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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Institute of Ocean Science & Technology

‘몬딱모영~’의 끈끈한 유대감으로 혁신성과를 이끄는 리더

  • 조회 : 4487
  • 등록일 : 2020-02-03
‘몬딱모영~’의 끈끈한 유대감으로
혁신성과를 이끄는 리더
- KIOST 제주연구소 박광순 소장 -
KIOST 제주연구소 박광순 소장

해양환경 현황과 미래상황 예측이 가능한 ‘해양예보시스템(KOOS)’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 한·중해양과학공동연구센터 소장을 거쳐 2018년부터 제주연구소 소장으로 재임하며 KIOST 최초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증하는 ‘2019년 안전관리 우수연구실’에 선정되는 혁혁한 성과를 이끌어낸 제주연구소 박광순 소장을 만나본다.

처음 본 바다, 첫눈에 반하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경기도 이천 장호원에서 출생한 그는 어린 시절 단 한 번도 바다를 본 적이 없었다. 고등학교 진학 후 부산으로 수학여행을 와서 난생 처음 바다를 구경한 그는 탁 트인 전경과 빛깔, 푸른 내음의 바다에 한눈에 매료됐다. 이후 그는 바다에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을 알아보고 원양어선 선장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부산수산대학(現 부경대학교)에 오게 되었으나, 졸업 후 전방에서 군 복무기간 중 연구자로 진로를 결심하고 군 복무 후 대학원에 진학하여 수산물리와 물리해양학, 해양공학을 전공, 본격적으로 해양공학도의 길로 들어섰다. 당시 해양공학도들의 바람은 국내 최고의 해양관련 연구기관인 해양개발연구소(現 KIOST의 전신)에 입소하는 것이었다는데 그에게 꿈은 멀지 않았던 듯, 각고의 노력 끝에 1986년 4월 소망하던 KIOST에 입소할 수 있었다.

사진 1. KIOST 제주연구소 박광순 소장

사진 1. KIOST 제주연구소 박광순 소장

“KIOST 입소 후 ‘써먹는 해양학’ 즉,운용해양학(Operational Oceanography)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모든 연구는 실제로 활용을 해야 가치가 있는 것이고, 해양도 마찬가지로 어떤 현안이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양과학기술을 이용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연안 구조물의 설계 기준 마련, 해양 현상들을 사전에 예보하는 시스템 개발 등 연안재해 방지를 위한 대응기술 연구에 매진하였습니다.”
연안재해 방지를 위한 대응기술 연구에 주력
국내 처음으로 체계적인 해양예보시스템(KOOS) 개발·구축, 실용화

그가 KIOST에서 이룬 대표적인 업적은 바로 국내 최초로 기상외력에서부터 응용예보에까지 연계되는 체계적인 해양예보시스템(KOOS, Korea Operational Oceanographic System)을 개발·구축한 일이다. 당시에는 요소별 기술은 상당부분 진전되어 있었으나, 해양에서 현안문제 발생 시 즉시 예보정보를 생산·제공하여 활용할 수 있는 체계적인 해양예보시스템이 국내에 없었기 때문에 대형 유류유출사고, 해난사고 등 바다에서 큰 사고가 발생하면 아무도 해답을 주지 못하는 때였다. 예를 들면 체계적이고 정확도 높은 해양예보시스템이 있었다면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유출 사고(2007. 12)와 같은 대형사고 발생 시 유출된 유류의 이동확산을 신속·정확하게 예측함으로써 신속한 대응조치를 통해 그 피해와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충남 태안 인근 해역을 초토화시킨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유출 사고의 경우, 시간의 경과에 따라 유출된 기름이 어떤 경로로 이동할 것인지, 어디까지 확산될 것인지 등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다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겠죠. 그래서 고해상도의 수치예보기술을 이용해 해상풍, 3차원 해양순환(해류, 조류, 수온, 염분 등 포함), 파랑, 폭풍해일 등을 예측해 유류 오염, 수색 구조, 적조 등 우리 연안과 해양에서 긴급한 현안문제 발생 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운용해양예보시스템(Operational Oceanographic System) 구축의 필요성을 정부에 건의하고 관련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 KIOST 제주연구소 박광순 소장 -

