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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Institute of Ocean Science & Technology

“깨끗한 바다를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합니다“

  • 조회 : 4319
  • 등록일 : 2015-10-02
“깨끗한 바다를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합니다“
김경련 환경기반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인터뷰

 

그림 1. 모듈형 퇴적물 정화 시스템을 개발한 KIOST의 김경련 박사


이전의 환경관리는 대용량 처리시설이 넓은 지역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처리시설을 집중함으로써 하수처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이 경우 대규모 하수관 설비가 반드시 필요하고 적은 예산으로는 제대로 된 처리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소규모 시설로도 대형 처리시설에 필적하는 수준의 효율을 내는 기술이 속속 등장하면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미 대형 건축물에는 간단한 형태의 하수처리시설이 적용되어 건물 내에서 발생한 하수를 정화한 후 화장실의 변기처럼 물의 청결도가 비교적 낮아도 되는 곳에 활용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소규모 예산으로도 건물이나 좁은 지역의 하수를 정화할 수 있는 시스템들이 개발되고 있다. ‘내가 만든 폐수는 내가 해결한다’는 개념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의 김경련 박사가 개발한 ‘수저오염퇴적물 정화처리 시스템’이 그 주인공으로 지난 8월 24일에는 단독으로 기술이전설명회를 열어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참여하기도 했다. 김 박사로부터 차세대 환경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수저오염퇴적물 정화처리 시스템에 대해 들어보았다. 

 

그림 2. 지난 8월 24일 서울 양재동의 L타워에서 개최된 김경련 박사의 단독 기술이전설명회


이번에 단독으로 기술이전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그만큼 기업들의 관심이 높다는 뜻일텐데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지난 4월 28일 우리 연구원이 부산에서 우수기술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그 때 저도 발표자 중 한 명으로 나섰는데, 상담을 요청하신 기업 관계자가 아홉 분이나 되었죠. 기업들의 비상한 관심을 접하면서 제가 연구한 내용이 실제 산업에서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연구원의 기술확산실에서 서울에서 다시 한 번 기술이전설명회를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이에 따라 단독으로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한 번의 설명회에서 여러 가지 성과를 제시하면 개별 성과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발표하신 기술에 대해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제가 발표한 기술은 바다 밑바닥의 오염된 퇴적물을 정화하는 한편으로 자원화하는 기술입니다. 이전과는 달리 작은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은 요인인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번 연구의 특징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고 싶습니다. 첫 번째 특징은 해양퇴적물 정화에 필요한 일련의 과정을 단일한 처리 흐름으로 통합했다는 것입니다. 해양퇴적물을 정화하려면 입자분리(Particle separation)나 세척(Washing/Extraction)과 같은 처리과정이 여러 차례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정화기술은 각 처리공정을 위해 초기조건을 맞추어주어야 합니다. 예컨대, 해양퇴적물만 물리적으로 운반하기는 곤란하기 때문에 물과 섞어서 흐를 수 있게 한 다음에 처리하는 것이지요. 이 경우 공정의 숫자가 증가할수록 폐수의 발생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처리시설의 덩치도 커지지요. 그에 비해 제 기술은 일정한 양의 물에 고체와 액체 비율이 1대 3으로 유지되도록 퇴적물을 계속 넣으면서 각 단계의 처리를 거칩니다.

 

그림 2. 모듈형 퇴적물 정화 시스템의 개요. 전처리 공급공정, 입자분리공정, 세척처리공정, 세척폐수 처리공정을 
각각 모듈화하여 좁은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두 번째 특징은 효율성입니다. 지금까지는 유기물, 중금속, 지속성유기오염물질(POPs)을 각각 별도로 처리해야 했습니다. 자연히 공정이 늘어났지요. 만약 이들을 어느 정도라도 동시에 정화할 수 있다면 처리시설의 부피도 줄이고 효율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렇게 처리하고 얻은 생산물은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세 번째 특징은 적용성입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폭 16m 길이 40m 높이 3m의 공간에 처리에 필요한 모든 장치(수처리 포함)를 설치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각 장치들은 독립적으로 고유한 기능을 지니면서 분리할 수 있어 모듈화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운송이나 설치가 수월하므로 여러 모로 비용을 아끼고 편의성을 높일 수 있었지요. 해양, 하천, 댐 등지의 퇴적물뿐 아니라 토양오염에도 이 기술을 응용할 수 있어 관련분야에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사한 연구로는 국내 첫 성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난관이 많았을텐데요,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요? 


