다 해양분야 연구풍토의 차이가 있나요 ?

인상적인 곳이 유럽이었습니다. 유럽에는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가진 여러 나라가 모여 있지만 과학분야에서는 같이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색위성도 공동 개발해서 공동 사용하는 시스템이 잘 잡혀 있습니다. 마치 벨기에의 왕립과학원이 유럽우주기구 (ESA) 의 한 지부와 같은 개념으로 움직이는 것이죠. 게다가 유럽 국가들이 면해 있는 바다도 공유하다보니 관심사도 국가별로 비슷한 편이에요. 자연히 연구 협력이 아주 쉽고 편하게 이루어집니다. 마치 다른 나라라기보다 한 국가의 지방들끼리 협력하는 것처럼요. 국가별 정체성이 강한 동북아시아에 살던 우리로서는 생소한 느낌이죠.

일본은 경제 수준에 맞는 책임감 비슷한 것이 있었습니다. 경제대국인 만큼 국제사회에서 그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식이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위성이 없는 곳에 위성자료를 베푼다는 느낌보다는 과학기술과 경제가 앞서 있는 이에 걸맞게 위성 분야에서도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인상이었습니다.

호주는 섬처럼 떨어진 대륙국인만큼 해안선이 길고, 해양위성의 역할이 꽤 큽니다. 그런데도 위성이나 우주개발을 담당하는 전문기관이 없다는 것이 재미있는 점이었어요. 아마 전체 경제규모의 한계 때문에 독자적인 해색위성을 쏘아올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대신 미국 등 다른나라의 위성으로부터 자료를 받고 있지요.

 


오랜 기간 동안 해외에서 연구생활을 하시다가 2011 년에 해양위성센터에 부임하시기 위해 귀국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래 해외생활을 하신 만큼 안정적인 기반도 쌓으셨을텐데, 이를 물리치고 귀국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

사실 호주에서는 가족과 같이 생활할 수도 있었고 과학자에 대한 대우도 좋은 편이라 만족스럽게 생활한 편이었습니다. 박사학위가 있었기에 고급인력 유치라는 차원에서 영주권도 얻기 쉬웠어요. 자체 위성이 없기는 했지만 미국의 위성으로부터 자료도 쉽게 받을 수 있었으니 연구활동에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요 .

그러다 귀국한 결심을 굳힌 계기가 바로 천리안 위성이었습니다. 천리안 위성은 한국이 본격적으로 쏘아올린 첫 관측위성이기도 하고, 세계 최초의 정지궤도 해색센서를 탑재하고 있지요. 정지궤도에 있으면 24시간 내내 한 곳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같은 위치에서 낮 동안에 여러 번 같은 바다의 영상을 제공합니다. 바다를 분석할 수 있는 해색데이터의양과 질이 차원이 달라지지요. 한편으로는 제 능력으로 고국에 기여한다면 바로 이 때다 싶었죠.

 

세계 최초의 정지궤도 해색위성이라 해외에서의 협력연구 요청도 많을 것 같습니다 .

 


천리안위성이 세계 최초의 정지궤도 해색위성이다 보니 여러 국가에서 협력을 요청해온다. 
영국의 플리머스 해양연구소(PML)가 대표적인 사례로, PML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여러 해 동안 공동워크숍을 개최하며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은 2014년 개최된 제3차 워크숍


네, 꽤 많습니다. 미국 NASA 에서도 우리 경험을 공유하고 자료를 사용하고 싶다는 요청이 왔어요. 미국도 정지궤도 해색위성을 준비하고 있어서 먼저 운영해 본 우리의 노하우를 알고 싶었던 거죠. 한편으로는 천리안 위성의 자료가 더 편리하게 배포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현재 천리안 위성은 자료를 다운로드하는 데 4시간 가량 걸려요. 자료 요청이 오더라도 그 나라에서 위성으로부터 직접 데이터를 받으려면 꽤 불편했죠. NASA 에서는 일종의 미러사이트를 만들어서 천리안 위성의 자료를 빠르게 받을 수 있게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유럽에서도 정지궤도 해색위성을 계획하고 있어요. 프랑스의 경우는 천리안 위성 개발에 참여했는데 오히려 우리 쪽 데이터를 갖고가서 유럽연합에 "우리도 이런 정지궤도 해색위성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죠. 일본 역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가장 사용을 많이 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에요. 한반도 주변 해역과 중국의 해역이 거의 비슷한데다 인구도 훨씬 많다보니 천리안 위성의 해색자료를 우리보다 중국에서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중국은 해양관측위성을 발사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습니다. 향후 중국과의 협력도 중요할 것 같은 같은데요,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중국은 자국의 정보를 공개하는 데 약간 조심스러운 편입니다. 미국처럼 연구자료를 완전히 공개하고 세계 어느 곳에서든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곳이 오히려 생각만큼 많지 않아요. 우리나라도 위성데이터를 어디에서나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어서 중국이나 일본뿐 아니라 호주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현재 개발중인 해양관측위성 2호기가 호주 연안까지 커버하면서 호주 쪽에서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고요. 그에 비해 중국과의 협력은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선 연구데이터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협력연구가 가능할 테니까요.

 


해양위성연구센터의 역할이 대중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러 연구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해양위성정보를 활용할 일이 많을텐데요, 위성데이터를 많이들 활용하는 편인가요?

 


해양위성센터의 연구활동은 연구실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위성의 자료가 현실과는 오차가 없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보정해야 하기 때문에 현장 탐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진은 2012년 진행된 현장공동관측.

 

사실 위성데이터 활용 기반이 약한 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위성 개발과 발사 성공이 우선적인 목표다 보니 데이터를 필요에 맞게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충분치 않은 편입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위성데이터를 활용하는 쪽의 주도로위성을 개발되고 발사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위성 활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 많이 개선될 것입니다. 발사 후 활용을 위한 투자가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직 국내의 저변은 취약한 분야도 많으므로 국제협력을 통하여 선진 기술을 확보하고 활용도를 높여 나가야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말씀하신 활용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

현재 위성자료처리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위성 자료에서 유용하고 정확한 정보를 추출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이런 방법들은 많은 연구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자료처리 소프트웨어에 포함시켜 배포하고 교육하는 중입니다. 물론 데이터 분석부터 교육까지 다 수행하려면 인력이 부족한 편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 또한 해양위성센터의 역할이니 반드시 해야만 하지요. 부산으로 이전하고 나면 공간이나 인력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되어 해양위성데이터 활용을 강화하는 데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위성자료로부터 우리나라 주변 바다에 대한 정보를 생산, 관련 기관에 제공하여 현안 대응에 활용되도록 하고, 궁극적으로 위성정보가 국민이 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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