동 연구는 2009년 해양수산부 국가연구개발과제로 선정돼 2018년까지 9년간 진행된 사업이었지만, 그는 1989년부터 이미 선행연구를 시작해 왔으니, 이를 포함하면 근 30여 년을 관련 연구에 몰두한 셈이다. 사업 수행 초기인 2010년부터 2년간은 한·중해양과학공동연구센터(이하 한·중센터)의 소장으로 재임하며 ‘한·중센터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 해양과학기술 협력 분야를 현실에 맞게 재설정하고 전략적 방향 제시를 통해 중국과 공동 연구과제를 추진했는데, ‘황해 및 동중국해 운용해양예보시스템(YOOS)’ 역시 동 연구사업의 경험과 노하우를 십분 활용한 성과였다.

세월호 사건 당시 해양예측정보 제공으로
수색구조 작업과 유류 방제작업 지원

해양예보시스템 연구가 수월하게 진행될 즈음, 또 다른 비극이 터졌다. 바로 2014년에 발생한 세월호 사고이다. 그는 사고 다음날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사고 조사를 위해 기자들과 함께 배를 타고 침몰 현장에 도착하자 선수 일부만 수면 위로 모습을 보였다. 그 배 안에 아직도 살아있을 지도 모를 학생들을 생각하니 한동안 모질게 끊었던 담배를 몇 달간 다시 피웠을 정도로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다는 박광순 소장. 그는 사고 발생 직후인 4월 17일부터 약 200일 동안 사고해역에서의 72시간 해양예측정보와 수색구조를 위한 표류예측 등의 정보를 생산하여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해양수산부, 해군, 해경 등 7개 부처 및 기관에 공식적으로 제공하여, 희생자의 수색구조 작업과 유류 방제작업을 지원했다. 또한 세월호 인양작업 시 인양작업을 위한 해상상태의 예보정보를 생산·지원하였다. 그가 제공한 정보는 사고수습과 인양작업에 크게 기여했으며, 해양예보시스템에 관한 연구는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의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그는 관련 기술을 국가 현업기관인 국립해양조사원(무상 기술이전)과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기업체(유상 기술이전)에 이전함으로써 대국민 서비스를 위한 활용 및 산업체에서 적극 활용토록 지원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축적된 선진 해양과학기술 개발 성과와 경험을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을 통해 개도국에 전파하는데도 앞장섰다. ODA사업을 통해 콜롬비아와 베트남에서의 해양예보 연구능력 확충사업을 개발하여 현재 해양과학기술원에서 수행 중에 있으며, 인도네시아에는 자카르타만의 주요한 현안 문제인 연안 범람 시 피해 저감 및 방지를 위한 연안재해 수치모델을 구축·제공한 것이다.

이는 수원국(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공여국(원조를 주는 나라)으로 전환한 대한민국이 해양과학기술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축적된 선진 해양과학기술 개발 성과와 경험을 개도국에 전파하는 주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이는 그가 늘 입버릇처럼 이야기해 온 ‘써먹는 해양학’으로 귀중하게 활용된 소중한 업적이 아닐 수 없다.

제주연구소 소장으로 부임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을 통한 R&R 정립

이렇듯 연안재해 대응기술 분야의 중·대형 연구과제 책임자와 참여연구원으로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해양에서의 긴급한 국가적 재난·현안문제 해결에 헌신해 온 그는 그간의 연구경험과 노하우를 2015년 6월에 개소한 제주연구소가 한 단계 도약하는데 쏟겠다는 일념으로 2018년 제주연구소 소장으로 부임했다. 정년을 몇 년 앞두고 마주한 또 다른 도전이었다. 부임 후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은 제주연구소의 연구역량 강화와 발전을 위한 체계적인 ‘제주연구소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이었다.