아무래도 선행연구가 별로 없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외국의 사례가 있기야 하지만 제반 여건이 다르다 보니 기술적인 세부 구성도 다를 수밖에 없거든요. 환경기술은 사회적인 수용성이나 환경에 대한 의식수준, 산업구조 같은 것들에 영향을 많이 받으니까요.
이 때문에 직접적인 자료를 얻기 곤란해서 결국 직접 정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관련 환경기술들을 조사하여 분석하고, 해외 우수기술의 장점을 연구해서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도록 변용했습니다. 기존과는 전혀 다른 정화기술을 만들어야 했기에 개발 완료하기까지는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었지요. 

 

그림 4. 퇴적물 정화처리 시스템을 설명중인 김경련 박사


환경기술에는 다양한 분야가 융합되다보니 연관기술들도 많을텐데요, 이번 연구 외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연구는 무엇이었나요? 


사실 우리나라가 해양퇴적물을 과학적으로 정화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현재처럼 체계적인 시스템이 처음 적용된 때가 2008년 부산 남항 해양오염퇴적물 정화사업부터였으니까요. 저 역시 이 사업에 기여한 바가 있습니다.
당시 정화사업을 시작하기 전, 해양수산부에서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과연 우리나라의 기술로 해양퇴적물을 제대로 정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 연구팀에서는 우리나라의 상용 정화기술을 검증하는 일을 했습니다. 저희가 내린 결론은 수정이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있지만 현재 국내 기술이 해양퇴적물 정화사업에 적용하기에는 충분하다는 것이었죠. 이 연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양오염퇴적물 정화사업이 시작되었으니 저로서는 정말 큰 보람이었습니다.

 

사실 국내에서는 환경산업에 대한 인식이 아직 낮은 것 같습니다. 이번 기술도 매우 고도화된 기술인데, 실제 산업적인 적용 수준은 연구에 들인 노력에 미치지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도 있습니다. 환경분야의 발전가능성과 관련하여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어떤가요? 


사실 국내 연구 인프라는 부족하지 않은 편입니다. 필요한 분야가 있고, 수요처가 있으면 충분히 연구개발이 가능한 수준이지요. 다만 문제는 환경기술을 본격적으로 연구하려면 긴 시간과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장기, 대형 과제의 연구비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거나 실패 가능성이 높지만 활용가치가 큰 기술을 개발하기가 어려운 편입니다.
산업분야의 환경도 아직 무르익지는 않은 것 같아요. 아직까지 경제계에서 환경산업에 보이는 관심은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자연히 투자 우선순위에서도 밀리는 것 같고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기술개발은 활발하지만 많은 경우 실적 확보를 위한 기술이라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되는 비율은 낮은 편입니다.

 

환경처리기술은 단일 기술이 아닌 일련의 기술들이 결합한 시스템입니다. 본 기술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관련기술 현황이나 정책적인 환경은 어떠한가요? 


국내에서 이미 개발된 기술 중 비슷한 것으로는 오염토양 정화기술이 있습니다. 이 기술은 선진국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고도화되어 있지요. 제가 이번에 개발한 기술과 연관성이 높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책적으로는 환경부와 해양수산부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오염토양?지하수 정화기술 국산화를 위하여 2008년부터 10년간 1,44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며, 해양수산부는 해양퇴적물 정화사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2015년 10월부터 관련 법을 개정할 예정입니다.

 

연구자로서 기술이전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환경산업은 시장이 영세한 편입니다. 정화시장을 차지하는 기업 대부분이 중소기업이지요. 이들에게는 작은 액수라도 기술료나 로열티가 매우 큰 부담입니다. 따라서 환경분야 기술이전을 활성화하려면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덜어 주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기술설명회에서 기술이전을 제안하더라도 ‘기술료 중 일시납 금액’에 대한 부담을 느껴서 이전받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기술이전이 상생을 위한 제도인만큼 다른 제도들이 상생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과 포부에 대해 부탁드립니다. 


2016년 8월 15일까지는 지금까지 개발된 기술을 개선할 계획입니다. 그러려면 실증 작업을 통해 여러 번 시험해보고 최적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겠지요. 궁극적으로는 상용 규모의 설계를 마쳐서 실제로 활용가능한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외에도 지금까지 연구해 온 해양환경 개선을 위한 기술을 계속 연구해 나갈 계획입니다. 해양퇴적물의 오염물질은 연안 환경을 악화시키는 핵심 요인입니다. 이들을 제대로 정화해야 후손에게 깨끗한 바다를 물려줄 수 있겠지요. 제가 연구한 내용이 여기에 일조할 수 있다면 그만큼 보람찬 일도 없을 것입니다.

 

201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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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