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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Institute of Ocean Science & Technology

경계는 허물고, 한계는 극복하고!

  • 조회 : 61944
  • 등록일 : 2022-10-04
경계는 허물고, 한계는 극복하고!
- 국제협력부 권석재 부장 -


사진1: KIOST 국제협력부 권석재 부장

사진1: KIOST 국제협력부 권석재 부장

해양 자원이라는 말은 종래에는 흔히 수산자원을 지칭하여 사용되었지만, 해양개발기술의 진보와 이용범위의 확대에 따라 그 개념 또한 확대되어 지금은 바다에 부존하는 유무형의 모든 자원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해양광물, 해양생물, 해양에너지, 해양공간 등 해양의 가치는 무궁무진할 뿐 아니라 현재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지라도 미래에는 중요한 자원으로 이용될 수 있는 미래가치가 존재하고 있다. 그렇기에 바다에는 수많은 이권이 물려있다. 다수의 국가가 ‘공동의 자산’으로 해양에 주목하면서 글로벌 해양이슈 해결을 위한 필요성 역시 증가하고 있다. 물론, 해양자원을 개발하면서 생기는 환경보호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인간이 진보와 발전을 위해 개발을 반복하면서 생기는 모든 오염 문제들을 바다는 지금까지 품어오기만 하였다. 이제 바다는 한계에 도달하지 않았을까. 이러한 문제를 한 개인이나 국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바다는 모든 인간이 사용하고, 계속해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바다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협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KIOST 국제협력부 권석재 부장.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환경 가치를 화폐로 전환하는 일
-해양환경경제학

그는 참 바쁜 사람이다. KIOST에서 가장 바쁜 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그가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들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이다. 권석재 부장의 사무실 벽면에는 그의 스케줄을 기록한 월페이퍼가 있는데 무엇이 글자이고 무엇이 배경인지 모를 만큼 스케줄을 적은 글로 꽉 차 있다. 아무래도 그가 세 가지 일을 동시에 해내는 인물이어서가 아닐까 싶다. 그의 전공 분야는 해양환경경제학. 자신의 전공을 ‘환경의 가치를 화폐로 전환 시키는 일’이라고 설명한 권석재 부장이다. 그가 한 일은 수없이 많지만, 국제협력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하자면 유엔 개발 계획(UNDP: 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지구 환경 자금 제도(GEF: Global Environment Facility)의 황해광역해양생태계 보전사업(YSLME: Yellow Sea Large Marine Ecosystem:) 사업 참여를 들 수 있겠다. 1단계 사업(2003년)이 시작되면서 지역전문가그룹(투자정책분과)의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황해의 환경개선을 위한 지역전략이행계획서(Regional Strategic Action Plan, RSAP)를 도출하는데 기여했다. 이후 RSAP를 기반으로 한 국가전략이행계획서(National Strategic Action Plan)를 연구책임자로서 수립하게 된다. 권석재 부장은 월경적 문제가 발생 되는 지역 해양환경을 개선하고 관리하는 과정에 대해 소중한 경험을 하였고, YSLME의 2기 사업이 끝난 후 국가 간 자발적 관리체계를 구축하는데 여전히 관심을 가지고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관리의 완결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결국 북한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전공과 관련하여 그는 주로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정책을 만들고 이행시키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일을 한다. 게다가 그가 자리한 자리에서 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국제협력 및 해양정책 분야의 전문가로서 현재 KIOST 국제협력부장으로 자원과 환경 문제를 국제협력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사진2: 2017 한국해사국제포럼에서 기조여설을 하는 권석재 부장