  • 사진 2. 제주연구소 전경

    사진 2. 제주연구소 전경

  •    사진 3. 제주연구소장 취임식

    사진 3. 제주연구소장 취임식

“개소 5년차에 접어 든 제주연구소는 설립 초기와 대내외적 여건이 많이 바뀌었는데, 그동안 기반을 다지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할 단계에 이르렀죠. 따라서 제주연구소가 기관의 발전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더 나아가 국가 및 사회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연구 역량을 축적하고 향후 5~10년 동안 어떤 목표와 추진전략을 가지고 갈 것인가에 관한 R&R(Role and Responsibilities, 역할과 임무)을 정립한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 KIOST 제주연구소 박광순 소장 -

제주연구소 내 3개 연구실, 과기부 인증
‘2019년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선정 쾌거

제주연구소는 중장기 발전계획을 토대로 해양바이오 원천기술 및 실용화 기술 개발을 통한 산업화와 파이프라인 확대, 기후변화 대응연구 및 제주 현안문제 해결을 통한 지역사회 발전 견인, 제주지역 해양과학기술 연구 및 교육의 핵심기관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구성원 전체가 합심하고 있다. 연구자일 때는 한 가지 연구에만 집중하면 됐는데, 크든 작든 조직의 장이 됐을 때는 어떻게 하면 기관의 임무와 기능을 성공적으로 잘 추진해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그 전반적인 측면을 중점적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그는 이곳에서 매달 한 번씩 전 직 원이 함께하는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 방언으로 ‘몬딱모영’이라는 구수한 어감의 이 모임은 명사 초청 특강과 더불어 간식을 먹으며 기관과 지역의 현안에 대해 자유롭게 정보를 교류하고 소통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된다. 그는 이런 시간을 통해 제주연구소가 가족 같은 유대감을 갖고 개인적인 역량을 한데 모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런 끈끈한 단결심과 발전 노력 덕분인지 제주연구소는 지난해 연구소 내 3개 연구실(동물 세포 배양실, 유용 효소 개발 실험실, 해양천연물 분석실1)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증하는 ‘2019년 안전관리 우수연구실’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게 됐다.

1)동물 세포 배양실 : 동물 세포를 배양을 통해 세포의 분자생물학적 특성을 연구, 유용 효소 개발 실험실 : 해양생물로부터 산업적으로 응용이 가능한 효소를 발굴하고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연구를 수행, 해양천연물 분석실 : 해양생물 유래의 기능성 물질을 분리·정제하여 구조를 규명하고 효능을 분석 연구

  • 사진 4. 동물 세포 배양실

    사진 4. 동물 세포 배양실

  • 사진 5. 유용 효소 개발 실험실

    사진 5. 유용 효소 개발 실험실

  • 사진 6. 해양천연물 분석실

    사진 6. 해양천연물 분석실

  • 사진 7. 몬딱모영 직원간담회

    사진 7. 몬딱모영 직원간담회

‘안전관리 우수연구실’은 연구실의 안전관리 수준 및 활동, 안전의식 등을 전문가 및 인증심사위원회가 종합 평가해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일반적으로 실험실에는 각종 시약과 위험물질이 많아 항상 화재나 폭발 등의 사고 위험이 높다. 제주지역 해양생물을 활용해 해양바이오 산업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제주연구소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정부에서는 관련 법·규정 및 제도를 통해 실험실의 안전관리에 집중하고 있지만, 아무리 좋은 규정이 있어도 지키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법. 박광순 소장은 부임 초부터 실험실을 둘러보며 연구원들에게 실험실을 자신의 집처럼 여기고, 자칫 소홀할 수 있는 부분들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안전관리 실천을 위한 첫 단추는 실험 후, 관련 도구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일지와 문서를 꼼꼼히 작성 및 체크하는 일부터 시작됐다. 실험실 안전을 위해 비치해야 될 여러 가지 비품들도 빠짐없이 구비했으며, 연구진들이 관련 규정을 완벽하게 숙지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의뢰해 안전관리 컨설팅을 받은 것을 물론, 자체적으로 주기적인 안전관리 검사 및 실제 규정 이행 여부를 철저하고 엄격하게 관리했다. 누구 한 사람의 노력만이 아닌,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야 하는 어렵고도 힘든 과정이었다.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인증은 KIOST 내에서도 처음이자, 대학과 연구기관이 많은 제주 지역에서도 최초로 획득한 성과입니다. 특히 연구소 내 3개 연구실이 동시 인증된 것은 KIOST의 연구실 안전관리 수준과 활동이 전체적으로 우수함을 인정받은 것으로 기관의 위상을 대외적으로 드높인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는 지난 1년간 제주연구소 연구자, 지원부서 등 모두가 함께 최선을 다해 이루어낸 것으로, ‘우리가 하면 된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실천사례입니다. 그래서 연말 워크숍에서 전 직원들에게 ‘제주연구소 가족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기쁜 마음을 전했습니다.”

- KIOST 제주연구소 박광순 소장 -

  • 사진 8. 발전자문위원회 활동 모습

    사진 8. 발전자문위원회 활동 모습

  • 사진 9. 제주연구소 전직원 워크숍

    사진 9. 제주연구소 전직원 워크숍

제주지역에서의 해양연구 중추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

그가 이끄는 제주연구소는 현재 제주지역 현안문제 해결에 다방면으로 기여하고 있는데, 신양항을 덮친 중국산 가시파래 유입 문제 해결을 위해 1년간 현장에서 샘플 채취 및 수온 측정, 위성사진 촬영 등 주기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양자강 담수유출로 인한 제주양식장 피해 최소화 및 요트 테마항인 김녕항을 위한 해양예보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홍해삼과 미세조류를 이용한 건강식품 개발, 항노화 물질 생산 및 활용에 관한 연구 등 해양과학기술을 산업체에 기술 이전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성적 성과 도출에 노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키오드림 홀(KIO-DREAM Hall)을 개관, 제주연구소의 성과를 홍보하고 제주도는 물론 전국의 중, 고등학생에게 해양과학자의 꿈을 키워주기 위한 다양한 지원 활동도 수행하고 있다. 제주연구소가 수행하는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훌륭한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이끌고 지원할 생각이라는 그는 마지막으로 올해의 포부를 전했다.

  • 사진 10. 키오드림 홀 현판 제막식

    사진 10. 키오드림 홀 현판 제막식

  • 사진 11. 제주연구소 내 개관한             키오드림 홀 입구

    사진 11. KIOST 제주연구소 박광순 소장

사진 12. KIOST 제주연구소 박광순 소장

사진 12. KIOST 제주연구소 박광순 소장

“해양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이나 지역이 가진 현안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제주연구소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제주도 해양수산 관련 지자체, 대학, 연구기관 등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발전 자문위원회 구성 및 운영 등 산·학·연·관 협력을 강화하여 지역사회 현안에 대응하고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죠. 이를 통해 제주연구소가 제주지역에서의 해양연구 중추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임기동안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한국연안방재학회 차기 회장으로 선출
연구자로서 새로운 도전 준비

KIOST에서의 수많은 업적을 뒤로하고 올해 은퇴를 앞둔 그이지만, 이미 한국연안방재학회 차기 회장으로 선출되어 2021년부터 2년간 우리나라 연안의 해양 재해를 막을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지속하게 될 예정이다. 제주연구소에서의 제 2의 도전을 넘어 또 다른 위치에서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제 3의 인생 서막을 열며 해양공학자 본연의 모습으로 당당한 도전을 펼쳐갈 그의 미래 행보 역시 ‘언제나 맑음’으로 예보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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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20-03-07