사진2: 2017 한국해사국제포럼에서 기조여설을 하는 권석재 부장

총성 없는 전쟁터에서
-KIOST 국제협력부

KIOST 국제협력부는 3개의 해외 공동연구센터(한·중 해양과학공동연구센터, 한·페루 해양과학기술공동연구센터, 한·인니 해양과학공동연구센터)와 태평양해양과학기지, 그리고 KIOST-NOAA Lab, KIOST-PML Lab의 총 6개 글로벌 연구거점이 소속된 부서로, 이들 각 기관에 연구진과 인력을 파견하여 원활한 사업 운영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MOU가 체결된 약 62개 주요국 및 국제기구와 협력을 수행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아무래도 ‘협력’하는 일은 ‘소통’이 중요하다. 바다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협력’을 하려면 ‘소통’이 필수적이다. 국제협력부는 이러한 ‘소통’을 기반으로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 간의 상충하는 부분을 조율해 나가고 있다. 또한 다양한 출연기관들이 진행하는 국제 연구 지원, 국제 행사 개최 등 협력 기관들과의 연계 강화뿐만 아니라 정부와 연구자의 연결 등 폭넓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권석재 부장은 해양 환경 보호를 전제하면서 여러 국가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은 총성 없는 전쟁터를 오가며 합의점을 찾는 일과도 같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자원 이용에 대한 것들이 대표적이다. 해양 자원은 관리하지 않으면 특정 어종의 생산이 줄어들고, 어획고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 특정 어종이 사라지면 당연히 생태계에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모두가 협력해야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누가' '얼마만큼'의 어획을 '어떻게' 양보하고 확보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다. 이러한 문제는 모든 해양자원에 적용되며, 지속적인 해양자원 확보에는 지속적인 해양환경의 보존 문제가 따라 올 수 밖에 없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문제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해양 자원을 효과적으로 그리고 지속해서 이용할 수 있을까? 이러한 문제 중심에는 해양과학기술 중 해양공간계획(Marine Spacial Plan)이라는 플랫폼이 있다. 플랫폼은 연안, 가까운 바다, 먼바다를 담을 수 있으며, 국가, 지역, 세계를 연결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모니터링데이터를 포함한 해양과학기술이 공유되고, 국가 간 협력체계가 잘 구축된 플랫폼이 존재한다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같은 이슈를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관망한다. 최근에는 동아시아 해양환경관리협력기구(PEMSEA:Partnerships in Environmental Management for the Seas of East Asia)의 집행위원회 기술분과 부의장에 선출되어 더욱 바빠졌다.

사진3: PEMSEA의 창시자인 Dr. Chua Thia-Eng와 총회에서 함께

사진3: PEMSEA의 창시자인 Dr. Chua Thia-Eng와 총회에서 함께

동아시아 해양환경관리협력기구
‘PEMSEA’와의 만남

권석재 부장이 미국에서 공부하던 시절, ‘PEMSEA’를 창시한 Dr. Chua Thia-Eng가 다니던 학교(Univ. of Rhode Island)로 방문했고, 프로그램의 전문가로 지원할 기회가 있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인연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학위를 마친 후 한국해양연구소(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전신)에서 일을 하면서도 그는 종종 ‘PEMSEA’ 회의에 참석하게 하여 ‘PEMSEA’에 익숙해져 갔다. 이후 ‘PEMSEA’의 기술분과위원회의 부의장 자리에 지원하게 되었으며, 만장일치로 선출된 것이 지난 7월의 일이었다. 기술분과 부의장의 임기는 2025년 7월 30일까지이며, 이후 분과별 의장 직위를 자동으로 승계해 3년간 동아시아 해역의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 ‘PEMSEA’는 지구 환경 자금 제도(GEF:Global Environment Facility), 유엔 개발 계획(UNDP: 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 및 국제해사기구(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의 지역프로그램 ‘동아시아 해 해양오염 예방 및 관리’ 사업으로 동아시아의 해양환경 전반을 관리하기 위한 협력 프로그램으로 시작되었다. 이들 프로젝트의 주요 초점은 매우 광범위한데, 기후 변화나 해수면 상승, 수질 저하 및 해양 자원 고갈 등의 다양한 환경 문제를 해안 및 해양 지역 이해 관계국들이 보호하고 관리하도록 한다. 주로 지속 가능한 지역 메커니즘을 개발하고 채택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동아시아의 해양 환경과 제도와 관련된 일이라면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동한다. 당연히 환경 및 해양 정책 분야에 대한 심도 깊은 지식과 전문성을 갖추는 것은 물론, 국제협력에 대한 역량도 매우 중요하다. 각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만큼 여러 국가가 법과 제도 또한 알 필요가 있다. 동아시아 해역의 해양 자원과 생태계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틀 마련의 필요성에 따라 발족 된 ‘PEMSEA’는 필리핀 마닐라에 사무국을 두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캄보디아 및 북한 등 총 11개국을 회원국으로 두고 있다. ‘PEMSEA’는 다른 기구와 다른 특별한 점이 있다. 각 나라 정부가 국가적 차원에서 참여하기도 하지만, 연구기관, 국가의 지자체들도 참여하고 있어 연안 정책 등을 적용하고 공유하는 네트워크 구성이 잘 되어 있는 기구이다.

사진4: PNLG* 네트워크 위치 지도

사진4: PNLG* 네트워크 위치 지도

*PNLG(PEMSEA Network of Local Goverments)는 동아시아해양환경협력기구(PEMSEA)의 지방 정부간 네트워크로서 해양환경보호 및 연안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2006년에 설립. 우리나라에는 안산, 창원 부산이 가입되어있다.
“국제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기후 온난화, 해양쓰레기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기술, 정책 등을 연구하고 소개하는 역할을 연구기관들이 하고 있다면, 지방도시들은 선진사례를 공유하여 정책화시키고 또한 성공사례를 공유시키죠. 한국, 일본, 중국 등의 각 회원국가와 국제기구들은 공여 금과 사업비를 지원하는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습니다. ‘PEMSEA’의 집행위원회에서는 정책을 만들고 검토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PEMSEA’는 지역 프로그램 중에서 통합연안역관리를 가장 성공적으로 정착시켰고, 자원의 지속적 이용을 위한 ‘블루 이코노미’에 대한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환경 문제는 최소화하면서 어떻게 생산성을 가지느냐 고민하고 있죠. 자원의 고갈, 환경 문제 등의 과제를 해결하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 권석재 부장 -

사진5: 2022 East Asia Summit Workshop(필리핀) 에서 PEMSEA Family와 권석재 부장

사진5: 2022 East Asia Summit Workshop(필리핀) 에서 PEMSEA Family와 권석재 부장

권석재 부장은 ‘PEMSEA’에서 전문가로 이뤄진 기술분과의 부의장을 맡았다. ‘PEMSEA’의 집행위원회에는 사무총장과 함께 3개 분과가 있는데 분과마다 의장, 부의장으로 2명씩 구성되어 총 7명이다. 사무총장은 운영을 총괄하고, 정부 간 분과는 정책의 가이드라인 및 프로그램을 제공. 예산 승인과 사업추진 경과를 검토한다. 기술분과는 주로 전문가로 이루어져 있는데 기술적, 과학적 보고서 및 사업을 검토하고 기술적 자문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권석재 부장은 “우리나라의 연안역 관리 법제화는 인근 국가들에 비해 선진화 되어 있으며 이를 이용한 적극적인 과학적 외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제 우리나라는 일본이나 미국보다도 연안역 관리 법제화가 빨랐다. 환경을 이용하는 과학기술 또한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그러나 국내에 이용하는 데에 그칠 뿐, 보다 거시적이고 적극적인 움직임은 아직 부족하다는 권석재 부장. 우리가 가진 앞선 기술력과 지식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국가와 교류하고 교육하는 등 잘 이용할 수 있다면 지역해에 있어 우리나라의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지위는 이후 외교에도 도움이 된다. 말하자면 과학적 외교다. 이를테면 현재 ‘PEMSEA’ 회원국 중에는 북한도 소속되어 있다. 북한 또한 지속 가능한 해양 자원과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 측과 상호 협력 또는 지원을 하고자 해도 핵 문제 등으로 인해 공식적으로 국가의 지원은 불가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부 기관이 아닌 연구소 등을 통한 교육적 지원은 가능하다. 정치 외교 채널보다 덜 민감한, 과학 역량 강화 채널을 통한 지원으로 적어도 환경 문제에서만큼은 어떤 긴장 상황에서도 협력이 될 수 있도록 구축해야 하고, 그걸 먼저 제안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그 역할을 ‘PEMSEA’가 할 수 있다는 게 권석재 부장의 주장이다.

사진6: 미국 유학시절 권석재 교수(왼쪽에서 네 번째 아래)와 학우들

사진6: 미국 유학시절 권석재 교수(왼쪽에서 네 번째 아래)와 학우들

우연은 필연으로

처음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그의 성격유형지표(MBTI) 결과는 무엇일까 궁금하였다. 그의 MBTI는 ENFP. 놀이처럼 하는 성격유형검사이지만 ENFP의 성격유형으로 기재되어 있는 설명을 읽어보면 딱 그답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ENFP 유형은 자유로운 사고의 소유자로 종종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며, 단순한 인생의 즐거움이나 그때그때 상황에서 주는 일시적인 만족이 아닌 타인과 사회적, 정서적으로 깊은 유대 관계를 맺음으로써 행복을 느낀다. 매력적이며 독립적인 성격으로 활발하면서도 인정이 많은 성격이다. “재기발랄한 활동가”로 불리는 성격유형 답게 권석재 부장의 웃는 얼굴이 떠오르는 설명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살아온 일련의 에피소드를 듣다 보면 이러한 성격이 묻어나 참으로 유쾌하고 사교적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학창 시절부터 친구들을 좋아해 매일 어울려 다녔고, 듣는 수강과목도 학우들의 권유에 의해 등록했던 그는 '친구 따라 강남 가던' 학생이었다. 성균관 대학에서의 학사와 석사 기간 동안 친구들과 놀기만 했다며 권석재 부장은 웃어보였다. 이러한 그가 바다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지도교수님의 소개로 당시 한국해양연구소였던 KIOST 위탁 용역에 참여하게 된 것이 KIOST와의 첫 만남이었다. 위촉연구원 생활이 시작되었고, 놀기만 했던 학창 시절을 잊을 만큼 열심히 일하게 되었다. 공부가 더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꼈을 당시 해양정책실장이었던 홍승용 박사(전 인하대 총장)와 자원경제실장이었던 정성철 박사(전 STEPI 원장)가 로드아일랜드 주립대학의 환경자원경제학과를 추천하여 유학길을 떠난 것이 1993년의 일이다. 유학 후 지도교수(Thomas A. Grigalunas)는 한국정부와 한미해양정책협력센터를 만들었고, 그 역시 유학 생활의 상당 부분은 협력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이 기간에 그는 해양 관련 일들을 수행하면서 학문적 축적을 이루었고 국내외 해양 관련 학자들과 교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처음엔 모든 일이 우연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우연도 반복하면 필연이 된다고 하였던가. 그렇게 그는 해양환경자원 분야의 권위자로 향하는 첫걸음을 떼었다.

경계를 허물고, 한계는 극복하고,
나의 길을 잇는
인생의 항해자들에게

이렇듯 권석재 부장은 누군가와 상호작용을 위해 다른 나라와의 ‘협력’하고 ‘조율’하는 일을 많이 하고 있다. 아마 마음속 ‘경계’가 없는 그의 천성이 도움이 된 건 아닐까 싶다. 그는 지나가는 스치는 인연도 붙잡아 두는 힘을 가졌다. 옷 수선을 맡겨도 주인장과 친구가 되고, 단골 중국집 주방장과도, 핸드폰 가게 점원하고도 허물없이 친해졌다. 그에게 친구는 나이와 세대를 극복하는 경계 없는 개념이다. 마음속 경계가 없으니 무언가 받아들이는 일이 남들에 비해서는 쉬웠다. 누군가에겐 독특한 그의 행보였지만 마음속 경계가 없는 그에겐 낯선 것도 하나의 호기심일 뿐이었다. 그런 그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에피소드가 있다. 미국에서 학교에 다니던 시절. 예고도 없이 철학, 미학에 빠져버린 것이다. 경제학에서 보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 생산을 목표로 하는 ‘효율성’이 최고의 가치인데, 이것에 윤리라는 게 얹히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고민에 빠진 것이다. 예를 들어 달걀을 생산하는 효율성은 닭을 좁은 공간에서 사육하는 것이 최소의 비용을 들여 생산하는 것인데, 동물에 대한 윤리라는 것이 얹어진다면 경제학적 효율성은 유지되는 것이 맞는 것인가에 고찰이었다. 그는 석 달 동안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미학과 철학 공부에 매진했다고 한다. 물론 학교도 나가지 않아 지도교수에게 혼이 나기도 했다. 그 당시에는 “경제는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미학이 바로 나의 길이다!”라고 생각했지만 푹 빠져서 석 달을 공부하고 나니 한계에 부딪혔다. “경제 공부가 내 길이 맞는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금 학교를 나가기 시작하면서 그의 학문적 일탈은 끝이 났다. 이렇듯 잠깐씩 내 인생의 바닷길을 개척하기 위해 탐험하는 마음으로 시간을 쏟기도 하지만, 그 모든 과정도 필요하다고 말하는 권석재 부장. 그가 자신과 비슷한 길을 가려는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말을 쏟았다.

사진7: 인터뷰하는 권석재 부장

사진7: 인터뷰하는 권석재 부장

“제가 우리 딸하고 아들에게 제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시간은 너무 빠르고 제가 살았던 시대와 지금은 또 너무 달라져 있으니 섣부르게 조언했다간 그 아이들을 막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연구원이란 조직 안에서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그 틀 안에 있는 사람, 그 틀 안에 있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비슷한 길을 가게 되지 않을까 해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는 기회를 잡을 준비를 하라는 겁니다. 누구에게나 살면서 기회가 온다고 합니다. 잘 준비해서 그 기회를 잡는 사람과 놓쳐버리는 사람만 있는 거죠. 운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잘 준비한 사람이 기회를 잡을 확률이 큰 건 틀리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목표설정을 하라는 겁니다. 목표가 있어야 해야 할 일이 명확해지니까 할 수 있는 일이 생기고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철학입니다. 철학이 없으면 싸구려 지식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깊이가 있고 무게 있는 방향으로 가려면 철학은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철학을 가지고 있고, 보편타당성이 있어야 하며, 상식적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기반으로 자신들의 전문성을 심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이 시대의 젊은 연구자들은 그런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즐겁게 일했으면 좋겠어요. 즐겁게 일하는 사람, 모르는 걸 알아가는 게 재밌는 사람이 크게 되더라고요.”

젊은 연구자에게 세 가지 조언한 권석재 부장. 자기 삶을 아직 돌아본 적이 없었다며 인터뷰를 통해 곰곰이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며 웃었다. 지나온 삶도 길었지만, 아직 가야 할 길도 많이 남아있다는 권석재 부장. 그의 삶의 여정은 어떤 기록으로 남을지 궁금해진다.

* 본 기사는 코로나 방역 수칙을 지켜 안전하게 촬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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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